여삼추의 수류화개

이종례_황영심_최양미展   2006_0816 ▶︎ 2006_0822

이종례_수류화개L13_디지털 프린트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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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0816_수요일_06:00pm

전시기획_안옥철

이형아트센터 서울 종로구 관훈동 21번지 인사아트 프라자 4층 Tel. 02_736_4806

사진전 '수류화개' 코멘트 ● 물이 흐르고 꽃이 핀다는 의미를 지닌 '수류화개(水流化開)'는 다선으로 불리는 초의선사가 즐겨 썼다. 이종례, 황영심, 최양미 세 사람이 '수류화개'라는 한 가지 주제로 사진 찍기를 시도했다. 작가들의 사진에는 물이 흐르고, 꽃이 피고 진 채로 물에 떠다니고 아무것도 없는 텅 빈 바다가 등장한다.

이종례_수류화개L18_디지털 프린트_2006
이종례_수류화개L20_디지털 프린트_2006

이종례의 사진은 바다가 잔잔하게 혹은 고요하게 등장하는 것이 전부이다. 때론 갯펄이 등장하지만, 그것은 사진의 주제가 되기보다는 바다를 구성하고 있는 소품에 불과하다. 사진에서 중요한 모티브는 물,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이 고요한 바다의 물살을 유심히 바라보면 사진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유유히 흐른다. 그래서 바다 한 켠 에서 서로 다른 물살을 만들어 내고, 갯펄에 물길을 내고 있는 것이다. 사진에 욕심을 부려 뭔가를 꾸미려한다면 발견할 수 없는 거시적 풍경이기도 하다. 바라봄의 관점이 사진적 표현요소에서 벗어나 삶의 태도를 반영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작가의 사진은 여유로운 관조이되 섬세한 관찰의 산물이기도 하다.

황영심_수류화개H10_디지털 프린트_2006
황영심_수류화개H12_디지털 프린트_2006
황영심_수류화개H18_디지털프린트_2006

반면, 황영심의 사진은 극도로 절제한 어두운 톤으로 인해 자연의 아름다움이나 기타 다른 요소에 시선을 빼앗기지 않는다. 오직 고요한 가운데 물과 시간의 흐름만이 보인다. 작은 물이 바위에 부딪치고 안개처럼 피어오른다. 그런 가운데 가냘프기까지 한 풀잎과 가녀린 나뭇가지가 이리저리 흔들리면서도 의연하게 물살을 견디고 있다. 동양화의 비어 있으되 차있는 공간의 묘사가 이 사진에 있다. 그 비어있는 공간은 빈 공간이 아니라 물이 격렬하게 흐르는 꽉 찬 공간이기도 하다. 자신의 이야기에 힘을 싣고 있는 집중력이 작가가 가진 힘이요 덕목이다.

최양미_수류화개C01_디지털 프린트_2006
최양미_수류화개C06_디지털 프린트_2006
최양미_수류화개C10_디지털 프린트_2006

이제 최양미의 사진을 보자. 꽃이 화려하게 피었으되 조금 붉고 약간 노랗다. 아주 어두운 배경으로 인해 그저 물의 표면이라는 것만 인식할 수 있을 뿐, 우리는 작가의 사진에서 꽃잎의 미묘한 화려함 외에 그 어떤 정보도 읽을 수 없다. 꽃이 나무에 달려있지 아니하고 물에 떨어져서 흘러가고 있음에도, 작가는 오히려 색과 빛을 절제하고 배경을 억제함으로써 낙화했으되 다시 개화한 꽃을 창조해낸 것이다. ● 대상은 결코 객관적일 수 없다. 사진가가 대상을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느냐에 따라 그 바라봄의 관점은 다른 양상으로 표출된다. 바로 이 사진들이 그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 어찌 보면 이 주제는 우리 삶을 성찰하며 많은 것을 버려야 비로소 얻을 수 있는 선문답의 경지에 이른 것일 수 도 있다. 그래서 매우 난해한 주제이기도 한데, 세 작가는 마치 악기를 합주하듯, 누구하나 튀지 않고 주제에 충실하며 함께 보조를 맞추고 있다. 오랜 시간 함께 호흡을 맞추며 정진하지 않고서는 도달할 수 없는 경지라 아니할 수 없다. ■ 고형모

Vol.20060816a | 여삼추의 수류화개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