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연감

채승우 사진展   2006_0816 ▶︎ 2006_0822

채승우_2006.10 명동, 로레알. 부산국제영화제를 맞아 붉은 카페트 위에서 하는 화장품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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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0816_수요일_06:00pm

갤러리 룩스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5번지 인덕빌딩 3층 Tel. 02_720_8488 www.gallerylux.net

'경제 연감'은, 우리 사회 여기저기에서 반복적으로 열리고 있는 경제 홍보행사 혹은 PR 이벤트를 기록했다. 홍보행사 안에서 상품과 간판, 그리고 여성 모델들은 공식을 가진 듯이 조합을 이룬다. 카메라에 담기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은 시각적으로 준비되어 있다. 한 걸음 뒤로 물러서, 준비된 공간보다 조금 더 넓은 부분을 사진에 담았다. 행사의 전면이다. 실제 세상과 함께 놓인 광고 공간은 어색하고 낯설다. 낯선 사진들이 이야기를 한다. 이 사진의 장면들은 홍보행사의 연출 set up 이다. 모델들은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한다. 하지만, 이 사진은 스트레이트 straight 사진에 가깝다. 이 사진들은 연출하기와 카메라를 바라보기에 대한 기록이다. 우리, 자본주의 소비사회가 작동하는 모습에 대한 기록이다. 그런 의미에서 '경제 연감'은 우리 경제의 충실한 연감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 채승우

채승우_2006.05 삼성동 코엑스, 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디지털영상전. 시그마 렌즈 시험 촬영하기
채승우_2003.10 역삼동, 테마레스토랑 카후나빌 강남점 오픈 이벤트
채승우_2005.06 명동, GS왓슨스. 포츈쿠키 속의 다이아몬드를 찾아라

... 채승우의 사진은 우리가 앞서 이야기할 수 없었던 도달할 수 없는 이상의 비현실성을 가장 현실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으며, 그의 소비사회에 대한 '탈맥락화하기' 유머는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소비사회의 가장 진실된 모습을 풍자한다. 그의 사진은 '지금과 같은 소비문화'를 다만 낯설게 봄으로써 그것을 조롱하고 있다. 사진의 공간은 분명 현실의 궤적을 담고 있으면서도 사각의 프레임 안에서 새로운 제4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사진의 프레임으로 들어가면서 사물은 현실에서 탈맥락화되고 사진 내부에서 자신의 맥락을 재구성 해야 한다. 채승우는 꽉 채워진 사진의 공간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진 상품판촉의 작은 공간을 다시 현실의 공간에 둘러싸인 공간으로 이어 붙여 보여준다. 채승우의 사진에서 상품판촉을 위해 구성된 '간이 공간'은 그것이 실제로 위치한 현실의 맥락과 함께 놓이면서 어떠한 공간도 구성하지 못하고 탈구하는 모양새를 드러내고 만다... ■ 노승미

채승우_2005.11 동대문, 유니레버 도브 리얼뷰티 캠페인, 전형적인 미의 기준은 벗어던져라
채승우_2005.06 광화문, 남양알로에 메타블럭. 길거리 권투로 체지방 격파
채승우_2006.01 용평스키장, 에스케이텔레콤. 게임이벤트

... 하지만 보도사진의 진실이나 허위 날조를 만들어내는 것은 크게는 언론기관, 작게는 사진이라는 것이 가진 프레임의 힘이라는 것만 말해두기로 하자. 데리다가 말 한 파레르곤이란 보이지는 않지만 보이는 것들의 의미를 통제하는 작용을 하는 경계로서의 액자이다. 우리는 액자를 보려고 그림을 보지 않는다. 그러나 액자는 그 안의 것만 의미 있는 것이니 들여다 보고, 그 바깥의 것은 들여다 볼 필요가 없다는 선언을 해주기 때문에 우리는 액자의 명령을 따르게 된다. 언론사는 아주 강한 액자이다. 언론을 바꿔 보려는 의로운 기자들의 뒷담화가 허공으로 사라지는 이유는 그 액자가 하도 강해서이다. ● 채승우가 주목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액자 바깥의 세계이다. 그 액자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 그 바깥의 세계를 넘본다는 것은 상당한 모험이다. 액자를 넘어서는 게 어려운 게 아니라, 액자가 강제해온 규정성의 바깥을 보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그것은 액자 너머의 인식을 꿈 꾸는 상상력의 문제이기도 하다. 채승우는 보도사진가의 상상력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 보도사진가는 과연 신문 지면의 상상력을 넘어설 수 있는가. 채승우에게는 썰렁하다는 화두가 그 문제를 판가름해주는 것 같다. 썰렁하다는 말은 너무 단순하고, 그의 사진의 화두를 좀 풀어서 비평적으로 말하자면 일반적으로 신문사진에 들어가는 시각적 규칙들―인물배치, 구도, 프레이밍, 셔터 찬스, 인물과 배경의 관계, 표정들―을 살짝 비틀어서 평소에 우리가 접하는 의미의 층위를 달리 설정한 사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모델들은 어색하고, 주변 사람들은 머쓱하고, 사진은 어설퍼 보인다. 「경제연감」이란 제목은 그간 신문의 경제면을 장식해온 허위와 날조의 사진들의 규칙들에 대한 패러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매개된 진실을 향하는 나선운동 같은 것이다. ■ 이영준

Vol.20060817c | 채승우 사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