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야생동물들- 수원가(歌)

기획_야생동물들   2006_0818 ▶︎ 2006_0907

정국택_그린하우스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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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_2006_0818_금요일_03:00pm 김준혁(화성사업소 학예연구사)

후원_경기문화재단

장안공원 경기도 수원 장안구 영화동

대안공간 눈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북수동 232-3번지 Tel. 031_244_4519 www.galleryartnet.com

현대의 인공 환경에 개입하는 야생동물들 ● 미술그룹 「야생동물들」이 기획하는 4번째 정기전이 이번에 화이트 큐브(대안공간 눈)와 오픈 에어(장안 공원)로 대별되는 수원의 두 공간에서 수원가(歌)라는 부제와 함께 열린다.

전신덕_나른한 오후_2006
주송열_노숙-하이에나_2006
문병두_대화_2006
차기율_순환(循環)_2006
이동호_어색하지 않은 더위_2006

'야생동물들'과 주변- 인간, 자연 ● 그룹명이 표방하는 '야생동물'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면 '산이나 들에서 저절로 나서 자라는 동물'로 표기되어 있다. 이른바 '길들지 않은 자생성의 동물'인 셈이다. '길들지 않은' 야생동물은 우리로 하여금 '인간에 의해 길든' 가축 혹은 애완동물과 같은 부류의 여타 동물들을 자연스레 대립항으로 상정하게 한다. '야생성, 자생성'에 대립하는 그 무엇의 대립항을 곰곰이 살피면 그것은 결국 '개량성'에 다름 아니다. 사냥과 포획의 번잡함과 수고스러운 노동으로부터 탈피하고자 야생동물을 구속하고 길들여 가축화시키는, 역사 이래 일련의 노력들은 이제 염색체 변이와 품종개량이라는 이름으로 식용이나 유희와 같은 인간 편의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야생동물에 대한 '탈 야생성, 탈 자생성'을 부추겨 왔다. 젓소, 돼지, 닭과 같은 품종 개량된 식용의 가축이나 치와와, 햄스터 같은 개량되거나 길들여진 애완동물들은 일예에 불과하다. '개량'은 인간의 편의와 목적을 위해 잉태시킨 '화려한 문명'을 지속시켜오게 한 인간 주체의 발전적 원동력이었지만, 한편 그것은 인간 주체 스스로를 옥죄어 온 굴레가 되기도 했다. 인간주체의 '개량의 욕망'이 야기한 생태계 파괴는 이상기후와 질병 그리고 자원 고갈의 위협에 직면하게 했다. 인간을 위한 개량이 비인간화를 촉발시킨 위협의 벼랑에 서게 만든 것이다. 미술그룹 「야생동물들」은 인간주체의 지배와 개량의 욕망이 야기한 생태계 파괴와 '생물 다양성' 침해 그리고 그로 인해 멸종위기에 몰린 야생동물들의 입장을 미술언어로 대변하고자 한다. 그것은 종국에 인간주체가 노정시킨 오늘날의 '개량으로 인한 대립과 위계, 비인간화된 인간 현실계'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자 야생동물이 함유하는 '자생성의 내재적 자연 질서'와 같은 자연본성에 대한 처절한 각성이 된다. 그것이 비주얼 이미지로 상징되는 미술언어로 모색된다는 점에서 미술그룹 「야생동물들」의 반성과 각성이 어우러진 발언은 인간, 자연, 미술의 관계 지형을 탐색하는 하나의 은유이다. 그것은 대중들로부터 유리된 현대미술을 소박한 '미적 경험'을 추구하려는 그들의 품 안으로 되돌리려는 자성일 수 있으며 헤게모니와 권력다툼으로 비화된 미술현장을 풍자하고 질타하는 조용한 비판일 수도 있다. '거스름 없는 자연, 거스름 없는 미술, 거스름 없는 인간'처럼 시원(始原)의 자연본성을 되돌아보고자 하는 이들 야생동물들의 미술언어는 스펙터클 혹은 트렌드화되어 가는 오늘날의 현대미술 현장 속에서 유의미한 몸짓이다.

이가람_연(然)_2006
배숙녀_우리(CAGE+FENCE)_2006
변현수_윤(輪)_2006
양태근_지킴이_2006
박진범_직립보행_2006

인공환경과 자연성, 그리고 미술 ● 회귀할 근원인 자연의 본성을 모토로 삼은 이들의 미술언어는 인간의 자연에 대한 지배와 주체적 역할을 의도적으로 방기한다는 점에서 자연미술의 탈주체적 인간 개념과 맞물리면서도 자연을 비대상화시키려는 자연미술의 핵심과는 일정부분 거리를 두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연미술이 많은 부분 실제적인 물, 공기, 식물성과 같은 비동물적 자연 원형에 초점을 맞추면서 순환적 자연의 내재적 질서를 가시화시켜내는 데 주력하고 있는 반면, 그룹 「야생동물들」은 주제의식은 동일하되 주로 이미지로서의 동물을 작업의 소재주의적 형식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연미술은 자연의 질서에 거역하지 않는 소멸성의 자연 재료를 통해서 그 자연 원형에 대한 이념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그룹 「야생동물들」은 물리적 재료를 통해서 야생동물이라는 자연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개량의 위험과 종속의 굴레 그리고 멸종의 위기에 내몰게 한 인간 주체를 늘 상정하면서 변질가능성에 직면한 자연 본성을 깨우치고 비판, 풍자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자연미술이 소멸성의 자연재료를 통해 자연의 비대상화를 지향하는 것과 달리 그룹 「야생동물들」은 오브제로서의 시각적 결과물을 중시하면서 일정부분 자연을 대상화시켜낸다. 인공 환경으로부터 탈피를 시도하며 실제의 자연 환경으로 들어가 작업하는 자연미술과 달리 그룹 「야생동물들」은 인공 환경 속에 자연의 동물 이미지를 끌어오는 적극적인 작업 방식을 시도한다. 찾아가기 보다는 가져오기를 시도하는 이러한 관심 지향은 우리들 주변의 일상으로 잠입하는 방식을 취하게 된다. 대중들이 왕래하는 닫힌 공간이거나 열린 공간인 이러한 일상의 공간은 인간 주체가 개량을 이미 시도한 인공 환경의 공간이다. 이러한 인공 환경에 개입시키는 야생동물 이미지를 통해서 그것들의 야생성, 자생성이라는 자연본성을 일깨우고자 하는 이들의 작업은 그런 탓에 풍자, 해학, 메시지 전달과 같은 대중과의 친밀한 교감이 보다 더 용이해지는 것이다.

한희철_체증_2006
신성호_흔적_2006
류신정_Frying_2006
이승아_ISLAND_2006

그룹 「야생동물들」에 관한 실제적 전망 ● 그것은 일견 야생동물의 아름다운 모습들을 담고 있는 흔적(신성호)이거나 풍경(류신정, 이승아)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아름다운 동화나라에서 본 듯한 우리에게 익숙한 야생동물의 정겨운 모습들이서 야생의 말(최일) 혹은 어린왕자 속의 보아뱀(이윤숙), 새집과 나비(정국택), 도심에 던져진 펭귄(이동호), 나무를 타오르는 뱀(한희철)이라던가 밤송이로 된 산양(최용선)과 같이 동화적 내러티브를 드러내는 관람의 재미를 듬뿍 머금고 있는 것들을 지향한다. 이러한 서정적 내레이션이 가능해진 까닭 중 하나는 인간이 개량한 자연, 즉 우리들의 환경 속에 개입하는 야생동물의 풍자적 양태들 덕분이기도 하다. 플라스틱 양동이 조각을 붙여 만든 자동차 몸통의 이름 모를 동물(양태근)이라던가 우리들 주변의 노숙자를 상기시키듯 길거리 안식을 취하고 있는 앙증맞은 하이에나의 모습(주송열), 서식지를 잃고 육지에서 서성이는 애처로운 물고기(임승오), 폐철의 조각들이 용접에 의해 되살아나 동물인형처럼 태엽이 달려 있는 이름 모를 동물(전신덕)의 모습 등은 '인공환경 속의 현대인'의 모습처럼 풍자되고 있다. 그것은 바로 동물과 자연 그것으로부터 확장되는 환경과 대면하는 인간의 모습에 다름 아닌 것이다. 그것은 인간주체가 시도하는 자연과의 대화(문병두)임이 분명하지만 환경파괴를 지속해 온 인간 주체의 오만과 만행을 고발하는 발언(박진범, 배숙녀)이기도 하다. 장안공원이라는 실제의 야외 환경 속에서, 그 장소성을 접목, 해석하는 다양한 시도(변현수) 외에도 자연본성을 탐구하는 일련의 작업(차기율, 이가람)들에 이르기까지 그룹 「야생동물들」이 시도하는 인공 환경과 자연성 그리고 미술의 만남은 그 표현 언어가 무궁해 보인다. 최근, 그룹 「야생동물들」은 새로운 지역 환경에 개입하는 장소성과 그 미술적 접목이라는 과제를 탐구하기 위해 세미나와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의 미술언어가 보다 더 관객과의 소통에 골몰하고자 한다면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바라보기, 즉, 응시(凝視)와 주시(注視)를 실행하는 이미지정치의 전략이 더욱 다각적으로 모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생태적 이념에 공감하면서도 그 실천적 지평에서 한걸음 물러나 있는 현 그룹의 위상과 자리매김이 재검토되어야 할 반 십년의 시점에 이르고 있는 까닭이다. ■ 김성호

Vol.20060818e | 2006 야생동물들- 수원가(歌)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