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hot Can i drink champagne?

Jang Min Seung + Moet & Chandon   장민승 가구展   2006_0826 ▶︎ 2006_0906

장민승_T1-180AL_양극산화피막된 알루미늄_180×85×75cm_2006

초대일시_2006_0826_토요일

관람시간 / 10:00am~07:00pm

서미앤투스 갤러리 서울 강남구 청담동 97-19번지 Tel. 02_511_7305

파티, 유흥, 화려함. '술'이라는 말간 액체에서 쉽게 연상할 수 있는 이미지다. 이 때문에 '술과 자극적인 광고 비주얼', '술과 패션'은 자연스럽게 여러 브랜드, 또는 기업간 콜라보레이션의 재료가 되어왔다. 하지만 그 지루할 정도의 보편 타당함은 소비자들을 더 이상 매혹시키지 못한다. 8월 25일부터 열리는 "I am hot, Can I drink champagne?"전은 '술과 가구'라는, 여태까지 시도되지 않았던 흥미로운 조합을 보여준다. ● 28세, 장민승 ● 장민승 씨를 '가구 디자이너'라고 한정 지어 말하기는 힘들다. 사람들은 그를 가구 디자이너 이외에 영화 음악 감독, 사운드 프로듀서, 이벤트 또는 전시 총감독이라고 부른다. 이 재주 많은 청년은 대학시절 조각을 전공했다. 소싯적에는 긴 머리를 휘날리며 베이스 기타리스트로 활약하기도 했다. 이 때 음악인들과 맺은 인연 덕에 '복숭아 프레젠트'라는 회사를 설립, 1997년 「나쁜 영화」를 시작으로 10년 가량 영화음악 작업을 해왔다. 지금까지 해온 영화만 해도 「4인용 식탁」, 「달콤한 인생」, 「주먹이 운다」 등 스무 편에 달한다. 이벤트/전시 관련해서는 2005년 부산국제 영화제 10주년 행사 기획 연출, 에르메스 코리아와 함께하는 아시아 영화인의 밤, 그리고 올해 10월에 있을 2006 1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총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다.

장민승_T1-180AL_양극산화피막된 알루미늄_180×85×75cm_2006
장민승_T1-180AL_양극산화피막된 알루미늄_180×85×75cm_2006
장민승_T1-180AL_양극산화피막된 알루미늄_180×85×75cm_2006

그가 가구를 만든 것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아니, 만든 기간은 오래되었지만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피치 카고(핸드메이드 가구 브랜드)'라는 이름으로 연 전시 2회, 장민승 이름 석 자를 내세운 가구전 2회가 전부다. 하지만 신통하게도 알 만한 사람은 그의 가구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다. 갤러리 모듈이나 유명 디자이너 가구점인 인넨에서도 얀 야콥슨과 같은 대가의 작품들과 나란히 놓였다. 장민승 씨의 가구는 농익어있다. 트렌드를 쫓아 미끈하게 뽑아낸 형태는 아니지만 군더더기 없이 세련된 라인에 야무진 마감이 인상적이다. 알루미늄과 나무라는 소재, 원목의 색감과 레드, 블랙 같은 강한 색감끼리도 거칠게 부딪히지 않고 조화롭게 제 목소리를 낸다. 이는 그의 가구가 잘 '익었기' 때문이다. 가구의 형태는 그가 평소 깊은 관심을 가져왔던 교각, 철골 구조물, 중장비의 구조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 테이블의 다리는 자르고, 접는 기법으로만 만들어졌다. 연결 부위에 쓰이는 부속품에 대해 물으면 할 말이 더 많아진다. 테이블 하나에 들어가는 볼트, 너트 등 총 100여 개 부속품의 형태와 사용했을 때의 견고함에 무척 신경을 쓴다. 이를 위해 독일 현지 공장까지 다녀올 정도. 지금은 일부 부속품을 직접 디자인해서 제작하기도 한다. ● 이렇게 들으면 장민승 씨는 약간의 편집 증세에 '성격 좀 좋지 않은' 부류다. 아니면 그의 삶은 '신경 과민'으로 괴로움의 연속일 테지. 하지만 얄밉게도 반대다. 마음이 동하지 않으면 도무지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 성격 때문. 이번 "I am hot, Can I drink champagne?"전시도 오래 전부터 계획한 일도 아니고 어느 누가 시킨 것도 아니다. 일전에 절친한 분으로부터 모엣 샹동 샴페인을 선물 받았다. 장민승 씨는 홀짝홀짝 맛 좋게 들이키다 잔을 빛에 비춰본 순간, "어? 이거다" 싶어 테이블을 만들기 시작했다. 전시 명(名)은 더 가관이다. 여행 중에 있었던 일이다. 이미 눈치 챘겠지만 "I am hot, Can I drink champagne?"은 올바른 어법이 아니다. 장민승 씨가 "나 더워요, 시원한 샴페인 한 잔 마실 수 있을까요?" 라는 의미를 잘못 표현한 것이다. 가게 주인의 이상한 눈빛을 느끼고 나서야 '아차' 싶었지만, 이는 잊을 수 없는 재미난 추억이 되었다. 이번 전시에도 여행의 흥겨웠던 기분을 되살리기 위해 고치지 않고 그대로 사용했다.

장민승_T1-180BFE_양극산화피막된 알루미늄_180×85×75cm_2006
장민승_T1-160BAL_양극산화피막된 알루미늄_160×80×75cm_2006
장민승_T1-180BAL_양극산화피막된 알루미늄_180×85×75cm_2006

테이블에 쓰이는 아노다이징 기법(알루미늄 양극산화 피막처리 기술)과 모엣 샹동 빈티지 샴페인 블렌딩 과정은 매우 유사하다. 동일한 맛, 동일한 색상, 동일한 품질을 만들기 위한 까다로운 공정과 수많은 시행착오, 거기에 들어가는 정성이 같다. 게다가 관능적인 핑크빛 다리는 새로 나온 '모엣 플라워 패키지' 색상과도 꼭 닮았다. 결코 이전에 서로 맞춰본 내용이 아니다. 장민승 씨가 혀 끝으로 느낀 샴페인의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풀어낸 컬러가 실제 글라스의 색감과 우연히 맞아 떨어진 것이다. 이번 전시는 이런 기막힌 우연을 필연으로 만든 해프닝이다. 전시장에는 컬러와 사이즈가 각각 다르게 베리에이션 된 12개의 테이블이 놓인다. 작품들은 이번 전시를 위한 스페셜 에디션으로 제작되었으며, 테이블 윗면에는 뽕뽄느 플라워 글라스를 꽂을 수 있도록 작은 홀을 만들어 놓았다. ● 장소는 청담동의 서미 앤 투스(Seomi & Tuus). 갤러리와 숍이 결합된 복합 공간으로 전시는 주로 가구와 생활 용품에 관련된 콘텐츠들을 소개해왔다. 뉴욕, 파리, 런던을 오가며 가치 있는 작품들을 엄선하는 전문 콜렉터 홍송원 씨가 서미 앤 투스의 대표다. 기존 전시로는 '20세기 모더니즘; 가구'전,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황금기'전 등이 있다. 가구는 대부분 실내에 놓이는 것이고, 때문에 동적이기보다는 정적인 오브제다. 하지만 장민승 씨는 서미 앤 투스의 높은 천장, 깊이감 있는 공간을 십분 활용해, 가구를 위로 쌓는 방법을 택했다. 전시장 벽면에는 가구의 실루엣을 그린 실크스크린, 작품 사진, 그리고 테이블 완성 과정까지 볼 수 있는 여러 오브제가 함께 연출된다. ■ 김이진

Vol.20060826a | 장민승 가구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