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윤곽

이여운 개인展   2006_0906 ▶ 2006_0912

이여운_도시의 우울-1_한지에 수묵채색_162×130cm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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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0906_수요일_06:00pm

창 갤러리 기획초대

창 갤러리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6번지 창조빌딩 B1 Tel. 02_732_5556 www.changgallery.net

검은 윤곽 - 표면적인 현상 속에 가려지다한 인간이 진리를 향해 진보하려고 한다면 '아무것도 비춰지지 않는 표면만을 제공하는 빛이 없는 거울'을 넘어서야 한다. (라캉) ● 자아는 현실적인 문제해결 방식을 채택하여 위험을 극복하려 하겠지만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에는 현실을 부인, 왜곡, 위장함으로써, 아니면 성격의 발달을 중지시킴로써 불안을 경감시키려 한다. (프로이드) ● '검은(玄:Black)'이란 단어로 압축되어지는 숨겨진 비 실체들은 정확하게 묘사되어지지 않는 모호함 속에 그 정체를 숨기고 있다. 이러한 비 실체들은 도시에 대해 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강박(强迫:compulsion)의 또 다른 이미지들이다.

이여운_도시의 우울-2_한지에 수묵채색_130×97cm_2006
이여운_도시의 우울-3_한지에 수묵채색_146×112cm_2006

오랜 시간 도시에 대해 작업을 한 탓인지 이미 익숙해진 고정적 이미지들은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다. 나의 각막에 박제가 되어 버린 형태와 구조는 그 한 단면 자체로 양식화 되어 버렸다. 그것의 표현에 있어서 약간의 시각적 차이를 보인다 해도 다른 사람의 눈은 그 차이를 알아채지 못한다. 그동안 끊임없이 고민해 왔던 실제와 반영, 즉 실체와 비 실체의 관계는 그 한계를 뛰어 넘어 경계가 모호해진 것이다. ● 반영이 실제의 자리가 되고 그 관계가 뒤바뀌어도 고정적인 관념의 틀에 갇혀버린 시지각은 그 뒤바뀜을 알아채지 못한다. 끈질기게 실체를 따라 다니던 비 실체는 숙주의 영양분을 다 빨아내어 자신이 성체가 되었다-는 나의 가설은 그동안 실제와 반영(그림자)의 관계 속에서 발전된 또 하나의 명제이며 '검은'이라고 함축되어 질 수 있는 부정성(否定性)을 가지게 되었다.

이여운_메트로폴리탄-구조_한지에 수묵채색_130×193.5cm_2006
이여운_반사-형체_한지에 수묵채색_53.5×46cm_2006

인간은 자신이 드러내기를 꺼리거나 드러나면 안 되는 것들을 나오지 못하도록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방어적인 행동을 한다. 이러한 행동들은 병적인 행동이 아니라 사실은 정상적인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인간 대부분은 어느 정도 이러한 행동들을 이용하고 있으며, 물론 의식하지도 못하는 사이에 사용하고 있다. 때때로 사용하는 방어적 행동은 개인의 발달수준과 불안의 정도에 따라 다르기 마련이고, 따라서 현실에 있어서 괴로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하는 행위들도 여러 가지이다. 신경증적인 사람들은 훨씬 더 빈번히 사용하고 때로는 어느 하나에만 초점을 두기도 하는데 나의 작업에서 오는 강박적 성향은 이러한 방어적 성향과 다름 아니다. "강박행위에 태만할 경우 불안에 휩싸인다는 것과 다른 행위와는 완벽하게 분리된다는 것,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세부사항에 이르기까지 지극히 세심하다는 것이다."

이여운_검은 기운-1_한지에 수묵채색_127×60cm_2006
이여운_검은 기운-2_한지에 수묵채색_162×130cm_2006

또한 이러한 것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된 성향이기도 하다. 자라오면서 세뇌 당해온 사회적 관습과 관념들에게서 오는 방어적 성향인 것이다. 너무 많이 학습당하고 강요당한 우리들은 어느 샌가 주저하지 않고 인식해 버리고, 또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거부해 버린다. ● 보여 지는 것이 얼마나 정확하지 않은지에 대해서 느끼게 될 때에도 나의 편의를 위해서 지워버리고 고정시켜 버린다. 별 무리 없이 사회에, 또 사람들에 적응하기 위해 새로운 감각들은 죽이고 자유로운 의지는 새어 나가지 않게 애쓰며 남다른 관심들은 무시해 버린다. 그러나 그 뒤에 무의식적으로 쌓이는 스트레스는 자유로움에 대한 갈망이여, 어떠한 일정한 성향을 갖는 행위들로 나타난다. 거대한 사회적 틀 속에서 강요당하는 고정된 사고와 행동은 결코 무뎌질 수 없는 한 종류의 인간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보여 지는 이성 뒤에 자리 잡고 있는 무의식-그것이 비록 '검은' 것일지라도 또 다른 나의 부분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 이여운

Vol.20060906a | 이여운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