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내 얼굴을 찾으라

임현진 회화展   2006_0905 ▶ 2006_0911

임현진_ROMANS 1_캔버스에 유채_650×194cm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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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0905_화요일_06:00pm

진흥아트홀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104-8번지 진흥빌딩 1층 Tel. 02_2230_5170 www.jharthall.org

예전부터 하늘은 많은 예술가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어 왔다. 하늘의 수많은 달과 별들 그리고 구름들의 물질적이기도 하고 비물질적이기도 하며 항상성과 가변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변화무쌍한 모습들이 예술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해 왔고 예술가들은 하늘을 그리는 데 많은 시간과 정성을 할애해 왔다. 임현진도 하늘을 그의 작업의 중요한 소재로 삼는 작가이다. 유화로 매끄럽고도 조심스럽게 표현된 너른 하늘은, 보는 우리들에게 일단 후련한 해방감을 준다. 하늘을 소재로 삼기 때문에, 작업의 표현소재의 매스가 보는 이에게 간혹 줄 수 있는 과다한 의식의 강요와 압박감에서 다소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은 작가에게 좋은 일이다.

임현진_ROMANS 1_캔버스에 유채_650×194cm×5_2006
임현진_ROMANS 1_캔버스에 유채_650×194cm×5_2006_부분

동양화 작가들은 말할 것도 없고, 서양에서도 푸생이나 르네 마그리트 등 많은 작가들이 전통적인 또는 진보적인 개념의 하늘을 선보여 왔다. 그러나 보통 자신의 작업에 하늘을 담는 작가들이, 하늘을 배경 또는 어떤 개념의 탈출구 정도로 비워놓는 것에 비해 임현진은 특이하게 하늘 그 자체를 주인공으로 하여 그림을 그린다. 그의 작품 대부분은 온통 하늘만을 그리고 있으며, 가끔 화면 하단에 낮게 드리워진 지평선 아래의 땅덩이도 있으나 그것은 오히려 배경이 되며, 작가가 공들여 그리는 구름에 비해 낮은 밀도로 간략하게 그려져 있다.

임현진_PSALMS 139_캔버스에 유채_50×110cm_2006
임현진_PSALMS 27_캔버스에 유채_80×117cm_2006

임현진은 하늘의 인과적이지 않으며 예상할 수 없는, 그러니까 인간의 생각으로 물질화하고 규정지을 수 없는 개념인 그 불가항력적이고 신비한 어떤 기운에 깊은 호감을 가지고 그것을 표현해내려 애쓰고 있다. 그러나 임현진은 인간이 '새의 지저귐'을 '새의 노래'로 받아들이려 하듯이 그가 표현하는 객체인 하늘과 구름에 자신의 주관적 감성과 가치를 이입하여 그것을 비물질화 하여 작가의 의도된 또는 의도하지 않은 메세지를 드러내는 매개체로 사용한다. 그래서 그의 캔버스를 온통 차지하고 있는 구름은 우리가 풀밭에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며 지나가는 구름을 바라보듯이 한적하고 낭만적인 것만은 아니다.

임현진_ISAIAH 51_캔버스에 유채_80×80cm_2006
임현진_TITUS 2_캔버스에 유채_130×194cm_2006

그의 세계관과 정신성을 담지하는 구름들은 때로는 격렬하게 싸우는 근육질의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한없이 평화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하며 복잡 다단한 인생의 모습을 보이듯이 여러 추상적인 형태와 모습들로 많은 개념과 가치를 생각할 수 있게끔 보는 이의 시선을 열어둔다. 다소 초현실적인 느낌도 느껴지는 그의 그림들은, 하늘을 그리는 작가들이 으레 가지는 감성인, 모종의 이데아를 추구하는 이원론성 도피 같은 플라톤적 개념과는 확연히 다른 감성이 있다. 그의 작업은 하늘을 소재로 삼음에 있어서도 매우 현실적이며 구체적이기까지 하다. 그것은 그가 작업의 주제로 삼는 성경에 근거한다. 로마서를 통째로, 또는 시편의 어느 한 장을 주제로, 인류의 기원을 드러내는 창세기 첫머리 등을 주제로 한 그의 작품에서 그의 작업을 흐르는 세계관과 정신성을 느낄 수 있는데, 그는 성경에 드러나 있는 신과 인간의 역사, 구체적으로 창조주가 이끌어오신 인간 땅덩이의 역사의 불가사의하고 아름다운 모든 것들을 작가적 감흥으로 하늘을 매개체로 하여 캔버스에 담으려고 하는 것이다. 작가가 표현한 하늘과 구름은 성경에서 비롯된 풍부하고 무한한 영성을 베이스로 하여 추상화되고 생명화된 전이체로서 그의 작업속에서 끊임없이 운동하고 있다. ■ 전경희

Vol.20060909c | 임현진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