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act_무한한 사랑

이상길 조각展   2006_0908 ▶︎ 2006_1105 / 월요일 휴관

이상길_Contact-우리뿐인가(존재)_스테인리스 스틸, 유리, 오브제_75×87×140cm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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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0908_금요일_05:00pm

2006 오늘의 작가展 후원_한국문화예술위원회_김영사

김종영미술관 서울 종로구 평창동 453-2번지 Tel. 02_3217_6484 www.kimchongyung.org

후학양성에 남다른 관심을 지니셨던 우성 김종영 선생의 뜻을 기려 김종영미술관이 2004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오늘의 작가』전은 조각 분야에서 작업성과가 뚜렷하고 오늘의 시점에서 미술의 향방을 가늠해볼 수 있는 중견 전업작가 중 매년 2명을 선정하여 개인전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이다. 김종영미술관은 2004년 정현, 이기칠, 2005년 김주현, 박선기를 선정한 데 이어 2006년의 전반기 작가로 최태훈을, 후반기 작가로 이상길을 선정하였다. ● 가는 철 조각들을 용접으로 연결하면서 작품이름을 '콘택트'로 지었다. 조디 포스터 주연의 영화 『콘택트』에서 주인공 천문학자가 법정에서 진술한다. "이 광활한 우주에서 우리만이 고립되지 않는다는 것, 무엇보다 우리보다 더 크고 위대한 것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나는 믿습니다." Me, too! -작가 노트 중에서

이상길_Contact-우리뿐인가(존재)_스테인리스 스틸, 유리, 오브제_2006_부분
이상길_Contact-우리뿐인가(존재)_스테인리스 스틸, 유리, 오브제_2006_부분

조각가 이상길은 존재와 존재 간의 소통의 문제를 스테인리스 스틸이나 알루미늄 같은 금속과 유리의 조합을 통해 다뤄왔다. 금속재료는 조각가가 다루는 방식에 따라 무겁고 육중한 형태를 갖기도 한다. 하지만 이상길은 유리 오브제의 삽입과 금속의 표면 처리, 다채로운 색채와 형태를 이용해서 '경쾌하고 발랄한' 금속조각의 조형언어를 구사한다. 이상길의 금속조각이 경쾌할 수 있는 이유는 유리 오브제와 금속의 표면 광택을 통해 빛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때문이다. 금속, 유리라는 물질과 빛이라는 비물질의 접촉(contact)은 너와 나라는 이질적인 존재들의 만남과 소통에 대한 은유다.

이상길_Contact-내 마음의 전파망원경_스테인리스 스틸_178×178×233cm_2006
이상길_Contact-내 마음의 전파망원경_스테인리스 스틸_178×178×233cm_2006

이상길은 김종영미술관에서 갖는 전시에서 존재의 범위를 우주적 차원으로 확장시켰다. 전시장 전체는 우주와 우리가 메시지를 주고받는 장이며, 그 속에 설치된 작품들은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 안테나 같은 역할을 한다. 이상길은 가늘고 납작한 스테인리스 스틸 철사를 동그랗게 이어 붙여 만든 원뿔형 입체를 천장에 매달거나 바닥에 놓고, 철사 다발을 천장에 매달아서 공기의 흐름에 조각을 던져놓는다. 또한 천정에 매달인 원뿔형 입체와 철사 다발의 군데군데에 유리 오브제가 끼어있어서, 입체들은 공기 중에서 움직일 때마다 빛을 입체 안으로 끌어 들이고 다시 밖으로 뿜어낸다. 마치 나와 우주가 서로의 존재에 전율하듯이. 바닥에 놓인 거대한 원뿔형 입체는 거울처럼 사물을 반사하는 표면을 가졌다. 우리를 비롯한 세상의 모든 사물과 빛은 광택처리한 표면 위에 붙잡히듯 포착되고, 어두운 내부는 우리를 빨아들일 듯, 혹은 다른 세계의 목소리를 들려주듯 입을 벌리고 있는 블랙홀이다.

이상길_Contact-마음과 마음이 이어질 때_스테인리스 스틸, 유리_270×290×320cm_2006
이상길_Contact-마음과 마음이 이어질 때_스테인리스 스틸, 유리_2006_부분
이상길_Contact-마음과 마음이 이어질 때_스테인리스 스틸, 유리_2006_부분
이상길_김종영미술관_2006

이상길의 세계는 열린 세계이다. 속이 뚫린 원뿔형의 입체와 비정형의 철사 다발들은 그 형태가 본래 갖고 있는 열린 구조도 부족한 듯, 투명한 유리를 통해서 구조의 외부와 내부를 연결한다. 그 세계가 열린 세계라면 우리를 향해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존재 또한 한정되어 있지 않다. 그것은 작가의 말처럼 '우주'일 수도 있고, '외계생명체'일 수도 있고, 혹은 '절대자'일 수도 있고, '인간의 내면의 소리'일 수도 있다. 이 장은 우리의 말을 토해내는 곳이 아니라 다른 존재의 목소리를 듣는 곳이다. 눈을 뜨고 귀를 여는 것은 나 아닌 다른 존재가 있음을 알 수 있는 첫 번째 길이다. 그리고 그 앎은 진리로 향하리라. ■ 배수희

Vol.20060910c | 이상길 조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