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야기 石조각

삶-이야기조각회展   2006_0913 ▶ 2006_0919

김동헌_바람_대리석_40×25×60cm_2006

초대일시_2006_0913_수요일_06:00pm

김동헌_김병규_김성복_노준진_박근우_박용수_배수관_신석민_신일수 오승호_이경자_이상헌_이영선_이종진_이행균_장성재_전덕제_정학환

성보갤러리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2-14번지 Tel. 02_730_7818

삶-이야기조각회(Life Story Sculpture Group)는 한국 현대 석조각의 제1세대라고 할 수 있는 전뢰진 선생님과 함께 1993년 창립전을 가진 이후 격년제로 전시회를 개최하여 올해로 14년 동안 아홉 번째의 석조각전을 앞두고 있다. 본 회의 특징은 소재를 돌로 한정하여 집약된 조형예술의지를 표명하려는 동호작가 모임으로 일상의 소박한 삶의 단면을 자연스럽게 조각적으로 표현하여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 삶-이야기조각회

김병규_향유_대리석, 오석_50×20×40cm_2006
김성욱_유유자적(悠悠自適)_대리석_18×20×37cm_2006
노준진_자연-生_오석_20×30×60cm_2006
박근우_새로운 시작_오석_가변설치_2006

현대 석조각의 조형적 의미 ● 9회를 맞이하고 있는 삶-이야기 조각회는 돌을 손수 손으로 하나하나 조탁하여 조형의 의미를 이야기하는 모임이다. 급변하는 물질문명과 21세기의 다양한 문화의 복잡한 소용돌이 속에서 석조각은 재료나 표현의 한계성으로 대부분의 조각가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게다가 정으로 돌을 하나하나 쪼아 완성해가는 모습은 이제는 조각가의 작업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정경은 아니다.

박용수_Meditations_대리석, 오석, TV모니터, DVD Player_가변설치_2006
배수관_The Wave_적사암_20×20×30cm_2006
신석민_Torso_이태리대리석_55×20×30cm_2006
신일수_둥지_청석_45×19×30cm_2006

하루가 다르게 과학 기술이 발달해가는 21세기의 정보화의 사회에서 대리석을 갈아서 마무리하는 것도 아닌 정으로 돌을 쪼아 작품을 완성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우리사회의 시대사적인 질곡을 겪으면서도 시간이 멈춘 듯이 반세기 이상을 손으로 하나하나 돌을 조탁하면서 평생을 보내신 전뢰진 선생님은 "석조각의 예술성과 그 효능"이란 글에서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예술은 자연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전통적인 석조각의 이념을 이어받아 "그 재료만이 갖고 있는 특성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재료의 한계를 뛰어넘어 작가와 물성이 일체감"을 이루고, "물질에서 느끼는 감각미 보다는 물질 안에 내포하고 있는 정신적인 힘"을 표현하는 것이다. 일체감이란 나와 타인이 하나가 되는 심리적인 감정을 의미한다. 인간과 사물이 하나가 되어 일체감을 이루어야 한다는 생각은 사물도 나와 동일한 생명을 지닌 존재로 본다는 것을 일컫는다. 이러한 생각은 합리적인 이성 교육을 받은 사람들에게 터무니없는 헛소리로 들리거나, 아니면 기껏해야 현실과는 무관한 관념적인 세계로 이해할 것이다.

오승호_기원_포천석_43×24×33cm_2006
이경자_우물 안 탈출기_마천석_46×50×50cm_2006
이상헌_The Car_적사암_13×16×33cm_2006
이영선_가족_대리석_50×30×60cm_2006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예전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물질문명의 혜택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물질문명의 이기로 인한 편리함을 느끼며 행복한 순간은 잠시일 뿐, 쓰레기나 공해 등의 우리의 삶에서 야기하는 많은 골칫거리들로 인해 시간이 지날수록 그것들은 우리에게 심리적인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의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그 이유는 생물학자인 루퍼트에 의하면 우리의 삶의 태도가 "자연을 유기적이고 살아있는 것으로 이해하지 않고 생명이 없는 기계적인 것"으로 보는 근대 과학의 사유적인 전통 속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즉 정신과 물질을 분리하여, 물질은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죽어 있는 원자들로 구성된 무의식적인 재료라고 보며, 자연은 인간을 위한 일회용의 도구라고 생각하는 데에 있다. 자연의 모든 사물은 생명이 없는 기계적인 것이 아니라 유기적이고 살아있다는 조셉 캠벨의 「신화의 힘」에 의하면 "땅이 사람에게 속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 땅에 속한 것이며, 사람이 생명의 피륙을 짜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이라고 하는 것이 그 피륙에 한 올에 지나지 않는 것이기에 그 피륙에게 하는 행위는 곧 우리 자신에게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종진_소망_대리석_40×20×20cm_2006
이행균_윤회의 꿈-상생_화강암_35×55×55cm_2006
장성재_가변_오석_50×10×30cm_2006
전덕제_비너스의 드레스_대리석_40×14×18cm_2006
정학환_Implement_대리석_35×12×60cm_2006

우리는 자연과 동일하며 인간 중심에서 벗어나 자연과 일체감을 느끼며 조화롭게 공존하는 속에 삶의 이치를 알 수 있다는 시각은 우리의 뿌리 깊은 오랜 무속 신앙이나, 시대를 관통하며 전래되어 온 불교, 도교, 유교의 이념들 속에 이미 깃들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신라시대의 석조각들은 물론 다양한 전통적인 예술작품들에서 보듯이 우리의 예술의 행위는 실천적인 삶을 통해 그러한 정신을 자각하고 구현하는 데에 있는 것이다. 발에 걸리는 작은 돌에도 생명이 깃들어 있다는 우리의 오랜 정신은 오늘날 작은 미립자들의 세계를 탐구하는 물리학자들에 의해 새롭게 재조명받고 있듯이 격년제로 전시하는 삶-이야기 조각회가 애정 어린 시선으로 하나하나 돌을 섬세하게 조탁하면서 오랜 석조각의 맥을 잇고자 그 속에서 심화시켜가는 실천적인 삶의 모습은 과거와 현대의 예술 정신을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창이 될 것이다. ■ 조관용

Vol.20060913d | 삶-이야기 石조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