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의 정치학

제3회 가상의 딸展   2006_0918 ▶ 2006_0928 / 일,공휴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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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0918_월요일_05:00pm

곽언영_곽은숙_김숙현_윤희숙_이정진_이지용 정열리_정진아_최양희_홍현숙_황보임

주최_미술인회의 여성/소수자 분과 후원_대안공간 풀_인사미술공간_신한갤러리

신한갤러리(구 조흥갤러리)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62-12번지 신한은행 광화문지점 4층 Tel. 02_722_8493 www.chohungmuseum.co.kr

소수자 미술 언어를 확장하고 실험하는 미술인회의 여성/소수자 분과의 정기展 『가상의 딸』은 2006년 '기록의 정치학'이라는 이름으로 권력과 지배의 한 형식인 기록-기억에 대한 싱싱한 대항언어를 구성해 보고자한다. ● 확고부동한 사실로서의 역사 - 기록은 가능한가? 승리한 자의 선택과 배제에 의해 역사는 언어로 구성된다. 한번 표상된 것은 현실세계에서 반복되며 진실효과를 구성한다. 일제시대 위안부의 존재는 그 당사자인 여성들이 버젓이 존재함에도 '실증적' 기록이 부재하거나 위안부 사실을 기록 구성한 주체가 권력 바깥에 거주하므로 외면당해왔다. ● 개별적 경험의 차이를 탈각시킨 균질화된 개념의 시대였던 근대에 대한 반성으로 삶과의 경계를 소멸적 열정으로 구축했던 것이 모더니즘 미술의 시공간이었다면, 특수하고 분절된 의미들, 지극히 경험적이고 감각적인 네러티브, 다중 주체, 콘텍스트와 담론 행위에 대한 관심 등이 당대의 기록행위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황보임_루치아의 자동인형_영상, 자동인형상자_70×110×185cm_2006
곽은숙_장밋빛인생_영상설치_2006

예술이 현실과 비현실, 경험과 감각을 아우르며 넘어서는 독자적 영역이라면 여성의 언어처럼 직접성의 광원이 주름진 시공간을 풍부하고 싱싱하게 유목하며 다층의 세계를 건설하는 삶의 태도에 참여하는 철학과 행동주의들 중에 하나가 여성주의일 것이다. ● 곽언영, 김숙현은 성장기를 보낸 도시의 기억과 욕망을 덧대고 반복하며 그 공명이 어긋나고 불협하여 증폭하는 영상 기록 설치를 선보인다. 곽은숙은 근대기에 생산된 한국소설에서 음식과 아내의 재현방식을 추적한다. 윤희숙과 이지용은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함께 보낸 일상의 기억들이 서로 어긋나게 구성되며 뒤틀리는 틈을 시각화 했다. 이정진은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백남준의 작품이 표상되는 방식을 재구성한다. 정열리는 남편과 일상용품을 쇼핑하며 상품을 선택하고 소비하는 과정을 일기처럼 기록한다. 정진아는 녹적지근하고 몽롱하게 반복되는듯하나 그 안에서 시퍼렇게 볏이 선 일상을 끝이 없을 듯이 반복되는 계단 오르고 내리기로 은유한다. 최양희는 동네의 대문들을 관찰한다. 대문 넘어 한 식구들이 그려내고 있을 삶의 미세한 표정들을 유추한다. 홍현숙은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의 근육의 웅크림과 까칠히 핥는 혀를 인내심 있게 기록하며 그 살덩이의 구르는 동작에서 아줌마의 일상을 은유해 낸다. 황보임은 과거 남성의 매체로 여겨지던 카메라 기계의 기록 권력과 표현의 배타성을 사적이고 은밀한 여성적 기록행위와 유비한다.

홍현숙_몸 굴리다_영상설치_2006
정진아_일상+반복_빔프로젝터_영상설치_2006
정열리_도시의 조형물_사진설치_2006

이 전시는 광고를 통해 "미술 워크샾 - 기록의 정치학"을 알리고 참가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문을 열었다. ● 우리는 봄에서 초여름까지 국문학을 하는 공임순, 사진 기록학을 하는 이경민, 미학과 미술비평의 임정희, 그리고 평택 대추리에서 기록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김지혜 작가 네 명의 강사와 여덟 번의 모임을 가졌다. 전시 참여 작가들의 작업과정을 보고하고 토론하는 프리젠테이션을 두 번 가졌다. ● 광고의 형식으로 참여 작가들을 모으고 토론의 여정을 길게 잡은 것은 일방적인 기획자의 배치에 의한 전시를 애써 피하고 결과보다는 과정의 풍요로움 속에서 신선한 미술행위가 펼쳐지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곽언영&김숙현_부산광역시 수영구 광안3동_영상설치_00:10:22_2006
최양희_기록 기억 회상 2006의 문_사진설치_2006

이 전시에는 미술작가 생활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참가한다. 미술언어에 대한 숙련과 세련미가 중요한 전시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전시의 내용에 동의하고 참가하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열어놓았다. 통상적인 미술계의 리듬으로 치자면 완성도 있는 미술전시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우리는 미술언어로 발언하고자 하는 이들의 싱싱한 언어들로 이루어진 노동의 흔적이 묻어난다면 이미 성공한 전시라고 생각한다. ● 여덟 번의 강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대안공간 풀에서 도움을 주었고, 두 번의 작가 프리젠테이션은 인사미술공간의 협조를 얻어 진행했다. 전시는 신한갤러리에서 공간과 홍보를 돌봐주었다. ■ 이수영

Vol.20060918c | 기록의 정치학_제3회 가상의 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