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꽃 Their Flowers

김병호 개인展   2006_0922 ▶ 2006_0928

김병호_그들의 꽃 Their Flowers_황동, 콘덴서마이크, 마이크로스피커_가변설치_2006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김병호 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6_0922_금요일_06:00pm

갤러리 쿤스트독 서울 종로구 창성동 122-9번지 Tel. 02_722_8897 www.kunstdoc.com

"2006" 역설과 현장_ '무엇과 어떻게'에 관한 배치적(背馳的)질문들 ● 작가가 구사하는 전략은 이중적이다. ● 감추어진 이면의 본질은 가시적으로 드러내면서, 동시에 다른 층위에서는 은폐의 방식을 동원해서 폭로하고 있기도 하다. 꽃이 아름답다고 느낀다면, 그 감정의 실체는 아마도 꽃의 형태적 아름다움, 즉 외면적인 속성을 통해 유발되는 것일 게다. 작가는 그게 전부가 아님을 보여주려 한다. 나팔모양의 꽃들이 하나씩 부착된 10m에 이르는 수십 개의 와이어는 갤러리의 벽과 벽 사이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다. 아름다운 파동의 울림을 만들어 내는 현악기의 원리가 물리적으로 현의 장력을 이용하는 것이듯, 꽃의 아름다움을 지탱해 주는 본질적인 요소는 꽃이라는 대상의 미적형태 이면에서 부단히 작동하고 있는 생명의 팽팽한 긴장과 탄력이라는 사실을 시각적으로 상징하고 있다.

김병호_그들의 꽃 Their Flowers_황동, 콘덴서마이크, 마이크로스피커_가변설치_2006
김병호_그들의 꽃 Their Flowers_황동, 콘덴서마이크, 마이크로스피커_가변설치_2006
김병호_그들의 꽃 Their Flowers_황동, 콘덴서마이크, 마이크로스피커_가변설치_2006

이 꽃이 기능적으로는 스피커로 활용된다. 마이크가 채집한 일상의 세속언어와 잡다한 소음들을 주파수 모듈레이션을 통해 언어적 메시지가 삭제된 추상적 음향으로 전달한다. 작가가 '꽃가루가 흩어지는 모습을 소리로 그려낸 것'이라 이야기하는 이 변조과정 역시 필터링 되지 않은 천박하고 진부한 삶의 단면들 속에 생명의 잉태를 포함하는 보존과 번식의 성스러운 에너지가 숨쉬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김병호_그들의 꽃 Their Flowers_황동, 콘덴서마이크, 마이크로스피커_가변설치_2006
김병호_Silent Pollen_디지털 람다프린트_60×60cm_2006
김병호_The Lines 990529_에칭_59×89cm_1999

한편, 작가는 이런 내용들이 관객에게 인지되는 미디어 메카니즘의 소통경로를 슬쩍 감추고 있다. 제한된 조건에서 참여를 유인하려는 그 어떤 방식도 배제한다. 불친절하다. 관객은 어리둥절해 하며 작품의 의미나 소통방식을 고민하다가 불현듯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참여당하고' 있음을 깨닫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기술적인 부분을 숨기려는 의도의 배경에는 관객의 참여를 종용하는, 소위 '인터랙티브'(interactive)한 미디어 작품들의 '친절한 강요'에 대해 심리적 저항을 느끼는 작가의 개인적 퍼스낼리티가 반영되고 있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미디어의 본질에 대한 심화된 성찰의 결과로 봐야 할 것이다. 작가가 노리는 이러한 은폐의 효과를 추측해보면 이 사실이 보다 명확해진다. 작가는 결국, 미디어란 우리가 조종하고 관리할 수 있는 만만한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환기시키려는 것은 아닐까? 미디어는 우리 삶의 환경으로서 우리를 지배하고 있을지 모른다며 넌지시 귀뜸하고 있지만, 그 속삭임은 돌연 섬뜩한 폭로로 느껴진다. ● 2006' 역설과 현장 - '무엇과 어떻게'에 관한 배치적(背馳的) 질문들 6부 ■ 이상원

Vol.20060925f | 김병호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