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AT UNIVERSITY

대학과 미술-미술교육 60년展   2006_0920 ▶ 2006_1031 / 일요일 휴관

서세옥_사람들_닥지에 수묵_254.5×162cm_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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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0920_수요일_06:00pm

서울대학교 미술관 서울 관악구 신림동 산56-1번지 Tel. 02_880_9504 www.snumoa.org

올해 서울대학교는 개교 60주년을 맞는다. 1946년 서울대학교에 예술대학이 설립되면서 장인을 목표로 했던 과거 사숙제도와는 달리 지성인으로서의 미술인을 양성하는 현대적 미술교육이 시작되었다. 특히, 국제적 인재를 양성한다는 국립대학의 교육목표에 부응하며 본교의 미술교육은 새로운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지도적 전문 인력을 육성하는 것을 중요한 교육 목표로 삼았다. ● 미술대학 설립 시기부터 현재까지 재직한 교수진의 작품 60여 점으로 구성된 『대학과 미술-미술교육 60년』은 서울대학교의 현대적 미술교육의 역사를 돌아보고 서울대학교 미술교육이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차지하는 의미를 조명하고자 한다. ● 본교 설립 초창기의 가장 시급한 사회적 요구는 일제 잔재 청산이었다. 본교는 미술전문학교를 중심으로 한 일본식 미술교육과는 달리 종합대학 체제 내에서의 미술교육 구조를 마련했다. 이어서 '동양화', '양화' 대신 '회화'를 전공 명칭으로 사용하고 '도안'을 '응용미술'로 바꿈으로써 일본어 뉘앙스가 강한 용어 사용을 배격하는 등 크고 작은 변모를 꾀하며 일본의 영향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시대적 움직임에 동참하였다. 또한 개교 10주년을 맞아 1956년 장우성(1912-2005)이 제작한 「청년도」는 그 동안 막연하게 주창되어 오던 일본화풍을 극복한 창작의 예라 하겠다. 일본채색화의 특징인 불투명한 채색을 약화시키고 일본식 사실주의에서 나온 단선묘 대신 직선적인 복선을 사용한 기법의 변화는 식민지 잔재 극복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대해 미술 영역의 해결책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윤명로_회화MV-625숨결_마포에 아크릴채색, 철분_162×132cm_2005

설립 초기에 제시된 사회 의식의 발로는 1960년대에 들어 본격적인 전위의 입장을 표명하는 차원으로 전개되었다. 첫 번째 소주제인 "전위적 이상"은 미술인의 사회적 역할이라는 측면에 있어서 서울대학교 미술교육이 지향하여 온 바를 보여준다. 한국 동양화단의 전위적 청년 작가들의 집결체였던 '묵림회'와 국전을 거부하고 덕수궁 담벽에 작품을 전시한 '1960년 미술가협회전'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서세옥(1929-)과 신영상(1935-), 정탁영(1938-)의 작품에서 보이는 수묵의 표현성은 이들이 1960년대 묵림회를 통하여 표방하였던 관습을 타파한 새로운 방법 모색이 발전을 거듭하여 맺어진 조형적 성과라 하겠다. 사실, 미술형식으로서의 의미 이상으로 중요한 점은 이러한 경향 자체가 변혁을 지향했던 당시 사회 분위기와 일치했으며 작가들이 미학적 메시지로서 자신들의 입장을 천명하였다는 점이다. 붓질을 통해서 드러나는 철분 자국에서 작가의 제스처가 섬세하게 전달되는 윤명로(1936-)의 최근 작업은 일찍이 '60년 미술가협회'를 주도했던 시기의 작가가 보여주었던 화면의 마티에르와 격렬한 제스처의 흔적을 상기시킨다. ● 후세대 교수진들의 작품도 현실 인식 위에서 미술의 사회적 역할을 일깨운다는 점에서 위의 교수진의 경우와 다르지 않다. 멀리서 보면 사진 이미지 만큼이나 실재 과일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볼수록 붓 터치들의 커다란 집합으로 해체되어 보이는 한운성(1946-)의 작업에는 본연의 생명체가 유전자 조작이나 복제에 의해 사라지게 될 위기에 처한 21세기 상황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담겨 있다 익명의 현대인이나 비극적 역사 상황을 통해 개인과 사회의 긴장관계를 회화로 표출해온 서용선(1951-)의 「자화상」은 화가의 거울이라는 물리적 도움을 얻어 본 외형의 자신의 모습 뿐만 아니라 사회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인식하게 되는 사회적 존재로서의 모습까지 담고 있다. 윤동천(1957-)의 「색상선호도 조사」는 여러 명의 일반인들이 제작에 참여한 작품인데, 이러한 사실과 감상 길잡이가 작품과 같이 전시된다. 익명의 다수가 참여해서 만들어지고 감상된다는 점에서 미술의 사회성이 드러난다. 서도식(1956-)의 램프작업은 작품의 설계는 공예가가 하고 제작은 공인에게 맡긴다는 기존의 엘리트적 입장을 넘어서 효용가치가 있는 공예작품, 제품개발자로서의 공예가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오귀원(1956-)은 쓰고 버려진 못들을 모아서 못 머리에 금박을 입혀 하나하나 통에 담아 세웠다. 거대한 사회 속에서 소비되는 재료의 극히 일부분, 그 일부분을 다시 조정하여 예술로 만들어내는 작업을 보여줌으로써 작은 개인적 삶의 가치와 희망을 느끼게 한다.

장발_김대건 신부상_캔버스에 유채_각 60.5×50cm_1920
이순석_성수반_오석_23.3×22.3×10.5cm_1976

두 번째 소주제인 "종교와 미술"은 종교적 사고, 경험, 실제가 창작활동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개교 이래 미술대학은 가톨릭 미술 창작의 중심부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한국 가톨릭 미술의 대표적인 기관이었다. 초대 학장이자 한국의 대표적 성화가였던 장발(1904-1967)의 주도로 1954년 열린 한국 최초의『성미술전聖美術展』에 이순석(1905-1986), 김종영(1915-1982), 장우성, 김세중(1928-1986) 등 당시 본교 교수진 중 상당수가 출품한 사실이 이를 잘 보여준다. ● 위의 교수들 대부분이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서 이들의 작업에서 종교적 믿음은 중심적인 위치에 자리한다. 이순석의 「성수반」은 종교적 기능을 다하면서도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작품이고, 김세중의 「예수상」은 단순한 형태를 통하여 독실한 신자로서 작가가 지닌 절대자에 대한 믿음을 전달한다. 흰 한복 차림의 아이를 안은 여인의 모습으로 성모를 해석한 장우성의 「모자상」은 후에 가톨릭 신자가 되었지만 이 작품을 제작할 1954년 당시에는 종교를 갖고 있지 않았던 작가가 장발의 영향 하에서 성상을 전통미술의 형식 속에서 소화시킨 예이다. 같은 소재의 최종태(1932-)의 작업에서는 아이와 함께 있는 소녀의 순수함과 예수를 안은 성모 마리아의 성스러움이 동시에 느껴지는데, 독실한 신자인 작가의 성심과 감성의 구현이라 하겠다. 전시된 작품들 외에도 명동 성당과 혜화동 성당을 비롯한 여러 교회 미술의 사례에서 본교 교수진의 이름을 쉽게 발견할 수 있으며 바티칸에도 본교 교수진이 제작한 성화가 소장되어 있다. 이 전시에는 종교 미술품인 동시에 성물聖物이기도 한 이러한 교수진들의 작업들을 자료의 형태로 소개한다. 위와 같은 교수진의 활동은 조형적으로 뿐만 아니라 전쟁과 혼란을 겪은 사회를 향해 그 반대의 세계, 즉 절대적인 신의 세계를 조형적으로 구현했다는 점에서도 의의를 갖는다.

김종영_Work 68-1_청동, 나무_19.5×45.3×63.4cm_1968
민철홍_선(扇)_대리석, 동_높이 57cm_1994

세 번째 소주제인 "미술의 국제성"에서는 세계 미술 흐름에 합류하려고 했던 본교 미술교육의 또 한 측면을 조명한다. 미술도 시대의 사조에 따라 진보해야 한다는 교육이념은 본교 설립 시기부터 분명하게 제시되었는데, 사회 전반에 걸쳐 서구와의 격차가 상당했던 당시 상황에서는 국제 미술 조류와의 시간적인 편차를 좁힘으로써 국제적 동시성을 획득하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었다. 본교는 해외 미술 작품을 전시하고 교수진의 해외 연수를 장려하며 젊은 유학파 미술인들을 과감하게 교수진으로 발탁하는 등 교수와 학생 모두가 세계적인 흐름을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힘썼다. 그 중에서도 교내 해외미술전시의 효시가 된 1956년 『국제 대학교류 미술전』은 본교 추상미술의 전개와 관련해 언급될 만 하다. 이는 서구 추상미술 작품이 국내에 최초로 소개된 전시로서 규모도 출품작이 315점에 달한 대형전시였다. 본교에서는 한국 추상화의 선구자인 김환기(1913-1974)와 유영국(1916-2002)이 기초 도안 및 구성 교육을 담당했던 40년대 후반부터 추상미술 교육이 시행되고 있었는데, 출품작 대부분이 추상화였던 이 전시 이후 수업에서 추상미술이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되게 되었다. ● 예술로서의 순수 공예교육과 바우하우스 이념에 기초한 현대적 디자인 교육도 본교가 일찍부터 시행한 미술교육의 한 부분이다. 이는 권순형(1929-), 김정자(1929-), 민철홍(1933-)과 같은 초창기 교수진들이 자신들의 유학 경험을 교육에 적극적으로 반영함으로써 가능했다. 권순형은 순수 추상미술의 예술성을 도자에서 구현하여 순수 예술로서의 도예의 길을 열었고, 김정자와 민철홍은 기초 조형과정과 순수 기능주의 미학의 디자인 교육을 본교에 도입했다. 또한 디자인의 2세대 교육진이라 할 수 있는 조영제(1935-), 양승춘(1940-), 장호익(1949-)은 한국의 그래픽 디자인 및 인더스트리얼 디자인 분야의 선구자로서 그들의 작업은 한국 현대 산업사와 궤적을 함께 한다. 조소 전공의 경우, 1950년대 한국 추상조각의 시기를 연 김종영 이래로 60년대에는 한국 철조의 개척자 송영수(1930-1970)와 인체 조각에서 석고 소조에 이르기까지 조형성 탐구에 천착해온 최의순(1934-)이 강단에 섰고, 물질과 구조 탐구를 통해 조각의 새로운 형식을 추구해온 엄태정(1938-)이 80년대 초반 교수진에 합류하였다. 이 밖에도 기하학적 추상 작업을 전개해 온 하동철(1942-2006) 등 본교 교수진의 작품 경향은 20세기 후반 한국미술계 전반에서 가장 큰 흐름이었던 추상미술이 본교의 중심적인 조형이상으로 교육되었음을 보여준다. ● 위 교수진들의 작품과 함께 전시된 후세대 교수진들의 작품은 미술 자체, 또는 각 장르의 형식과 사고의 틀을 확장해가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이순종(1952-)의 조명 작업과 김수정(1967-)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드로잉 작업은 산업사회에서 지식사회로의 변화에 맞는 새로운 디자인 패러다임 모색을 강조하고 있는 디자인 분야의 흐름을 보여준다. 또한 도자 및 금속 공예에 있어서의 새로운 방향은 아시아와 유럽의 도자 예술 전통이 종합되어 있는 황갑순(1963-)의 작품과 작업 과정 자체를 작품의 주된 아이디어로 삼은 백경찬(1962-)의 「성장하는 그릇」에서 살펴 볼 수 있다. 회화 작품의 경우, 손으로 캔버스에 물감을 묻히는 김춘수(1957-)의 작업은 '무엇을' 그리는가에 대해서 보다 '그린다'는 것에 대해서 더 생각해보게 하고, 전통 한지인 장지에서 생기는 우연성을 살리는 동시에 깔끔한 색면 추상을 만들어내는 차동하(1966-)의 작업에서는 동양적/서양적이라는 이분법이 성립하지 않는다. 최인수(1946-)와 이용덕(1959-)의 조소 작품도 감상자가 미술 작품을 보고 인식하는 습관적인 방식을 환기시키는 작업들이다. 최인수의 작품은 작가가 만든 조형물과 그것이 놓인 공간까지를 새롭게 감상하게 하며, 이용덕은 양각 음각의 착시 현상을 유도하여 보는 각도에 따라 달리 보이는 입체물을 설치했다. 이 밖에도 심철웅(1958-)의 영상 작업에 이르기까지 디자인, 공예, 회화, 조소, 영상 등 각 장르에 있어서 전개되고 있는 조형 실험들의 여러 모습을 볼 수 있다.

노수현_산수_종이에 수묵담채_215.3×162.8cm_1975
강찬균_그라 개개갱 (♂)_스털링 실버_37×38×0.4cm_1998

네 번째 소주제 "전통과 정통"에서는 작품 창작의 규범 혹은 원칙에 관한 본교 미술교육의 측면을 보여준다. 미술 창작의 이념 및 원리와 관련해서는 시대와 지역을 달리하여 많은 이론들이 제시되어 왔는데 새로운 미술 형식을 접하고 세계미술의 조류에 합류하려는 이상과 동시에 미술의 정통 및 전통에 대해 교육함으로써 학생들이 섣불리 새로움에 경도되지 않게 하고 미술에 대한 명확한 관점들과 기술면에서의 엄격한 기본 훈련이 강조되었다. ● 미술교육이 이어온 한국 미술의 정통으로서는 조선 왕조 미술의 전통과 양화에 있어 고전주의를 꼽을 수 있다. 조선 왕조 미술의 전통이란 왕실 도화서의 화풍을, 고전주의 아카데미즘은 주로 일본유학을 통하여 수용한 고전주의적 사실주의 화풍을 의미한다. 노수현(1899-1978)은 조선왕조의 마지막 화원이었던 안중식(1861-1919)의 제자로서 궁중 미술의 화풍이 그를 통하여 대학교육에서 계승될 수 있었다. 그의 산수화에서 보이는 모필의 운용과 엄정한 형식미는 박세원(1922-1999)을 거쳐 동양화 교육 속에서 지속되고 있다. 문학진(1924-), 류경채(1920-1995), 김태(1931-)의 경우, 그들의 작품들은 각각 추상, 반추상, 구상으로 분류될 수 있겠으나, 그 출발점이 대상의 형태와 모델링에 기반한 고전적 아카데미즘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일상적인 주제를 조형적으로 일관성 있고 풍부한 화면으로 창출해 냄으로써 전통에 바탕을 둔 새로운 조형세계를 구축해왔다. ● 한국 현대 미술에서 취해야 할 전통이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는 본교 설립 초창기에 이론을 담당했던 김용준(1904-1967)의 문인화의 미학에서 구체화 되어왔다. 간결한 구도와 대담한 색채 및 필획으로 청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박노수(1927-)의 작품이 김용준이 중시했던 고담한 맛, 한아閑雅한 맛의 개성적인 해석이라면, 이종상(1938-)의 원형상 시리즈는 고대 분묘미술까지 거슬러 올라가 회화의 시원을 탐구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또한 유화가인 장욱진(1917-1990)의 후기 작품들에서 보이는 불교적, 도교적 성격은 전통 사상에서 삶의 진리를 추구한 작가의 생활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이 외에도 한국적 재료를 사용하여 단일 색조의 미묘한 변화에서 동양미학과의 접점을 제시한 정창섭(1927-), 전통에서 기법과 모티브를 발견하여 현대적인 예술로 되살린 김교만(1928-1998), 강찬균(1938-), 유리지(1945-) 등의 작업에 이어 사군자로 대표되는 전통 미학을 기반으로 개인적인 화풍을 선보이는 김성희(1963-)에 이르기까지 전통 미술에 대한 탐구는 정체성을 모색하는 현대 한국미술계의 공통된 관심사인 것이다.

최만린_작품0.91-10-1_청동_191×250.2×204cm_1991
신광석_자연-지리_백자토_40×40cm_2006

본 전시의 구성은 다섯 번째 주제인 "생명과 삶"으로 마무리 된다. 생활에서 발견하는 삶의 기쁨부터 지구에서 사라져 가는 생명체에 관한 애정, 대지와 함께 숨쉬는 자연물에서 느껴지는 경외감, 그리고 범우주적인 철학적 원리에 이르기까지 인간과 주변의 생명체, 그리고 존재 자체의 의미를 다루는 교수진의 작품들은 생명의 숭고함과 가치를 힘주어 말하고 있다. 또한 나 자신과 주변이 어떻게 상생하고 있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 김병종(1953-)과 신현중(1953-)의 작업에는 오늘날 자연 생태계와 생명에 대한 위기의식이 내포되어 있다. 김병종의 화면 속에서 격정적인 필치로 그려진 나무와 숲, 물 등은 작가의 눈 앞에 있는 대상이 아니라 돌아가고픈 시절 기억 속의 이미지들이다. 환경오염 때문에 사라져가는 도롱뇽을 거대하게 확대 재현한 신현중의 작업은 인간에 의해서 파괴되어 가는 생태계에 대한 자각을 촉구하는 목소리로서, 물리적인 힘이 생존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현대문명을 비판하는 발언이기도 하다. 한편, 장수홍(1947-)의 작업은 인내를 요구하는 인생과 야생화의 생명력에서 발견되는 관념상의 공통 주제를 탄탄한 구조를 가진 입체로서 시각화하여 보여준다. 신광석(1945-)의 작업에서도 역시 삶의 배경이 아니라 자신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삶의 원칙을 발견하는 곳으로서의 자연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장수홍과 신광석의 도예 작업은 생명과 자연의 보다 보편적인 가치를 제시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보다 더 확장된 차원에서의 생명성을 다루는 작업으로는 동양적 사유를 근간으로 하여 생명의 본질적인 차원을 형상화하려는 일련의 작업들을 들 수 있다. 「작품O.91-10-1」은 6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생의 개념을 형태화하는 가능성을 실험해온 최만린(1935-)의 후기 작품으로, 위를 향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는 에너지를 전달한다. 지난 20여 년 간 철, 브론즈, 돌 등의 여러 재료를 사용하여 생과 삶에 대한 비유적인 형상을 전개해 온 전준(1942-)의 근작인, 섬세하게 흙으로 상감된 부드러운 나무 조각들은 전시장 바닥에 여유롭게 놓아져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넓은 공간 속에 놓여진 작은 존재들을 관조하도록 이끈다. 생활일기를 보는 듯한 신하순(1965-)의 작품은 우리가 가족과 함께 살면서 경험하고 있는 느낌들-기쁨, 그만큼의 책임감, 견딜만한 삶의 무게를 생생하게 환기시키며 우리들의 삶을 감각적, 지각적인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 이번 전시의 출품작들을 보면 형식과 내용에 있어서 다양할 뿐만 아니라, 현실에 대한 비판의식과 현실을 넘어선 초월의 세계에 대한 탐구가 공존해 왔음을 보여주며 새로움과 변화를 추구하는 동시에 미술의 전통적 측면을 견지해 왔던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서로 상충되어 보이는 움직임이 병행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피교육자에게 여러 갈래의 방향을 제공하되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길을 찾아가도록 하는 창의적 교육을 의도했던 배경일 수 있겠다. ■ 오진이

Vol.20060926e | 대학과 미술-미술교육 60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