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E - PLANE

정현 조각展(OPEN STUDIO)   2006_1001 ▶︎ 2006_1014

정현 조각展_hole plane_정현 스튜디오_2006

초대일시_2006_1001_일요일_05:00pm

정현 스튜디오 오시는 길 / 시외버스 이용시 안성방면 대림동산 하차

정현 스튜디오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 마정리 100-37번지(안성 대림동산 내) Tel. 018_203_4823

정현의 구멍 ● 한동안 그의 작업을 스치듯 보아왔다. 정확히 말해서 최근까지 구멍을 뚫고 있는 그의 등을 보았다. 구멍을 뚫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뚫고 남은 부속들을 망치로 신나게 또는 힘겹게 두드린다. 산소마스크와 철판과 쇳가루가 섞인 커피만 아니라면 또는 그럴듯한 작업장만 아니라면 그는 영락없는 대장장이이다.

정현_hole plane 2006-1_철_62×96×9cm_2006
정현_hole plane 2006-3_철_61×88×7cm_2006

반복이라는 것이 얼마나 사람을 지치게 하는가를 당해보아서 안다. 정현은 4년째 그것을 하고 있다. 그리고 변한 것은 뚫은 구멍을 더 이상 막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통이 이루어졌다. 소통이란 말 그대로 막히지 않고 잘 통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소통하는 것들끼리 만나면 더 잘 통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 여기서 그의 작업에 관한 진정한 의구심이 발생한다. ● 그는 철을 다루는 조각가이다. 이렇듯 정의하기는 쉽지 않지만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 다섯번의 개인전을 하는 동안에도 그는 그의 색을 고집스럽게 지키고 있다. 단지 형태나 내용적 측면에서의 이야기가 아니라 진정 그다운 것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진실이다. 말하기는 쉽지만 진실로 작업을 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리고 변화가 더디다. 무언가를 쉽게 보내지 못해서 이다. 잠시 발을 빼긴 하지만 다시 돌아온다.

정현_hole plane 2006-8_철_55×86×9cm_2006
정현_hole plane 2006-12_철_55×81×10cm_2006

정현의 작업은 미니멀이 아니다. 그는 주어진 철판을 구석구석 어루만진다. 마치 그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재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인 것처럼 지극정성으로 어루만진다. 내가 생각하는 정통은 그의 행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보이는 것은 반복으로 이루어진 사각형의 철물이지만 아마도 백만번쯤 휘둘렀었던 그의 망치질의 행위가 진정한 반복이며 조각적 정통의 의미가 아닐까 한다. 작가의 의도가 적극적으로 배제되고 엄격한 자기 방어를 선행하는 것이 미니멀이라면 정현의 작업은 미니멀이 아니다. 그리고 평면적이지도 않다. 혹자는 액자처럼 벽에 걸리니까, 또는 평면적 요소를 지닌 입체라고 하지만 그의 작업은 지극히 조각이며 공간을 점거하는 능력을 지닌 입체물인 것이다.

정현_hole plane 2006-R1_철, 조명_41×41×10cm_2006
정현_hole plane 2006-L1_철_122×242×12cm_2006

그의 작업이 바닥에 놓이든 벽에 걸리든 간에 우리는 그의 작품 너머에 있는 풍경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친절하게 구멍을 뚫어 놓고 건너편을 넘어다 보라고 하지만 우리는 역시 그의 덫에 걸리고 만다. 들여다 보면 너머다 보이지만 작은 원들과 엄격한 사각은 단순한 소통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네가 아픈 것은 뚫리지 않아서 이다 라고 말하기 위한 것이다. ● 그래서 나는 정현의 작업을 1mm 앞에서 보기로 했다. 그의 작전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서... ■ 이길렬

Vol.20061002a | 정현 조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