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와 조합의 시간성-새로운 신화 찾기

2006 세오 7th 영 아티스트 이지은 개인展   2006_1012 ▶︎ 2006_1026 / 일요일 휴관

이지은_E.V.A_48.5×60×10cm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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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1012_목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목요일_10:00am~09:00pm / 일요일 휴관

세오갤러리 2층 서울 서초구 서초1동 1666-12번지 꿈을 꾸는 세오빌딩 2층 Tel. 02_522_5618 www.seogallery.com

이지은은 질료를 하나씩 쌓아가면서 지각된 시간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기억의 부분을 찾아 테두리를 정하면서 형태를 만들어 간다. 표현된 정물은 단지 테두리에 의해 형태로서 드러나 사물의 실체를 그리거나 조각한 것이 아니라 실체를 뜨고 난 틀의 형태에서 사물을 짐작하게 한다. 원색의 화려한 스폰지, 혹은 반투명비닐 PVC, 비단으로 된 테이프를 켜켜이 쌓아 일상의 사물들을 음각으로 조각한 작업들은 시각적 착시로 공간의 유희를 제공하고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 띠처럼 보이며 음각으로 파인 형태에 의해 만들어진 허구의 공간 속 그림자는 실제와 허구의 유희를 만들어내며 멈춰있으면서도 연속적으로 움직이는 착시를 통해 시공간의 흐름을 교란시킨다.

이지은_MEMORY OF STILL LIFE_E.V.A_48.5×60×10cm_2006
이지은_E.V.A_48.5×60×10cm_2006

이지은이 선택한 대상은 컵, 항아리, 주전자로 뭔가를 담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브제다. 이 사물들은 인류의 문화적 행위를 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있어 왔고, 먹고 마실 수 있는 그릇의 일상적 역할과 동시에 인간의 죽음을 담아내기도 하는 장식적이면서 주술적인 역사성이 깃든 기호로 작용한다. ● 동시에 그녀는 고흐의 정물을 비롯해 18세기나 19세기 명화 속에 등장하는 그릇들에 시간의 연속성을 부여함으로써 새로운 작업으로 재해석한다. 흔한 일상의 사물에서의 지각과 그 안에 들어있는 인류학적 기억이라는 시간적 상관관계를 사유해 내고 시각화 시키기 위해 질서와 통일감을 선택하였다. 작가의 현재라는 시점에서 출발 할 수 있는 질서와 통일이란 조형적 선택은 지속, 과정이라는 진행형을 의미하며 어디에서 끝마치든지 시간을 끝내지 않은 연속적인 흐름을 연상하게 한다.

이지은_E.V.A_15×15×26cm_2006
이지은_E.V.A_15×15×26cm_2006
이지은_E.V.A_15×15×27cm_2006

작가의 관념과 기호는 사물을 잘라내어 층층이 쌓아가는 행위로서 과거의 기억을 표현하고 동시에 미래를 위한 자리를 비워두고 있다. 그것은 사진의 음화처럼 윤곽을 드러내며 보이는 이미지 뿐만 아니라 기억의 연상 작용이라는 정신 활동까지 수반한다. ● 이지은은 아마 과거의 명화 속에서 혹은 그 이전의 선사시대부터 사용된 사물들을 통해 우리들에게서 잃어버린 신화적 의미를 다시 찾게 하는지도 모른다. 신화는 한번 이루어진 후에 다시 해체되고, 또 해체된 단편들이 다시 모여 새로운 세계를 이루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정보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많은 신화들을 잃어버렸거나 신화라는 의미조차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 완성된 작업에서 비어있는 공간으로 형태는 사라지지만 기억이란 외곽선을 붙여서 만들어낸 윤곽을 통해 빈자리로 혹은 꽉 채워져 보인다.

이지은_캔버스에 천_45×65cm_2006
이지은_캔버스에 천_45×65cm_2006
이지은_캔버스에 천_45×65cm_2006
이지은_캔버스에 천_45×65cm_2006

이지은은 이미 만들어진 인공적 재료에서 색을 차용한다. 특히 반투명 PVC로 된 작업은 항아리의 비워진 입면들이 모여 하나의 사각기둥을 만들고 그 안에 비닐과 비워있는 공간은 질량으로서 메탈 색 항아리를 담아내고 있다. ● 공단으로 된 비단띠들로 붙여 만든 평면 작업은 테두리색과 내용색의 다름을 이용한 착시 효과에 의해 속도감을 야기시킨다. 이지은은 보편적 의미의 색이 갖는 고유한 시간성이 너무나 추상적이어서 이미 만들어진 인공 색(기호)을 사용해 이 시대의 시간을 부여하며 층층이 인식하여 쌓아가면서 연속성의 개념을 시각화 시킨다. ● 이지은의 작업은 사물 자체의 성격을 기억의 대상에서 뿐만 아니라 현재의 존재와 미래의 위치지음 까지를 짐작하게 하며 환상적 요소가 존재하지 않는 현실 세계에서 만화나 마법 혹은 컴퓨터의 시뮬라시옹과 같은 다양한 시공간의 판타지 여행을 경험하게한다. ■ 김미진

Vol.20061012f | 이지은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