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ny_Furni展

책임기획_Project 셋   2006_1014 ▶︎ 2006_1028

김지혜_책가생필품도(冊架生必品圖)-blue_캔버스에 혼합재료_44×69cm_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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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1014_토요일_02:00pm

참여작가 김상진_김선심_이정희_김지혜_이진영_이진원_황혜선   후원_(재)인천문화재단

스페이스 빔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1367-14번지 3층 Tel. 032_422_8630 www.spacebeam.net

전시장 안에서 가구를 만나는 일은 '낯섦'과 '익숙함'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그것이 그려진 형태이건 놓여진 형태이건 화이트 큐브 안에 들어온 가구들은 나를 한참동안 머무르게 한다. 분명 오랫동안 보아온 가구들임에도 불구하고 전시장이라는 공간 안에 있는 가구들은 낯설고 어색하다. 이러한 감정들은 오히려 일상적 공간에 존재해왔던 가구들에 대한 친숙함과 편안함을 비로소 느끼게 해준다. 우리는 언제나 가구에서 신체를 떨어트리지 않는다. 가구가 없는 공간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으며 가구가 놓여있지 않은 공간은 아무런 의미를 갖지 않는, 사람이 이용하지 않는 공간이 되어 버린다. 인간은 가구에 기대서 먹고, 자고, 생각한다. 또한 내 몸이 가구에 비벼져 생긴 상처, 마모, 그리고 시간에 의해 바라진 색깔들은 가구들에게 특별한 연민과 애정을 갖게 한다. 가구는 인간을 위한 실용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요구받지만 무수히 많은 가구들 중에 우리가 무엇 하나를 고를 때 실용성과 예술성만을 기준으로 하진 않는다. 자신을 과시하고 포장해줄 욕망의 대용품으로 이용할 뿐만 아니라 반대로 이용가치를 상실한 가구임에도 불구하고 아련한 추억이나 애정으로 쉽게 버리지 못하고 망설이는 경우도 있다. 가구는 우리의 삶에 유용한 도구이면서 예술이고 욕망의 대상이면서 때로는 나의 신체의 일부와도 같다. ● 가구는 예술에 편입되었다가 빠져나오기를 수차례 반복한다. 장인의 숙련된 솜씨가 'ART'로 불린 시기에는 회화나 조각보다 가구를 만들어내는 기술이 우위를 차지했을 것이다. 자본주의사회에서는 축척된 부의 상징이며 명예의 상징으로서 가구는 예술의 한 분야에서 상품적 가치가 부각된다. 지금도 가구는 여전히 하나의 상품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20세기에 들어와 많은 예술가들이 산업에 기여해야 한다는 예술가적인 자부심에 의해 새로운 가구를 디자인하였고 뒤샹의 경우 자신의 작품에 실제적인 사물을 선택함으로서 이름 없는 실용적인 대상도 예술작품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미니멀리즘 작가들이 가구 디자인을 회화나 조각만큼 중요한 활동으로 여기고 흔히 화가나 조각가로 알려진 이들이 실제로 가구를 비롯한 일상용품 디자인을 자신의 작품 활동과 병행해왔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 예술 안에서 가구의 위치는 매우 혼잡하고 다양하다. 예술가들은 그것을 여전히 지켜져야 하는 숭고한 장인정신의 산물로서 인간의 노동력에 기대 만들기도 하고, 규격화되고 상품화된 가구의 예술적 가치를 회복하기 위한 대안적인 art-furniture를 보여주기도 한다. 가구는 회화의 정물로 계급과 부, 명예를 기호화된 욕망의 대상으로 혹은 단순한 사물에서 뛰어넘어 연민과 애정 등 감정의 대상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 작가들에게 있어 가구란 단순한 사물로 머무르지 않는다. 자신이 이용하는 가구를 직접 깎고 만드는 작가들을 볼 때 그것이 자신의 작업과 분리시키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 그림을 그리거나 혹은 형상을 조각하는 유희적 과정과 가구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서로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 자신이 머무르는 공간에 대한 관심은 그 공간을 채우는 가구들을 통해 드러난다. 작가들에게 있어 매우 사적인 공간인 작업실은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맞는 가구를 만들어 내거나 적절하게 배치하는 것에 관심을 갖게 한다. 이처럼 작업실 내의 가구에 대한 관심도 작가들이 가구에 주목하는 이유가 아닐까 한다. 또한 최근 일상성에 대한 관심 또한 가구를 특별하게 바라보게 한다. 일상에서 매번 부딪치는 가구는 무기력하거나 고정된 일상적인 삶을 잘 드러내는 소재의 하나일 수밖에 없다.

김상진_Blue Table For 4 People_나무, 철_55×55×67cm_2006

김상진은 사적이면서도 반면에 공적인 가구의 성격을 보여준다. 가구는 개인적인 소품을 넣거나 개인적인 공간 안에 놓여지는데 이것은 타인의 이용을 금지한다. 하지만 공적인 공간 안에서의 가구는 사람들을 집합시킬 뿐만 아니라 가구를 공동의 소유로서 불특정 다수에게 이용을 허락한다. 이렇듯 김상진은 가구가 갖고 있는 사적이면서 공적인 상이한 두 성격을 보여준다. 분명 개인의 편리를 위해 이용되어야 하지만 가구는 타인의 개입으로 이용이 제한되며 타인과의 신호를 통해 자신과 타인의 이용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김선심_검은꽃_장지에 아크릴채색_214×150cm_2005

김선심은 싱크대이라고 하는 특정사물의 의미에 주목한다. 집이라고 하는 가족 공동의 공간 안에서 부엌은 모든 가족들이 필수적으로 이용하는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나 아내 등 여성들에게는 가족들을 위한 책임과 의무를 느끼게 하는 공간이다. 부엌에 자리 잡은 싱크대는 가족들이 먹고 남은 음식 찌꺼기와 더러운 식기들이 가득 쌓여있다. 살림을 하는 여성들에게 그것은 단순히 금방 치워버리면 마는 것이 아니라 매일 매일 되풀이되는 막중한 노동의 힘겨움을 드러낸다.

이정희_정물-소파_천에 바느질_111×143cm_2003

이정희는 캔버스 위에 가는 실로 가구를 짠다. 텅 빈 듯하지만 서서히 들어나는 가구의 형태는 단순하면서도 명료하다. 짜여진 실의 얇은 도드라짐이 음각을 형성하고 우리는 그려진 선에서 보다 더 강한 호소력을 실에 짜임에서 느낄 수 있다. 모든 표현을 포기하고 가구의 테두리만을 보여주는 이정희의 작업은 실의 유연함과 섬세한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일상적 공간 안에서 스치고 지나간 가구에 대한 형태와 그것을 마주대하는 우리들의 감정들을 떠올리게 한다.

김지혜_책가생필품도(冊架生必品圖)-yellow_캔버스에 혼합재료_44×69cm_2005

김지혜의 책가도는 전통과 현대의 교차지점에 있다. 한국전통미술에 등장하는 가구 그림 중 대표는 책가도이다. 유교적 이념과 학문적 정진을 위해 그려진 책가도는 현대에 들어와 김지혜에 의해 그 의미의 연속과 단절을 경험하게 한다. 여전히 전통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을 유지하되 현대화된 기물과 원색적인 색채는 책가도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보다는 책가도는 여전히 재현되지만 더 이상 상징적이지 않은 전통적 일 수 없는 재설정된 전통화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진영_Modelhouse_컬러인화_300×250cm_2004

이진영의 작품 속에는 모델하우스가 등장한다. 모델하우스라는 공간은 사람들이 꿈꾸는 집의 모습을 보여주며 구매를 부추긴다. 근사하게 꾸며진 거실이나 부엌은 일반적으로 거의 현실화되기 어려울 정도로 잘 꾸며져 있다. 매우 이상적이지만 어딘지 낯선 모델하우스라는 공간에 추상적으로 보이는 이진영의 회화작품에 놓여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일상적 현실보다 낯선 모델하우스, 그 안에 걸려진 이진영의 회화는 모델하우스라는 공간과 그 안에 놓여진 가구들과 소품들을 낯설고 이질적으로 느끼게 한다.

이진원_붉은 소파_장지에 수간안료_132×160cm_2003

이진원의'붉은소파'에는 하얀 캔버스 위에 덩그러니 붉은소파 만이 놓여있다. 피를 연상시키는 붉은색의 안료는 무생물의 가구를 하나의 생명체로 느끼게 한다. 이진원의 붉은소파를 마주보는 순간 가구라는 대상에 대한 이해를 넘어 개인의 감정이 자극된다. 섬뜩해 보이다가도 우울해 보이는 소파는 단순한 사물이지만 작가의 감정이입, 한 개인의 감정이입을 통해 고정된 사물에서 벗어나 감정을 갖거나 유동적으로 사물을 바라보게 한다.

황혜선_Still Life_나무, 유리에 드로잉_94×47×47cm_2004

황혜선의'still life'은 가구와 오브제 사이에서 우리를 혼동시킨다. 바퀴가 달린 테이블처럼 보이다가도 겹겹이 쌓인 유리사이로 보이는 사물들의 라인으로 우리는 그것이 가구인지 오브제인지 생각하게 한다. 가구는 실용적으로 이용될 뿐만 아니라 놓여지는 것만으로 오브제와 같이 장식적인 목적을 동시에 수반한다. 황혜선의 작품은 오브제화 된 가구, 가구화된 오브제와 같이 가구와 오브제의 불분명한 경계를 보여준다. ■ 프로젝트 셋

Vol.20061014b | Funny_Furni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