定着된 像 Established Statues

갤러리 에스피 이전개관展   2006_1019 ▶︎ 2006_1115

김봉태_Window Series Ⅱ_알류미늄에 폴리우레탄 페이트_122×112cm_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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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1019_목요일_05:00pm

1부 / 2006_1019 ▶︎ 2006_1031 김봉태_박서보_윤명로_이봉열 2부 / 2006_1102 ▶︎ 2006_1115 김구림_이강소_이석주_한만영_한운성

갤러리 에스피 서울 강남구 신사동 524-36번지 SP빌딩 Tel. 02_546_3560

갤러리SP는 사옥의 이전 개관을 기념하여 한국현대회화 1, 2세대 대표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한 전시 『定着된 像 (Established Statues) 展』을 개최합니다. 본 전시회는 갤러리SP의 새로운 출발과 한국미술이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는 것을 연관지어봄으로써, 한국미술의 역사를 회고하고 더 높은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며 앞으로 한국 미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보려는 취지에서 기획된 것입니다. 한국 현대미술의 토대를 마련하고 그 가능성을 확장함에 있어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온 작가들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1부와 2부로 나누어 진행됩니다. ● 현대 미술에 있어서 하나의 경향으로 정착되려면 20~30년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고려해볼 때, 한국현대미술이 시작된 이후 50여년이 지난 오늘의 시점에서 현대회화 1, 2세대의 형식과 내용은 정의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본 전시회는 한국현대미술에서 주목할만한 대표 작가들의 작품들을 조명하고자 합니다. 김봉태, 박서보, 이봉열, 윤명로, 김구림, 이석주, 이강소, 한만영, 한운성의 다양한 회화 작품을 아우름으로써 한국현대미술의 특징들을 총체적으로 살펴보고, 동시대 한국회화의 시작 및 전개 과정을 역사적으로 정리해보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 갤러리 SP

박서보_ECRITURE 060717_캔버스에 한지, 혼합재료_130×162cm_2006
윤명로_아니마 MVI-720(Anima MVI-720)_마포에 아크릴, 철분_90×145cm_2006
이봉열_무제공간 0311_캔버스에 혼합재료_100×200cm_2003

Bridge the Gap"새로운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들 가운데 하나는 틀림없이 불연속성(discontinuous)의 이동일 것이다. 즉, 장애물을 실천으로 전환할 수 있는 통로, 그리고 그 외적 조건으로 환원해야 하는 역할은 -더 이상 불가능 할지 모르지만- 워킹 컨셉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역사가들의 담론과 동화하는 것이다."(Michel Foucault, 1969) ● I. 2000년대를 들어서면서 우리 미술계에서 한국현대미술을 다시 읽어보려는 시도가 꾸준히 전개되고 있다. 그 시도의 편차는 차치하고라도 90년대 물밀듯이 들이닥친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소화불량에 걸렸던 한국미술계가 이제는 진지하게 한국현대미술의 흐름에 대한 재점검의 자세를 갖추었다는 것은 한국현대미술계의 미래를 위하여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한국미술계의 변화과정은 한국사회 발전과정과 그 맥을 같이하고 있다. 해방 이후 한국사회는 성장시대의 특징인 고정 목표 추구와 규칙준수 그리고 집단적 행위 양식에 의해 발전해왔다. 계획이 우선했던 한국사회의 근대화 프로젝트는 이러한 경제 정치학적 환경에서 수입된 서구 모더니티에 의해 재조정된 문화와 전통문화의 갈등 관계를 낳았다. 그리고 곧 이러한 서구적 근대화에 의한 정체성을 확립할 여유도 없이, 세계화 물결과 함께 또 다른 '현실'에 직면하게 되었다. 성장시대의 가치관이 퇴색되며 이른바 글로벌 컬쳐 혹은 유동성 문화의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가변성, 유연성, 이동성의 의미를 모두 함축한 글로벌 문화는 왜곡된 근대를 살아온 한국사회를 선택의 여지도 없이 또 한 번 세계화의 동요 속에 몰아 넣었다. 한국미술계를 포함한 한국사회는 이렇게 스스로 어떠한 정체성을 확립할 시간적 여유조차 갖지 못한 체 정신없이 질주만 해왔다. 한국미술계 혹은 사회라는 커다란 테두리 안에서 이런 이야기를 해서 그렇지 사실 작가를 포함한 사회구성원 개개인이 이러한 상황에 처해있는 것이다. 그래서 무분별한 질주가 어느 지점에 이르면 우리에게는 느리게 가기, 소통하기, 잠시 멈추기 등의 '산소'가 필요하게 된다. 이 산소공급의 시기를 바로 현재 우리가 지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질주에 반하는 느리게 가기 그 자체가 중요하다 기 보다는 어떻게 느리게 가느냐, 또 무엇을 소통하느냐 보다는 어떻게 소통하느냐라는 것이다. 그 동안 한국미술계의 문제는 소통의 부재를 인식하며 소통을 만들어야 한다는데 너무 집착해있었던 것 같다. 우리가 여기서 들뢰즈와 가타리의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현재 우리는 소통을 결여하고 있지 않으며 오히려 소통이 과다하고 그래서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과제이며, 이것이 바로 오늘날 예술가들의 몫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요사이 한국미술계의 과도기적 상황에서도 그 동안 단절과 동요 그리고 불안감의 표출로 인해 극단적인 입장들이 대두되고 있기도 하다. 물론 이러한 태도들만이 존재하고 향후 전근대적인 입장으로 되돌아가는 현상이 벌어진다면 심각한 일이겠지만, 최근 이루어지고 있는 한국현대미술 재점검에 대한 다양한 기획들을 살펴보면 무조건적인 한국적 정체성 고집현상으로 치닫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는 않다. 일단 21세기의 세계화라는 거부할 수 없는 대세를 아우르며 한국현대미술의 전개과정을 연구하고 현재의 위치를 분석하며 미래를 생각해보려는 긍정적인 움직임들이다. 어쨌든 현재 한국미술계는 보이지 않는 단절과 불안감으로 인해 벌어질 대로 벌어진 틈새들을 메꾸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가는 맥을 형성하기 위한 다각적 시도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

김구림_음양5-5 93_캔버스에 디지털 프린트, 아크릴채색_144.5×112cm_2005
이강소_From An Island-06136_캔버스에 유채_130.3×162cm_2006
이석주_사유적 공간_캔버스에 유채_91×116.8cm_2005
한만영_Reproduction of time-yellow line_박스와 철사, 아크릴채색_138×92×6.5cm_2004
한운성_Five Tomatoes_캔버스에 유채_75×200cm_2005

II. 이러한 컨텍스트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다시 읽기를 제안하는 갤러리 SP의 『定着된 像 전(Established Statues)』의 의미를 찾아 볼 수 있다. 또한 『定着된 像 전(Established Statues)』은 갤러리SP의 이전을 기념하며 기획되었으며, 90년대 한국 현대미술계와 함께해온 갤러리SP의 역사 그리고 새로운 장소로의 이전과 그 미래에 대한 청사진이라는 점에서 더욱 더 의미 깊은 전시라 하겠다. 갤러리 SP는 90년대 중반부터 판화를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했지만, 10여년 동안 한 장르 혹은 매체에 국한하지 않고, 예술에 대한 본질적 이슈들에 주목하고 꾸준하게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한 전개에 관심을 가지며 갤러리SP만의 활동영역을 확장해왔다. 20세기 현대미술사의 전개를 살펴보면 많은 작가들이 판화 및 평면 작업의 특성을 활용하여 현대미술의 새로운 형태를 제안한 사례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으며, 현재도 작가들에게는 여전히 이러한 장르의 특성과 그 가능성은 유효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스트모던한 시기를 지나고 있는 우리에게 판화 혹은 평면이라는 특정 장르나 매체를 고집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오늘날 미술의 핵심적 문제를 빗겨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즉, 글로벌 시대를 맞아 포스트모던한 논의가 무르익고 있는 현재 예술가들의 고민은 장르나 매체의 구분 혹은 영역확립 보다는 바로 우리의 존재 방식은 어떤 것일 수 있으며, 존재 방식을 어떻게 생산해 내고 있는가, 그리고 그것이 추구하는 것과 의미는 무엇인가에 관한 것이다. 이것은 국적과 관계 없이 오늘날 모든 예술가들의 질문들이며, 이들의 활동 영역과 태도이고, 이들이 생산하는 예술적 가치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 90년대 중반에 시작해서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그 동안 갤러리SP는 새로운 변수들을 만나 변화하고 발전해 왔으며 이제 미래를 향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 새로운 장소에서 차세대 주역들을 발굴하고 소개하고자 하는 갤러리SP가 기획한 『定着된 像 전(Established Statues)』이 바로 한국미술계의 역사를 존중하며 동시에 현장에 열려있는, 과거와 현재의 단절을 연결하고자 하는 갤러리SP의 방향에 대한 확고한 의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 번 전시에 소개된 김봉태, 박서보, 윤명로, 이봉열, 김구림, 이강소, 이석주, 한만영, 한운성은 30여년 동안 진지하고 꾸준한 예술활동을 통하여 한국 현대미술을 이끌어 온 주역들이다. 이들은 50년대 급작스럽게 탄생된 한국적 모더니즘의 컨텍스트에서 미술의 근본적인 질문들을 해결하기 위해 실험적인 시도들을 전개했고, 이들이 만들어 온 역사가 바로 오늘날 한국현대미술의 중요한 맥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굳이 여기서 필자가 이들의 작품세계를 위하여 한국미술의 모더니즘, 평면성 혹은 구상과 추상에 대한 이론적 근거들을 다시 언급하지 않아도, 이 작가들의 예술적 가치는 이미 전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현대미술계 전개 과정의 초석이 되었고 이제는 다가 올 한국현대미술계를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갤러리SP는 『定着된 像 전(Established Statues)』을 기점으로 한국미술계의 과거와 현재 사이에 보이지 않는 단절로 인하여 벌어진 틈새를 연결하고, 차세대 작가들의 새로운 시도들과 그 가능성을 발굴하는 공간이 되고자 한다. 이렇듯 갤러리SP의 현재와 미래는 이제부터 새로운 공간에서 만들어져 갈 것이다. 오늘날 우리 미술계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미술 공간들이 생겼다가 사라져버리고 또 다른 공간이 탄생하고 있으며, 또한 현장의 젊은 작가들의 경우도 그들의 재능과 에너지에도 불구하고 혜성같이 나타났지만 언제 사라질 지 모르는 게 오늘날 미술계의 현실이기도 하다. 이러한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갤러리SP가 그리는 청사진이 우리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가 중첩되어 이어지며 새로운 이야기들을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연속성'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속성의 정신을 오래 오래 간직하며 갤러리SP가 한국 현대미술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다리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에너지가 가득한 지속적인 공간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 김성원

Vol.20061019a | 定着된 像 Established Statues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