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mance ....."Love 虛"

유혜란 드로잉·설치展   2006_1024 ▶︎ 2006_1030

유혜란_혈기 왕성한 하트들_혼합재료_가변설치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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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1024_화요일_07:00pm

갤러리 유성 대전시 유성구 궁동 469-1번지 Tel. 042_823_3915 www.moranmuseum.org

유혜란의 두 번째 개인전 주제는 '로맨스'다. 여기서 로맨스란 그녀 자신에 의하면 '누군가와 자신의 사랑이야기'다. 이 사랑이야기는 마음의 방이 텅 비어 쓸쓸한 한 여자가 그녀와 꼭 맞는 누군가를 찾아나가는 이야기다. 그녀가 찾는 누군가는 텅 빈 자신의 마음의 방을 꼭 맞게 메워주는 순수한 영혼이요, 그럼으로써 불안전한 자신을 완전한 전체로 만들어 줄 존재다. 이 사랑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에 앞서 그 이야기를 가능케 하는 동인이 결핍이라는 점에 주목하기로 하자. 그것은 어떤 결핍인가? 첫 번째 개인전 『우리 집에 놀러와~~~』서문의 한 구절은 그 물음에 답할 단서를 제공해준다.

유혜란_마음 깁이_혼합재료_가변설치_2006

"남편이 있다. 과거의 가족과 떨어져 지내기 위해 선택한 이 사람도 가족이라는 형태로 만나니 똑같아진다. 남편은 집에선 가구와 같은 사람으로 화석이 되어간다. 전설 속의 인물이었던가?" ● 모든 로맨스의 궁극적인 도달점은 사랑하는 그와의 행복한 결합, 즉 결혼이다. 결혼에 이어 사랑스러운 아이가 태어난다. 그리고 그 속에서 그녀는 숭고한 사랑을 키워 갈 것이다. 그러나 그 막바지 지점에서 예기치 않던 균열이 발생했다. 영원할 것이라 기대했던 결속은 와해되고 화석화된 남편으로 표상되는 부재, 결핍이 시작된 것이다. 이 균열 위에서 그녀는 결속이란 본래 현실을 살아가기 위해서 스스로 부여하거나 부여된 환영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러한 깨달음과 더불어 보다 순수한 관계, 결핍을 메워줄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이 그녀를 엄습한다. 하지만 그녀의 의식은 여전히 아이와 남편, 자신이 살아가는 가정의 사랑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하여 그녀는 그로부터 벗어나는 대신 "우리 집에 놀러오라고" 손님을 초대하기로 했다. "그들에게 집을 보여주고 그들과 이야기하면서 그 누군가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아니면 적어도 자신을 돌이켜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기대가 바로 '자신과 꼭 맞는 누군가를 찾아 나서는' 유혜란式 로맨스의 시작이다. ● 여기서 내가 유혜란式 로맨스라 표현한 것은 그것이 다른 모든 로맨스와 다른 방식으로, 즉 '연애→결혼→가족'이라는 로맨스의 정형화된 진행경로를 역행하는, 로맨스가 끝난 지점에서 시작되는 거꾸로 된 로맨스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그녀는 로맨스의 궁극적인 도달점이 부재·결핍임을, 그리하여 로맨스는 현실에서 존재할 수 없다는 것, 즉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 "자신의 것도 어찌하지 못하면서 타인의 마음을 잡아 놓는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고 어찌 어찌하여 신비한 매력으로 누군가의 마음을 일시적이든 좀 길게든 잡아 놓는다고 해서 그 마음을 어찌 그녀의 방으로 데리고 와서 함께 영원히 아름답게 살게 할 수 있단 말인가" (유혜란)

유혜란_파랑방....봄_혼합재료_가변설치_2006

바닥엔 초록의 풀들이 깔리고 어릴적 소녀가 꿈꾸는 사랑에 대한 동화적 이미지들이 아이들의 놀이기구와 그림이미지와 함께 설치됩니다. 제 전시는 천벙부터 바닥까지 전부 집요하게 한 칼라로 채워집니다.

유혜란_빨강방 ... 여름_혼합재료_가변설치_2006

여인의 마음이 표현됩니다. 처음 화장과 여자의 옷을 입고..외모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사랑에 대한 열정이 표현됩니다. 바닥엔 방울 토마토가 깔리고 벽엔 화장품이나 옷과 함께 선홍의 붉은 이미지의 꽃들이 설치됩니다.

유혜란_노랑방....가을_혼합재료_가변설치_2006

사랑을 얻으려했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남녀의 다름을 꺠닫게 되어 벽엔 남여의 얼굴 드로잉이 500여점이 천장부터 바닥까지 벽지처럼 붙여집니다. 바닥엔 노랑의 은행잎들이 깔립니다.

유혜란_하양방....겨울_혼합재료_가변설치_2006

사랑이 전부 사라진 후의 잔여물들을 상징하는 하양의 소금이 깔린다.. 그 가운데엔 옛날의 괘짝이 열려져 있고 그 안엔 주사기들이 담겨져 있다.. 벽엔 흰색의 빈액자 100개가 십자가 형태로 걸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끝엔 그래도 다시 봄으로 돌아온다는 의미로 초록의 화분이 함꼐 합니다....

유혜란_검정방.... 어우르기_혼합재료_가변설치_2006

결국 이 모든 4계절을 다 한 마음 속에 품고 있으면 그것이 보석이 된다는 의미로 전시장 전체를 하트모양으로 둘러싸게 됩니다. 그 벽면엔 옛 영화의 한장면처럼 흘러가는 의미로 영화속 이미지들이 걸리게 됩니다. 그 안의 방 4개들이 선명한 색으로 보석처럼 보이게 됩니다.

그러나 불가능하다고 로맨스를 중단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거기에 빠져들지 않으면, 결핍을, 부재를 그리고 권태로운 일상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또 그것을 중단하는 순간 지금 여기있는 나 아닌 진정 다른 '나'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접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 진행되는 로맨스는 비극이며, 괴이하고 절망적이며 무모한 몸짓이다. 다 합쳐 1000여장에 이르는 남녀 배우의 사진을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옮겨 그리거나 영화 속 로맨틱한 장면을 계속해서 수집하는 일들 말이다. ● "몇몇 그림들은 눈이 한 짝만 있다.... 한 쪽만으로도 살 수 있는 인간이 두 쪽이 다 필요한 이유는 균형감각을 위함이라지.... 일단 누군가를 가슴에 품게 되면 균형을 잃게 된다.................................... 몰입의 즐거움보단.... 위험이 더 클지도...............하지만 삶에서 위험을 감수한 자만이 얻을 수 있는 것도 있겠지...."(유혜란) ● 이렇듯 유혜란의 로맨스들은 괴이하고 절망적이고 무모하지만, 그것들이 한데 어울려 배치될 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즉 작은 로맨스가 다른 작은 로맨스들과 어울려 벽면을 가득 채울 때, 그 각각의 것들이 색채와 더불어 이루는 가변적이지만 반짝반짝 빛나는 네트워크는 폐쇄적인 회로를 대신할 새로운 친밀성의 영역을 구성한다. 이러한 영역에서 개별 영역을 구분하는 경계선은 뭉뚱그려지고 혼융된다. 이렇게 경계가 무화된 영역은 우리를 모든 것들이 분화되기 이전 카오스의 시간대로 옮겨 놓는다. 그리고 이러한 카오스의 시간대에 자리하는 사람 사이의 어둠, 혼효, 무정형의 어떤 것들로부터 우리는 다시금 진정한 관계에 대해 물을 수 있다. 진실이면서 또한 거짓이고 거짓이면서 동시에 진실일 수 있는 열린 관계 말이다. 이러한 열린 관계야말로 실은 모든 로맨스가 시작되고 계속되는 근원이자 동인이 아닌가! ● "어느덧 그녀의 마음에 보석이 생겨서 반짝 반짝 빛납니다.......사람들은 반짝이는 것을 보기 위해 그녀를 찾습니다. 그녀는 그들을 자신의 방으로 초대합니다. 그 보석을 꺼내어 그들과 함께 만지고 보고....느끼면서 행복의 가능성을 발견합니다...." (유혜란)홍지석

Vol.20061023b | 유혜란 드로잉·설치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