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의 일기 Fictitious Dairy

윤병운 회화展   2006_1025 ▶︎ 2006_1031

윤병운_같은꿈(Same Dream)_캔버스에 유채_194×391cm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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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1025_수요일_06:00pm

갤러리 아트사이드 서울 종로구 관훈동 170번지 Tel. 02_725_1020 www.artside.net

일상과 환영 ● 인간의 삶에 스펙트럼이 있다면 그 극과 극은 생존과 유희가 될 것이다. 생존이라는 가장 기초적인 삶의 단위에서 이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기 위해 삶을 영위해간다. 이 영위 속에서 만남이 있고 이상한 삶의 여행이 있고 과정과 역사가 생기며 유희라는 여유도 피어난다. ● 예술은 그러나 단순한 여유만은 아니다. 그 안에는 세상에 대한 온갖 시선과 성찰, 그리고 고통, 환희 등의 감정과 사상들이 복잡하게 녹아있다. 더욱이 예술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해볼 때 예술은 우리 삶의 편린으로부터 잠시 벗어나게 해주며 고통을 무르게 해준다는데 있다. 니체가 예술을 도피(escape)와 도취(intoxication)로 파악한 것은 이러한 취지이다. ● 윤병운의 예술작품은 도피와 도취가 뜻하는 예술의 기치가 그대로 녹아있다. 바다와 토르소, 자동차와 큐피트의 조각 등은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대상이지만 윤병운의 의도에 의해 전혀 다른 범주로 이행해버린다. 그가 보는 주제는 의식과 기억, 그리고 꿈이다. 실재(real)의 소재를 환영(illusion)의 주제로 변용시키는 것이 윤병운의 일관된 작업의지이다. 예술에서 소재(matter)와 주제(subject)는 천양의 차이가 난다. 소재는 예술가가 차용하는 단순한 대상이자 모티브이며 주제야말로 예술가가 보았던 세계에 대한 의식의 총체적인 색채이기 때문이다. 윤병운의 회화에서는 일상의 세계와 환영의 세계가 구분되지 않는다. 그런데 가끔은 우리가 객관적이라고 믿는 삶이 시간이 흐르면서 애매하게 뭉뚱그려져 모호한 잔상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일상의 편린 속에서 느꼈던 자기 감정을 명료하게 그려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윤병운이 이야기하는 것은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우리의 의식은 변할 수 밖에 없으며 지난 과거 또한 주관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삶이 진행될수록 자기 삶의 과거는 "새로운 과거(newly obtained past)"가 된다.

윤병운_침묵의 대화(Conversation of Silence)_캔버스에 유채_131×227cm_2006
윤병운_레테의 날개 (the Wings of Lethe)_캔버스에 유채_90.9×65cm_2006
윤병운_기억흔적 (Memory Trace)_캔버스에 유채_162.2×97cm_2006

우리의 일상은 고통스러울 수도 있고 즐거울 수도 있다. 그 모양이야 어떠하던 진행되는 삶 속에서 새롭게 변하는 것이 우리의 기억이며 의식이자 과거이다. 애초에 일상의 감정은 환영과 구분될 수 없음을 윤병운은 예술로 보여준다. 레떼의 망각 속에서 다시 솟아오르는 날개야말로 "과거"는 "새로운 과거"라는 희망의 메시지이다.

윤병운_침묵의 대화(Conversation of Silence)_캔버스에 유채_37.9×45.5cm_2006
윤병운_기억흔적 (Memory Trace)_캔버스에 유채_60.6×90.9cm_2006
윤병운_꿈의 흔적 (Trace of Dream)_캔버스에 유채_100×100cm_2006

끝으로 윤병운의 회화를 보면서 13세기의 미학자 로버트 그로스테스트(Robert Grosseteste)의 명언을 인용하고 싶다. 그는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묻지 말라. 아름다움을 찾을 때 물리적 개념이라는 어두움과 미혹의 구름이 당신 앞에서 처음 빛났던 명료한 형상을 어지럽힐 것이기 때문이다(ask not what beauty is, for at once the darkness of physical notions and the clouds of delusion will come forth and trouble the clear image which at first sight shone forth for you when the word beauty said) "고 말한다. 참으로 윤병운의 회화의 놀라움은 말로 생각하고 이해하기 보다는 처음 눈앞에 대하던 상쾌한 기분의 공기를 그대로 들여 마실 때 더욱 극화되기 때문이다. ■ 이진명

Vol.20061025c | 윤병운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