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유리이야기

강희경 유리회화展   2006_1018 ▶︎ 2006_1202

강희경_교감_유리에 샌딩_43×27cm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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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1018_수요일_05:00pm

서울대학교 언어교육원 카페 판코 서울 관악구 신림동 산56-1번지 Tel. 02_880_5552 fanco.snu.ac.kr

봄꽃을 바라보다-2006.4 ● 하루가 다르게 푸른색으로 변해가는 창문 밖을 바라보다보면 무안해질 지경이다. 4월의 마지막 주, 장식이나 한 듯 진달래꽃은 나의 눈을 적셔 심장을 연분홍빛으로 호사시킨다. 꽃을 바라보다 망연자실하여 한없이 딴생각에 잠긴다. 이 느낌, 연한 빛깔들이 서로 뒤엉켜 작정하고 가는 걸음을 붙잡아 끝내 서럽게 만드는, 거부할 수 없는 생명감으로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하는 저 향내, 저 빛깔.......어느 지독한 영혼이 그 곁을 무심히 지나갈 수 있을까. 설사 지나 간다할지라도 그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그의 무의식으로부터 생생한 기운, 한 자락쯤은 전해 받지 않을까...

강희경_위로_유리에 샌딩_31×33cm_2005
강희경_위로(저녁빛)_유리에 샌딩_43×27cm_2006
강희경_젊음을 토해내다_유리에 샌딩_34×27cm_2006

작업일기-2006.7.15 ● 모질게 경직된 얼굴이 빗방울 속에서 혼미해진다. 마지막 장마라 하던데 4일 연속 올 예정이란다. 내내 섭섭하기도 하고 밀려놓은 빨래를 보니 해가 그립기도 하고....여기저기 산속에서는 수해를 입은 원망의 눈빛들........서있지 못할 만큼의 현기증을 느끼지만 두통약에는 손이 안 간다. 벌려 놓은 일들과 해야 하는 일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작업을 생각하는 맘속까지 빗방울이 내리치고 있다. 나는 살아 있다. 그러므로 작업을 해야 한다. 어느 햇살 좋은 강줄기 옆에서 버드나무를 지붕삼아 누워 있다. 근심 하나 없는 얼굴을 하고 고요하게 일렁이는 물줄기를 바라보면서 분에 넘치는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

강희경_조명박스 설치_2005
강희경_창문에 설치_2006
강희경_휴식_유리에 샌딩_27×34cm_2006

작업일기-2006.9.24 ● 우연히 시작된 유리와의 만남.......그리고 사람들.......그 안의 또 다른 감성.......내가 처음 유리작업을 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아직도 그날이 생생하게 기억된다. 유리작업이 주는 신선함은 나를 어떠한 환경에서도 강하게 했다. 모래벌판에 마른 치맛자락을 휘날리며 당당히 뿌리를 내리며 어떠한 바람과 물살에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억새풀처럼.......나는 이 땅에서 숨을 쉬고 있다. 독일에서 유리작업을 4년 동안 했고, 그리고 다시 한국에서 억새풀마냥 외롭게 유리작업을 한지 4년이 되었다. 어둠을 빛으로 바꾸기까지, 그리고 그 빛에 나의 이야기를 담기까지 나는 아마도 수도 없이 유리와 무언을 대화를 했을 것이다. 창문 안으로 들어오는 한 자락의 빛만 느낄 수 있어도, 유리작업은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 강희경

Vol.20061029a | 강희경 유리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