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change and reflection

권인경 수묵展   2006_1101 ▶︎ 2006_1114

권인경_변화 그리고 반영_고서에 수묵_162×130cm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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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1101_수요일_06:00pm

문화일보 갤러리 서울 중구 충정로 1가 68번지 Tel. 02_3701_5760

"삶 속에서의 도시풍경과 그 변화의 모색" ● 수묵화의 세계는 모든 색상을 부정하고 수묵 단색으로 붓을 휘둘러 고도의 정신성을 발휘하는 것으로 그 형식이나 내용에서 선종(禪宗)의 정신과도 직결 된다고 할 수 있다. 당대(唐代)의 대화가 왕유(王維701-761)는 "무릇 화도에는 수묵이 제일 으뜸이다. 수묵화는 자연에서 조화의 공(功)을 이룩한 것이다 " 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렇듯 수묵화는 동방미술을 대표하는 회화 장르 중 하나로 격조 높은 미감과 현학적인 먹색의 변화, 화려하고 세련된 채색의 조화 등 동양적 정서와 미의식에 부합하는 매재와의 일체감을 통하여 서구미술 문화의 다양한 유입 속에서도 독자적 정체성을 추구하며 발전해 왔다고 말 할 수 있다. ●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동양화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지·필·묵을 바탕으로 그 사의적(寫意的) 정신세계와 기법적 특성을 계승 발전시킨다는 것은 이러한 전통 한국화의 정통성을 현대적 시각에서 재인식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자 노력하는 것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 이번에 두 번째 개인전을 갖는 작가 권인경은 그동안 우리 전통수묵화가 지닌 격조 있는 미감을 현대수묵화 장르로의 변화와 발전을 모색해 온 작가로서 우리 고유의 정신적 토대 위에 새로운 표현기법과 시대적 가치를 조화시키기 위해 노력해 온 청년작가 중 한사람 이라고 말 할 수 있다. ● 평소 삶 속에서 느꼈던 서정적 감성이나 도회적 이미지들을 화면 속에 표현하고자 했던 작가는 2003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최되었던 "진경, 그 새로운 제안" 전에 한국화 부문에서 가장 어린 나이로 초대받았던 역량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 그는 녹청, 노랑, 연두색 등 수묵 위에 선명하게 드러나는 색의 사용과 더욱 간결하게 느껴지는 먹의 운용, 사물의 형상을 입방체형으로 조합하거나나 여백을 강조한 화면구도, 응축된 형상의 반추상적 표현방식으로 도시풍경에서 비추어 지는 삶의 형태를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고 있다. ● 첫 번째 개인전에서 셀로판지 등의 오브제 혼합작업을 통하여 도시의 여러 이미지들을 다양한 화면으로 보여주기도 하였던 작가는 더욱 간결해진 표현양식과 포치 법으로 점차 대상에 대한 그의 시각을 사색적인 필치로 바꾸어 가는 특유의 조형감각을 보여주고 있다고 얘기 할 수 있다. ● 그동안 화면에서 빌딩이나 집, 나무 등 도심 속의 친숙한 이미지를 중요한 표현대상으로 여겨왔던 작가는 더욱 담백하고 감각적인 도시풍경의 묘사를 통하여 한국화의 현대적 표현방법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추구하고 있으며 깔끔한 먹색과 경쾌하고 활달한 숙련된 기법을 통하여 한층 진일보된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권인경_변화_고서에 수묵_162×130cm_2006
권인경_변화된 일상Ⅰ_화선지에 수묵_162×130cm_2006
권인경_변화된 일상Ⅱ_화선지에 수묵_162×130cm_2006

명나라 때 동기창은 "화가의 마음은 세사의 먼지와 때를 제거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화가는 자연히 그 마음에 봉우리와 계곡이 생겨나는 것이며 자연스러운 필치로 그것을 표현 할 때 그 작품은 실재하는 산수의 정신을 전달 할 수 있을 것이다." 라고 말한 바 있는데 지금까지 작가가 보여준 작품세계를 여기에 비추어보면 그 역시 옛 선인들의 가르침에 충실하고자 하는 진지한 작화 자세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으며 그동안 지속적으로 견지 해 온 자신만의 표현방법의 한 형태이자 탈 장르화 되고 있는 현대수묵실경산수화의 방향성 탐구를 위한 또 하나의 제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따라서 작가의 화면은 한지의 매재적 특성과 여백의 운치, 담백한 먹색의 조화와 운필의 자유로움이 더욱 심화되어 한층 생동감 넘치는 공간으로 탈바꿈 되고 있다고 말 할 수 있다. ● 전통적으로 동양의 산수화풍에서 유추할 수 있는 진경의 미감과 추상성은 바로 직관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며 이런 정신적 율동이 가장 간결하게 드러나는 것이 다름 아닌 수묵이 갖고 있는 재료적 특성이다. 따라서 수직형 이거나 일자형으로 펼쳐진 화면 구도와 더욱 담백해진 먹색과 응축된 형상의 추상적 시각을 보여주고 있는 작가의 수묵작업은 그런 의미에서 자연스러운 동양적 정서를 현대적 흐름으로 잘 보여주고 있는 또 하나의 작업방식이라고 말하고 싶다. ● 수묵을 생명으로 하는 모든 작가는 그가 바라보는 자연의 이미지에 대하여 수묵화만의 격조 있는 필의(筆意)와 정감을 통하여 어떻게 해석해야 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하여 끊임없이 고민한다. 또한 자신이 바라보는 사실적 형상의 이미지와 추상적 양식으로 변해가는 화면을 조화시키는 문제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 평소 작가는 그 작품 속에서 "도시 풍경은 인간의 삶이 총체적으로 표현된 모자이크와도 같다는 문구를 본 적이 있다. 도시 풍경은 나에게 있어 시각적 소재로서 뿐 아니라 작용적 측면에서 관심을 집중시킨다. 나의 작업은 이러한 도시와 인간 삶과의 상호적 관계에 대한 접근 혹은 도시 자체를 생성되고 변화하며 소멸되는 유기체로서 인식함에서 비롯된다. 도시에 있어서의 진정한 풍경은 더 이상 시각에 의존하며 감상하는 것 이상으로 가야한다"고 말한 바 있다. ● 그런 이유로 '도시-변화와 반영'이라는 주제 하에 열리는 이번 두 번째 개인전은 유기체의 생성이나 변화와 같이 도시 역시 그러한 과정을 겪게 되며 도시는 인간의 삶과 그것이 융해되어 있는 공간의 변화를 반영한다는 그의 생각이 집약 되어 있는 의미 있는 전시회인 것이다.

권인경_변화의 흔적_화선지에 수묵_위 110×194cm, 아래 32×194cm_2006
권인경_시간을 들이마신 도시_화선지에 수묵_130×334cm_2006
권인경_일상+ing_화선지에 수묵_129×63cm_2006
권인경_변화의 흔적Ⅱ_화선지에 수묵 60.5×63cm, 78×45cm, 69×68.5cm, 53×58cm, 82×55cm_2006_부분

시간의 변화에 따라 어느 순간 사라지고 또 다른 가능성들이 그곳에 세워지며 건물의 반사되는 외관 뿐 아니라 그 내부적 모습들 속에 투영되고 있는 시각적 이미지와 생명의 정서를 반추상적으로 재구성한 도회적 감각으로 해석하고 있는 그의 실경수묵화는 작가가 의도하는 주제를 어떤 시각으로 그려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심하는 그의 의지를 잘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 또한 일상의 도시풍경들을 전통 수묵 기법과 확장 구도의 조형 감각으로 재구성하여 보여주고 있는 작가의 현대수묵화는 마치 당말 형호가 주창한 '마음에 따라 붓을 움직임으로써 미혹됨이 없는 물상의 묘사와 필적을 추구한다.' 는 것과 같이 표현을 통해 작가의 의지를 느낄 수 있는 수묵화의 현대성 모색의 발전된 한 형식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 또한 부감법과 평원법을 바탕으로 한 전통적 회화구도 등 그의 표현방법에서 알 수 있는 특유의 공간적 포치는 그가 동양화 본래의 전통필법을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도 시대적 감각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그의 시각을 잘 보여 주는 중요한 흔적 이라고 얘기 할 수 있다. ● 결국 현대적 도시풍경과 자연의 이미지를 작품의 주요 소재로 주목하고 있는 작가는 과거와 현재의 시간 속에서 변화하는 도시의 이미지와 자연의 생명력을 확장되고 응축된 필법과 구도를 통해 그가 느끼는 일상의 순간이 그의 작품의 생명의 근본임을 강조 하고 있는 것이다. ● 최근 한국 현대수묵화 장르가 지니고 있는 고민은 전통이 내재된 한국적 정체성과 시대적 감각이 스며있는 생동하는 현대미술문화와의 거리를 어떻게 좁히며 자신만의 미감과 조형 언어로 표현해 내는가 하는 문제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 따라서 이번 개인전 작품들은 향후 그의 작업방향의 탐색과 시각을 알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으로서 한국 현대수묵회화에 있어서의 새로운 방향설정의 구축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그의 노력을 잘 보여준다. ● 사실 현대의 도시풍경은 상업화나 과학의 발전 시각에 따라 대단히 빠른 속도로 변화 되고 있다. 따라서 그가 수묵화의 표현기법을 바탕으로 한 현대수묵화의 발전을 모색한다면 그것을 실현시킬 수 있는 각고의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 이번 전시를 통해 도시라는 소재를 단순히 감각적인 차원에서 보는 것 이상의 하나의 현상적 존재로서 인정하고 제대로 인식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그의 욕심이겠지만 그 자신 역시 아직 변화되고 혼란을 겪고 있는 수련과정에 놓여있는 까닭에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연구해야만 하는 것이 향후 그의 남겨진 과제라 할 것이다. ■ 장영준

Vol.20061102b | 권인경 수묵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