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를 듣고 소리를 보는...

최윤진 옻칠화展   2006_1101 ▶︎ 2006_1107

최윤진_樂園_나무에 천연옻칠_54×50cm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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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1101_수요일_05:00pm

갤러리 아트링크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2-11번지 Tel. 02_738_0738 www.artlink.co.kr

최윤진 옻칠화전 ● 모든 인식은 대상과의 접촉과 그 접촉에 대한 재구성으로 이루어진다. / 이 번 전시작은 새로운 접촉과 재구성을 의도하고 있다. / 그 대상은 전통의 재료인 옻칠로 형상화한 현대의 기물이다. / 이를 통해 기이한 이질감 속에 내재한 신선한 조화를 드러내고자 했다. / 대상의 접촉을 통한 재구성은 낱낱의 세계를 분할한다. / 여기에서 모든 감각은 공감각이 되며, 모든 인식은 혼융된다. / 그렇기에 향기는 맡는 것이 아닌 듣는 것이 될 수 있고, / 소리는 듣는 것이 아닌 보는 것이 될 수 있음이다. / 전이된 의미의 문향(聞香)과 관음(觀音)이 아닌, / 말 그대로 향기를 듣고 소리를 보는 감각 혼융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

최윤진_慈眼_나무에 천연옻칠_54×50cm_2006
최윤진_觀音_나무에 천연옻칠_30×30cm_2006
최윤진_樂園_나무에 천연옻칠_48×48cm_2006
최윤진_壽福_나무에 천연옻칠_54×50cm_2006
최윤진_聞香_나무에 천연옻칠_63×30cm_2006
최윤진_合誦_나무에 천연옻칠_50×136.5cm_2006

소산 최윤진의 옻칠화전에 부쳐 ● 명대(明代)에 출간된 옻칠 이론서『휴식록(?飾錄)』, 「양명휴식록원서(楊明?飾錄原序)」에서 옻칠의 시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옻칠의 활용은 죽간에 글씨를 쓰면서부터 비롯되었다. (漆之爲用也 始于書竹簡)"하지만 후대에 이루어진 고고학 발굴 성과에 따라, 이러한 정의는 수정될 수밖에 없었다. 중국 절강성 하모도(河姆渡)유지에서 7천 년 전에 제작된 목기(木器)로 된 옻칠 유물이 발굴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한반도에도 이미 기원전 3세기로 추정되는 유물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아 옻칠의 역사는 매우 장구하다고 할 수 있다. ● 이번 전시되는 옻칠 작품의 모태는 소산 최윤진이 구축해 온 서법예술에서 시작된다. 몇 년 전 그녀는 문득 옻칠화 작업실의 문을 두드렸다. 옻칠이 지닌 견고한 보존성과 아름다운 광채, 천문만화(千文萬華)의 기법에 매료된 것이다. 여기에 오랫동안 자신이 쌓아온 동양예술의 정수인 서예에 함축된 내함(內涵)과 회화적 감성을, 옻칠이라는 전통 도료를 통해 표출하고자 하는 뚜렷한 목표의식이 자리하고 있었다. ● 한편으로는 이러한 옻칠 입문에 대해, 내심 일말의 우려도 없지 않았다. 자칫 이러한 시도는 그녀가 꾸준히 연마해 온 서예와 문인화로부터 일탈될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염려가 기우에 불과함을 깨닫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녀가 오랫동안 쌓아 온 수양은 옻칠화면에 고스란히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전시는 그 일련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전통적인 재료와 예술정신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주제를 그녀만의 방식으로 강건하면서도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 한국의 옻칠 회화는 2004년 학고재에서 열린 한국옻칠화협회창립전을 시작으로 3년째 그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그 후 여러 전시를 통해 옻칠화는 이미 회화로서 충분한 토대를 구축하였으며, 그 바탕 위에 현재도 다양한 실험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제 그 시작에 소산 최윤진작가가 함께 하고 있다. 그녀는 옻칠회화에 새로운 희망과 남다른 열정을 지니고 기꺼이 동참하고 있다. ● 이번 전시는 근 일년간 옻칠과의 씨름 속에서 얻어낸 승리의 성과이며, 동시에 그 승리에 대한 자축의 의미도 녹아있다. 한국의 옻칠화는 겨우 첫걸음을 내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신흥의 화종이다. 그녀의 작품 역시 이러한 선상에 자리함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 전시를 통해 더욱 성숙한 발전을 이룩하고 자신만의 현대예술언어를 찾으리라 확신한다. 그간의 노고를 깊이 치하하며, 그녀가 빚어낸 와인 잔으로 축배를 들고자 한다. ■ 이종헌

Vol.20061104d | 최윤진 옻칠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