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어리

박소영 조각展   2006_1101 ▶︎ 2006_1130

박소영_덩어리_가변설치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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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1101_수요일_06:00pm

Project Space 사루비아다방 서울 종로구 관훈동 74번지 Tel. 02_733_0440

'치장'과 '날것' ● 박소영은 2003년 개인전('초록과 짐', 갤러리 피쉬)에서 선보였던 하얗고 육중한 석고 덩어리를 3년 만에 다양한 색으로 치장하여 사루비아 공간에 드러냈다. 그때의 석고 덩어리를 합성수지로 캐스팅한 후에 자동차 우레탄 도료를 입혀, 전혀 치장되지 않은 '날것' 공간에 생뚱맞게 여기저기 놓았다. 제각기 또는 셋이 모여 조형성을 드러내려한다. 이것들의 형태는 모호하다. 박소영이 지금껏 조각의 형태를 만들어오면서 가장 근원적으로 던진 화두는 모호성이다. 이 성질은 어떤 예측도 가능케 하는 물성을 지니고 있다. 그런 까닭에 그 본능은 박소영의 감각체계와 노동과 고민에 의해 아름다움으로 치환되면서 '치유, 서러움, 길들여지지 않음, 서글픔, 번뇌, 용기, 숨구멍, 덩어리'란 의미로 덧씌워진다.

박소영_덩어리_폴리코트_가변설치_2006
박소영_덩어리_폴리코트_50×40×37cm_2006
박소영_덩어리_폴리코트, 스테인리스_가변설치_2006 박소영_덩어리_폴리코트, 스테인리스_43×37×35cm_2006
박소영_덩어리_폴리코트, 스테인리스_가변설치_2006

돌덩어리에 불과한 형상에 작가가 진솔한 감성을 내어놓듯, 그 덩어리는 베일에 숨겨진 진실을 풀어가는 수수께끼 같은 다양한 표정과 형상을 머금고 있다. 드러낼 듯 말 듯한 '머뭇거림'의 제스처, 좀 더 지나친 해석을 하자면 그들은 유령들이다. 조각적 형태를 만들다만, 혹은 지나쳐간 그런 형태의 유령들 말이다. 그 유령들 사이로 관객들이 이리저리 돌면서 각자의 은밀한 혀를 내밀며 감춰진 '아름다움'의 껍질을 하나씩 벗겨내는 유희적 놀이를 한다면, 형상에 부여된 감성적 에피소드로 인해 충만한 장소로 전환되지 않을까하는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 이러한 상상을 가능케 하는 배경은 사루비아 공간만이 가진 정체성(텍스트가 쓰여지는 공간)과 맥이 닿아 있기 때문이다. 덩어리와 공간. 서로 이질적이면서 동질적인, 배반되면서 보충되는 관계가 형성되었다. 작가의 의지에 따라 이 둘 관계의 정체성은 정형화될 수도 있고 느슨한 현상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다. 위치이동에 따라 덩어리들은 공간의 변주를 달리하며, 변주된 흐름에 따라 관객의 움직임을 가능케 한다. 반면, 백색공포처럼 느껴지는 큰 덩어리(덩어리의 원론적 의미를 극대화시킴)의 응시로 인해 변주된 흐름을 긴장시키며'치장'과'날것'의미의 간극에서 보이지 않는 형상과 심리적 현상을 유추하게 한다. ■ 이관훈

Vol.20061105c | 박소영 조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