肖.風

조영규 회화展   2006_1113 ▶︎ 2006_1124

조영규_갈대_캔버스에 유채_50×65.2cm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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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1113_월요일_06:00pm

한전프라자 갤러리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55번지 한전아트센터 전력홍보관 1층 Tel. 02_2055_1192 www.kepco.co.kr/plaza

모든 것을 超越하는 아름다움을 지닌 人間의 얼굴 ● "아름다움 중에서 인간의 아름다움을 넘어설 아름다움이 어디에 있겠는가. 의(義)롭고 투명(透明)하게 살아가는 인간의 얼굴이야말로 모든 것을 초월(超越)하는 아름다움일지니 그래서 인간을 그린 조선시대 초상화(肖像畵)는 그저 단순한 얼굴그림이 아니다"라고 한국적인 아름다움에 젖어 살다간 미술사학자 혜곡(兮谷) 최순우(崔淳雨)는 명언을 남겼다. ● 유화로 그린 초상화는 14세기경 네델란드에서 시작하여 서구의 수많은 미술관을 거의 채우도록 큰 발전을 해왔다. 우리나라에서도 전통적인 초상화는 13세기 고려시대부터 본격적으로 그려지기 시작하였다. 분실과 훼손된 것은 헤아릴 수 없지만 현재 남은 것은 화첩(畵帖)을 포함하여 대략 3천 점(點)이 있다. 소재(素材)와 기법(技法)은 서양과 달랐지만 초상화의 왕국이라고 할 정도로 상당히 성행하였다. 특히 얼굴모습은 사실적이면서 의상에 있어 여러 가지 조형적인 표현기법을 구사한 작품도 많은데 미적수준에서 지금도 세계적으로 훌륭한 평가를 받고 있다.

조영규_박찬수 목아불교박물관장의 초상_캔버스에 유채_65.2×50cm_2006
조영규_고행_캔버스에 유채_53×41cm_2006

동서양의 초상화가 서로 다른 점은 소재와 화법에 있지만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目標)와 이상(理想)은 거의 흡사한 것이었다. 서양은 대상인물의 유사성(Likeness)과 더불어 그 사람의 정체성(Identity)을 표현하도록 한다. 대신에 우리나라는 형태를 그리는 즉 사형(寫形)을 넘어 사심(寫心)인 마음까지도 취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는 전신사조(傳神寫照), 즉 외형의 사실적 묘사뿐만 아니라 인물의 내면적 정신세계(精神世界)에서 풍기는 기품까지 담아내는 높은 미적(美的) 이상(理想)을 추구하고 있었다. 아무리 잘 그려도 전신(傳神)이 되지 않은 것은 초상화로 인정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사실 치밀한 묘사력으로 사실성이 요구되는 초상화의 대상인 인간은 과거나 현재와 장래에 걸쳐 같은 인물이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유일한 창조물인 아름다운 인간의 얼굴모습과 정신을 같이 그려야 하기 때문에 진정 초상화의 어려움이 있으나 화가로서는 난제(難題)에 도전하는 매력(魅力)있는 작업이어서 빠져드는 것 같다. ● 그런데 인간의 내면세계인 정신을 어떻게 초상화에 나타낼 수 있는가? 먼저 초상화가는 그 사람의 생각과 말과 아름다운 향기를 맡을 줄 알아야 한다. 13세기 이탈리아 피렌체의 시인 단테(Dante Alighieri)는"얼굴 가운데에서도 오직 눈과 입이라는 두 군데에서 얼굴의 표정(表情)과 심지어 성격(性格)까지 드러난다"고 하였다. 즉 인간이 지닌 영혼(靈魂)의 아름다움은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고 말한 것이다. 또한 미국의 유명한 초상화가인 서전트(John Singer Sargent 1856-1925)는 "초상화란 단지 입이라는 아주 작은 것만은 확실히 존재하는 그림이다"라고 하였는데 이는 입의 표정과 입주위의 분위기(雰圍氣)가 작품을 표현하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한 것이다. 그래서 모나리자의 아름답고 신비한 자태도 입가의 미소(微笑)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조영규_포도가 있는 정물_캔버스에 유채_41×53cm_2006
조영규_누드_캔버스에 유채_53×72.7cm_2006

아름다운 얼굴이란 대상인물에서 향기처럼 번지는 신비(神秘)한 분위기에 담겨 있다. 즉 그 생김새보다 얼굴의 표정에 담겨있는 것으로 그 사람만의 고유한 인상(印象)이 된다. 아브라함 링컨도 "남자 나이 40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지라"는 말을 했다. 이는 외모(外貌)에서 풍기는 시각적 이미지뿐만 아니라 자신의 외모를 책임지는 마음과 정신, 그리고 능력을 재는 의미로서 남자의 지위(地位)와 관록(官祿)은 얼굴에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여자의 얼굴모습도 나이에 따라 물론 차츰 변하지만 내면적인 정신의 성숙(成熟)에 따라 얼굴에 아름다움이 더욱 빛을 낸다. ● 이와같이 초상화를 그리는데 있어 대상인물에 따라 그 모습과 아름다움이 각각 다르지만 화가입장에서도 살펴보면 달라지는 것이 많다. 만일 같은 대상인물을 두고 동시에 다른 화가들이 사실적으로 초상화를 그린다고 한다면 완성된 작품은 결코 똑같지가 않을 것이다. 이는 화가자신마다 작품으로 표현하는 기법(技法)이 다르며, 또한 인생에 대한 이해방식(理解方式)과 이를 읽는 의미체계(意味體系)가 있는데 즉 화가마다 사상과 철학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와같이 작가 나름데로 표출해야하는 기법과 철학의 차별화(差別化)야 말로 초상화 제작에 있어 독특하면서도 개성적인 작품이 될 수 있는 관건(關鍵)이 된다. 초상화는 반드시 사실적인 묘사(描寫)라는 제한된 토대(土臺) 위에 그 사람의 정체성이나 정신을 함께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창작에는 더욱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그래서 서전트(Sargent)라는 세기(世紀)의 대가(大家)마져"나는 초상화를 그릴 때마다 친구 한 사람을 잃게 된다 (Every time I paint a portrait I lose a friend)" 라고 말하였는데 이는 초상화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조영규_유포리의 가을_캔버스에 유채_65.2×91cm_2006
조영규_설악의 계곡_캔버스에 유채_50×65.2cm_2006

초상기법의 특별한 전형으로는, 최근에 자크 프랑크라는 다빈치 전문가가 밝혀낸 모나리자(Monariza)의 화법(畵法)상의 비밀 즉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1452~1519)가 구사한 것은 0.25mm의 극세(極細) 붓을 사용하되 점(點)과도 같은 2mm의 미세(微細)한 텃치 선(線)을 그어서 무려 30겹을 덧칠한 초상기법은 모든 사람을 참으로 경외(敬畏)스럽게 하고도 남는다. 불후(不朽)의 명작을 그리는데 무려 16년이 경과하였으니 이 또한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초상화 작품은 창작의 어려움도 있으나 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인 인간이라는 예술품을 대상으로 다시 초상화라는 예술품으로 昇華(승화)시키기 때문에 더없이 고귀한 가치(價値)를 지니는 것은 물론이고 세월이 더해 갈수록 신비한 매력(魅力)을 지니게 된다. 사회전체가 초상화를 통하여 훌륭한 선조(先祖)를 만나고 있으며 오랜 역사와 문화를 자연스레 알게 될 뿐 아니라 자라나는 동심(童心)의 세계에 원대(遠大)한 꿈을 심어주고 있으니 미술품이지만 역사를 가르치는 훌륭한 교사의 역할을 하고 셈이다. ● 우리의 주변에는 아름답고 순수한 자연환경과 그 속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자연과 인간은 우리들 마음속에 깊은 감동을 느끼게 하는 귀한 존재이다. 이와같이 소박한 자연과 생활속에서 만나는 따뜻한 인간들은 모든 예술가들이 시와 음악 또한 그림 등으로 표현하고 싶은 욕망의 원천이다. 영국의 유명한 화가 레이놀드 경(Sir Joshua Reynolds 1723-1792)은 "그림작품이 걸린 실내는 마치 생각들을 걸어놓은 방과도 같다 (A room hung with pictures is a room hung with thoughts)"라고 하였는데 아름다운 自然이나 人間의 모습을 그리되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까지 함께할 수 있는 작품을 화가는 진정 남기고 싶어한다. ■ 조영규

Vol.20061113b | 조영규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