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만상-千態萬想

Diversity in Form and Thought-Recent works of KoreanArtists展   2006_1113 ▶︎ 2006_1119

천태만상展

초대일시_2006_1113_화요일_06:00pm

참여작가 갈영_강경은_강기훈_고석원_곽호진_권영빈_김병극_김보람_김선혜_김성엽_김세중 김숙현_김연규_김용철_김윤정_김은영_김재남_김재웅_김종숙_김준모_김지현_김지혜 김진선_김찬일_김태호_김현경_김혜영_김홍균_류고운_문영미_박미정_박수미_박수현 박인우_박정선_박종필_서승원_홍지연_신미혜_신종식_심정리_안복심_안상진_안승환 안혜림_양미연_윤갑용_윤태섭_윤태승_이경미_이교임_이돈아_이두식_이미선_이산호 이상원_이선종_이실구_이열_이원교_이종근_이종규_이지원_이하란_이혁_이호련_이호영 임금희_임정희_장동렬_장선아_장윤경_장인희_전희경_정경희_정아롱_정우영_정재은 정지현_정현용_조송_주태석_주혜경_지석철_지홍_최명영_최지영_최진아_한상진_허은영 현종광_황민희_Timothy,Blum

북경 황성 예술관 北京市東城區菖蒲河沿九 Tel. 86_10_8511_5114

최근 한국과 중국은 오랜 세월 동안 역사적, 정치적, 경제적 교류를 통해 상호간에 적극적인 관계회복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직은 대중적인 이념, 적지 않은 역사의식 등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지속적인 상호 노력은 분명 동북아시대를 여는 아름다운 여정에 훌륭한 걸음걸이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 또한 문화적 교류의 부분에서, 특히 한국 내 미술계에서도 '중국열풍'에 관하여 많은 관심도를 느낄 수 있다. 미술인의 한 사람으로 동시대에 새롭게 고조된 한·중간의 현대 미술교류의 여흥에 동참하는 기분은 적지 않게 흥분되고 즐거운 일이다. 이제 이러한 분위기에 일수를 더하고자 96명의 한국 현대 미술 작가들이 모여 유서 깊은 도시 - 북경에서 본 전시회를 마련하였다. 이들은 현재 대학원에서 수학중인 학생들로부터, 국내외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기성작가, 그리고 한국 현대 미술의 족적을 만들어내신 장년작가로 구성되었다. 돌이켜 보니 한국 현대미술의 나이가 어느덧 100년에 이른다. 알다시피, 한국은 근대화 과정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재창조해야 하는 격동기를 겪었다. 대외적으로는 동양과 서양의 문화 틈바구니 속에서 짧은 시간 안에 한국적 문화라는 우리의 역할을 찾아야만 했었다. 이러한 역동적인 사회분위기 속에 미술 또한 다양한 양식의 실험장이 되었다. 이러한 '다양함'이 하나의 현시대의 문화적 특성으로 가늠 될 수 있다고 본다. ● 여기에는 아방가르드도 존재하고, 고전도 중요해지며, 치기어린 작업들 또한 몰가치하지 않다. 또한 미술은 예술도 되며, 상품도 되고, 학습도구도 되고, 개인의 수양도구도 된다. 한국 현대미술 100년의 역사가 우리에게 남긴 것 중 하나는 이러한 다양한 형식과 사고의 확장성에 있으며, 중요한 것은 미술의 기능이 보다 열려진 환경에서, 보다 진보적인 사회로 발전하는데 기여한다는 점일 것이다. 대작 위주로 출품된 130여 점의 '천태만상'인 작품들이 북경전시를 통해 보여줄 바는'신선한 상태로 드러난'다양한 한국 현대미술의 단면이며, 도래할 한국미술의 움튼 새싹이기도 하다. 참여 작가들은 전시의 의의를 이해하고 순수하게 참여하였으며, 스스로 자부컨대 참여 작품들 모두가 일면 일면의 깊이와 재미, 가능성은 한 ·중 상호교류의 선물로 내보이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 아무쪼록 우리의 전시가 소중하게 가꾸어지는 상호 국가 간의 교류와 신뢰에 일말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번 전시회가 순조롭게 이루어지도록 배려해준 중국 기관과 황성예술관의 조관장님의 우정, 대한민국 대사관의 협조, 각계각층에서 보내주신 도움과 성원 그리고, 참여 작가들의 각별한 작업에 감사를 드립니다. ■ 신종식

신종식_Pimpernel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59.5×234.5cm_2006
김현경_Untitled_합성수지에 유채_130×130×153cm_2006

「천태만상」전은 복합적이고 다원화된 문화 속에서 이념을 탈피해 개성을 존중하고 다양한 시각적 인식이 공존하는 80년대 이후의 한국 현대 미술의 흐름을 일별해 볼 수 있는 장이다. 카오스와 같이 느껴질 수도 있는 이러한 다원성은 6,70년대의 전통(보수)과 실험(전위)속에 있는 예술정신이나, 또는 80년대의 민중의 시각에서 '현실 인식의 각도와 비판 의식의 심화'를 통한 개인의 정체성을 정립하고자 하는 미술과는 또 다른 시각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시각은 6,70년대의 한 명의 미적 천재가 인도하는 모던이즘의 이념적인 세계의 추구나, 또는 80년대의 사회·정치적인 이념을 기반으로 한 소시민의 미적 이념을 표현하여 소통하고자 하는 것과는 달리 "후기 산업사회의 물질주의, 정신의 퇴폐, 도덕성의 타락과 같은 현대사회에 대한 비판과 반영의 구조를 띤다는" 미술평론가인 오광수의 「한국현대미술사」의 글에서 보듯이 역사와 문화적인 정체성과는 또 다른 예술의 정신에 대한 새로운 문제제기인 것이다.

김혜영_Critic Scissors-abusive language_캔버스에 유채_116.8×91cm_2006
최명영_Conditional plane 06-1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0×90cm_2006

표면적으로는 그것은 이성 중심을 탈피해 감성 구조를 들추어냄으로써 인간성의 상실을 회복하는 서구 현대의 이론가들의 담론들 속에서 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듯이 보이지만, 보다 깊이 있게 들여다보면 6,70년대의 우리사회의 급속한 산업발전의 논리 앞에 정신조차 하나의 물질처럼 도구화되어 가는 80년대의 정신적인 공황은 그 논의를 넘어선 것이다.

김윤정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2×162cm_2006
박종필_Human candy_캔버스에 유채_150×140cm_2006

그러한 정신적인 공황은 한편으로 일종의 심각한 정신분열 증세를 일으키는 증세에 이르게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최근의 딘 라딘(Dean Radin)과 같은 최근의 심리학자나 루퍼트 쉘드레이크(Rupert Sheldrake)와 같은 생물학자들이 데카르트 이전의 철학에서 인간의 근원적 의미를 회복하고자 하는 것처럼 정신과 물질을 분리해서 바라보던 태도에서 벗어나 고생대의 화석과 같이 동?서양의 예술 정신 안에 묻혀 있던 정신과 물질 간의 유기적인 과정 즉, 정신과 물질의 교감에서 오는 그 내밀한 세계로 향하게 하는 촉매제가 되는 것이다. 자연의 사물들은 인간의 정신과 분리되어 기계론적인 인과율에 적용을 받는 세계가 아니라, 동양의 화론가인 종병(宗炳, 375-443)의 「화산수서(畵山水書)」에서 이야기하는'자연과의 일체감을 통해 정신의 의미를 자각하는 것'이거나 또는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 1757 -1827)의"한 알의 모래 속에서 우주를, 들꽃 속에서 천국을 보려거든 그대 손바닥 속에서 무한을, 한 시간 속에서 영겁을 붙잡으라."는 시 구절에서 보듯이 우리의 신체와의 관계 속에서 상호 작용하는 정신을 응시하는 것이다.

강경은_Pelvis-forest_캔버스에 혼합재료_130×162cm_2006
이상원_Resting place-Yongpyong resort_캔버스에 유채_91×116.5cm_2006

로고스(Logos)의 시각에서 보면 이러한 예술의 행위는 일종의 무질서의 세계, 환상적인 신화(Mythos)의 세계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그 시각은 작은 미물이라도 이제 우리의 삶과 무관한 것이 아니며, 집단의 정신 속에서 찾으려하는 이념만큼이나 각 개인들이 삶의 체험에서 형성된 정신도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예술의 행위에서 소통은 역사적인 주체성을 지니고 문화적?사회적 삶의 소통에 궁극적인 목적을 두는 것이 아니라 각 개인들이 끊임없이 변화해가는 물질과 지구촌의 복합적인 문화의 지형도 안에서 서로가 체험한 무수한 삶의 의미들을 서로 교감하며 그 속에서 조화를 찾는 것이다. ● 이러한 사유기반 위에서 미술의 표현들이 관념적인 것에서 물질(物質)의 시각에 그 초점의 중심을 이동하는 것이나, 장소, 상황, 시간 등의 새로운 체험을 동반한 형식을 띠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인 것이다. 또한 평면과 입체에 머물지 않고 일회적인 성격의 인스톨레이션과 퍼포먼스 등의 활용은 이전의 미술형식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것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예술의 본질적 가치를 예술의 행위 과정을 통해 섬세하게 들여다보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지원_Dreaming of fly up_캔버스에 유채_125.6×227.3cm_2006
최지영_침대_캔버스에 유채_130×162cm_2006

80년대 이후 현재에 이르는 한국의 미술은 예술의 자율적인 세계를 탈피하여, 각 개인들이 물질(物質)과 정신의 유기적인 과정에서 예술의 정신을 찾고 있기에 비디오, 홀로그램, 컴퓨터 등을 이용한 매체의 확산을 비롯한 탈장르화의 현상이나, 평면 속에서의 천차만별의 주제들이 대두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인 것이다. ● 「천태만상」전에 참여하는 작가들 중에는 오광수의 「한국현대미술사」에서 보듯이 이미 80년대 초반부터 이러한 패러다임 위에서 선조(線造)의 구성과 화면의 깊이를 통해, 또는 일루전의 작업과 상황에 대한 새로운 인식체계로 후기산업사회의 내면적 풍경을 표현하여 하나의 이정표가 되고 있으며, 그보다 한발 앞서 1960년대 말에 나타나는 회화의 평면성의 탐구를 통해 1970년대 한국 미술의 위상을 정립하는 데에 일조한 작가들이 함께 하고 있다.

김재남_Be lost landscape_캔버스에 목탄_120×220cm_2006
안승환_Dual-Forces_캔버스에 유채_160×130cm_2006

100여명에 가까운 작가들이 참여할지라도 20대 말에서 30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는 「천태만상」전은 40대 작가들이 앞선 세대와의 이들 신세대의 작가들과의 그 맥을 이어주는 창작적인 흐름을 느낄 수 있으며, 또한 평면을 위주로 한 회화작품들이 전체를 이루고 있을지라도 사소하게 보이는 현실적인 삶의 일상, 초현실적인 색채와 공간, 시각적인 일루전과 몽환적인 이미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다양한 주제들에서 보듯이 하나도 동일하지 않은 다양한 시각으로 다원적인 우리사회에서 대중과 호흡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중국의 황성예술관에서 전시될 「천태만상」전은 사회구조체계에 결코 얽매이지 않으며 한국미술 안에서도 자유로운 창의성이 가득한 다양한 작가들의 성향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또한 급속히 발전하는 산업사회에서 인간의 정신이 어떤 태도를 지니고 있어야 하는 지를 작품들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기에 산업발전의 궤도에 서서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과의 문화교류는 소중한 시간들이 될 것이다. ■ 조관용

Vol.20061113c | 천태만상-千態萬想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