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풍경 Dual Scenery

남경민 회화展   2006_1122 ▶︎ 2006_1205

남경민_리히터와의 대화_리넨에 유채_131×162cm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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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1122_수요일_05:00pm

이화익 갤러리 서울 종로구 송현동 1-1번지 Tel. 02_730_7818 www.leehwaikgallery.com

실제와 가상이 교차되는 공간에서 ● 신선한 색채감각과 흥미로운 오브제로 가득한 캔버스, 작가 남경민의 작업은 우리의 시선을 화면 깊숙이 이끈다. 현재 영은미술관 입주작가이자 미술계의 많은 주목을 받는 젊은 작가인 그녀는, 그간 나비 풍경 시리즈 작업과 함께 과거 거장들의 스튜디오를 조형화한 아뜰리에 풍경 시리즈를 선보여 왔다. 이 작품들의 근원은 초현실적인 공간구성이 엿보이는 초기의 작품에서 비롯되며, 이번 전시는 그러한 초기의 실내 풍경 시리즈와 화가의 작업실 시리즈로 함께 구성되었다. 특히 기존에 선보인 고흐의 스튜디오 풍경을 비롯하여 모네, 모딜리아니, 모로 등의 아뜰리에 풍경과 마그리뜨, 호크니, 몬드리안 등을 연상시키는 모티브로 구성된 실내 풍경 시리즈가 눈길을 끌면서 보는 재미와 즐거움을 배가시키고 있다. 화가의 아뜰리에를 그린 작품들에는 선대 예술가들의 다양한 삶의 흔적이 현재 공간과 병치되어 있다. ● 예를 들어 화면에 등장하는 막 꺼진 촛불의 모습은, 이 그림이 현재 이 시간 속에 존재함을 부각시키는 요소이다. 그런데 작가가 캔버스에 그려넣은 캔버스, 거울, 창문의 모습 등을 유심히 살펴본다면 각각의 오브제들이 실제와 가상을 교차시키는 매개체로 기능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남경민_모네와 N, 빛과 색채에 대해 이야기하다_리넨에 유채_145×224cm_2006
남경민_모들리아니의 작업실_리넨에 유채_117×91cm_2006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 『모네와 N, 빛과 색채에 대해 이야기하다, 2006』에서 모네의 의자 옆에 놓인 의자가 바로 작가 남경민의 의자라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이처럼 작가는 실제로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선대 예술가들의 취미와 미감을 반영하는 소품들, 스튜디오, 자택 공간의 흔적들을 스크랩 해가는 것을 작업의 한 과정으로 삼고 있다. 그 과정을 통해 그들의 삶과 작가 남경민의 삶이 흥미롭게 조우한다고 볼 수 있겠다. 즉 과거와 현재, 실제와 가상의 오브제들이 한 화면에 공존함으로써 각각의 경계는 지워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캔버스에 형상화된 공간은 일상에 존재하는 특정형상, 공간을 재현한 것이 아니라 우리를 상상과 꿈의 공간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

남경민_모로의 방_리넨에 유채_117×81cm_2006
남경민_호크니의 (텀벙) 창안에서 바라다 보다_리넨에 유채_91×210cm_2006

나의 그림들은 일상의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하나의 단순한 풍경이지만 그 공간 안에는 여러 가지의 소재들과 의미가 내재되어 있으며 관람자에게 역시 다양한 형태로 읽히길 원한다...... 한 공간에서 문이나 창을 통해 바라다보는 또 다른 공간은 경계 지점 이전에 또 하나의 풍경의 차원으로 읽혀지며, 이는 내가 실내풍경을 그리는 가장 중요한 코드의 하나로 작용한다. 이것은 풍경임과 동시에 의식의 흐름을 감지하는 개인적인 감성의 표현이다. 단지 그 경계점을 통해 현대인의 고독감 내지 불안은 어느덧 '희망'이란 단어와 랑데부하는 것이다. (남경민)

남경민_두개의 창_리넨에 유채_131×162cm_2005
남경민_두개의 새장_리넨에 유채_80×255cm_2005

작가의 말처럼 '희망'의 요소는 작품을 대하는 관람객 각각의 몫으로 주어진다. 그녀는 과거의 거장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을까? 그녀의 화폭은 우리에게 넓은 상상의 여지를 남겨둔다. 여기에서는 작가의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가 강요되는 대신, 다양한 의미의 가능성이 넓게 열린다. 남경민의 작품들은 끊임없이 보는 이로 하여금 새로운 해석을 덧붙이게끔 만들면서, 고정된 실재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재형성되는 구축물로 존재한다. 우리는 프레임 속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문맥 안에서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작가의 꿈과 이상 그리고 우리의 꿈과 이상이 깃든 공간을 들여다보게 될 것이다. ■ 김신애

Vol.20061121c | 남경민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