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

김정희 조각展   2006_1122 ▶︎ 2006_1128

김정희_SPACE 2006-03_스틸와이어_120×800×12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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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1122_수요일_06:00pm

모란갤러리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7-28번지 백상빌딩 B1 Tel. 02_737_0057 www.moranmuseum.org

공간을 고집하는 조각가 ● 필자가 작가 김정희를 만날 때마다 확인하는 것은 조각에 대한 철저한 장인정신과 공간에 대한 집요한 집착이다. 비좁은 연구실 책상 위에는 드로잉이 산재해 있고, 옹기종기 놓여 있는 알루미늄 사각형의 틀 안에는 여러 가지 형태의 입체 작품들이 자리하고 있다. 커다란 작업장에는 자연에서 나온 수세미가 철사로 번역되어 작업공간을 가득 매우고 있으며, 여기저기에 놓여 있는 구멍 난 면장갑은 작가가 손을 재촉한 흔적이 그대로 드러난다. 주어진 현실공간을 예리하게 인식하는 그의 철두철미한 작업방식에 공간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그만의 열쇠가 있다.

김정희_SPACE 2006-13_스테인리스 스틸, 브론즈_20×60×20cm
김정희_SPACE 2006-17_스테인리스 스틸, 브론즈_20×40×20cm

김정희의 작업을 논한다는 것은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닐 것이다. 예리하고 철저한 손의 움직임이 문화 공간을 조각화하고, 부드럽고 치밀한 분석력으로 자연공간을 물질화 하며 깊게 잠수하는 집중력이 공간의 구조를 다변화하기 때문이다. 사각형으로 가두어지는 일정 공간에서 돌 구리 철사 종이 점토 사진 물감 플라스틱 등이 다원화를 요구하는 동시대에 작가가 부흥하고 있다는 점을 증명한다면, 원/반원, 직/정사각, 반/원추로 번역되는 그 물질들은 미술사에 자리하는 기하학적인 공간을 대변하고 있다.

김정희_SPACE 2006-20_스테인리스 스틸, 스틸와이어_20×40×20cm
김정희_SPACE 2006-18_스테인리스 스틸, 돌_60×40×20cm

작가는 자연적이고 문화적인 사물을 번역하여 동시대미술에 동참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딱딱하고 부드럽고, 차갑고 강하고, 날카롭고 세련된 촉각적인 공간을 창조하여 조각의 원천을 동시에 계승하고 있다. 계몽주의 시대의 철학자 헤르더(Herder)도 인간의 감각기관중에 촉각이 더 원천적이며 회화보다 조각에게 우선권을 부여하질 않았는가. "누구나가 다 예술가이다" 라는 말로 유명한 요셉 보이스도 자연과 문화문맥에서 창작의 원리를 주장하지 않았는가. 입체공간과 시각공간에 대한 그의 고민이 헨리 무어와 솔 르윗의 공간수열방식(입체들과 그 사이의 빈 공간들에 적용되어 시각적으로 상호 침투하는 조각이 외부공간에 의존한다는 것을 표현하는)을 연상하게 하는 이유도 바로 그의 미술사적인 지식에 있다. 이렇듯 김정희는 평론가의 일반적인 지식과 역할을 넘어서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작가임에는 틀림없다.

김정희_SPACE 2006-16_스테인리스 스틸, 오브제_20×40×60cm
김정희_SPACE展_모란갤러리_2006

김정희의 공간조각을 관찰해 보자. 과거에는 작가 스스로 말하듯이 '이원적 공간' 에 집중하였다면, 지금은 자연과 예술이 전체와 부분으로 만나는 지점을 구조적 공간으로 해석하고 있다. 입체적인 작품에는 항시 보이는 공간과 보이지 않는 공간이 공존한다. 내/외부 공간이 통합하기 위해서는 이차원이 필요할 것이다. 삼차원을 인식하는 조건이 이차원이고, 이차원이 존재해야 삼차원의 공간이 성립된다는 논리는 자연미에서 예술미를 관통한다. 김정희의 촉각적인 세계는 건축과 조각, 자연과 예술, 고대와 현재, 물질과 창작, 기하학과 형상, 전시공간과 조각공간 등 분리되지 않는 담론을 항시 내/외부공간에서 진행형으로 펼쳐낸다. 우리가 그의 통합공간을 인식하고 이해하고 해석하는 한 어렵고 힘든 길을 걸어가는 김정희의 조각세계는 결코 어렵지 않을 것이다. ■ 김승호

Vol.20061127c | 김정희 조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