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욱 회화展   2006_1124 ▶︎ 2006_1226

김정욱_×한지에 먹_101×74.5cm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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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1124_금요일_06:00pm

갤러리 스케이프 서울 종로구 가회동 72-1번지 Tel. 02_747_4675 www.skape.co.kr

동시에 아무것도 말하지 않으며 또 너무 많은 것을 말하나, 꼭 맞게 말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엄청난 상황을 단한마디로 요약하는 저 불투명한 하이쿠(俳句_haiku:일본의 단시로 자연이나 인간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선명한 인상으로 그려 표현 하는 일본의 단시短詩). (롤랑 바르트 Roland Barthes)

김정욱_한지에 먹, 채색_108×74.5cm_2006

작가노트 속 메모처럼 김정욱은 자신의 작품을 강렬하지만 모호한 것들을 하나의 상황이나 사람으로 함축하여 표현해 내고 있다. 동시에 알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 현실 속에 환상, 미루어 짐작할 수 있지만 확언을 내릴 수 없는 [중간지점]쯤 되는 부분의 새로운 관계형성 가능성도 열어 놓으려 한다. 이것에 관한 한 더 할 수 없이 좋은 표현은 역시 작가노트 속, 옮겨 적은 메모에서 발견할 수 있다. ● 하이쿠는 형상을 다루는 데 있어서 자기 자신만을 다루는가하면 동시에 많은 것을 의미하도록 하여 그 최종적 궁극적 의미를 파악 하는 것이 불가능하도록 하는 수법을 쓰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형상을 그 어떤 개념적이고 사변적인 양식으로 담아내지 않으면 않을수록 형상은 자신의 올바른 모습에 그만큼 가까워지는 것이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Andrai Tarkovsky)

김정욱_한지에 먹, 채색_101×74.5cm_2006

보여 지는 것과 드러나지 않는 것, 그리고 그것들의 조화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예민하고 민감한 지점은 그의 작화법을 보다 실존주의처럼 보이게 하여 진짜 사람을 그리고자 하는 김정욱의 그림은 해가 가면 갈수록 오히려 익숙하지 않은 인물들을 창조해낸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어떤 본질적 지점에 가깝지 거죽의 닮고 닮지 않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김정욱이 집중하고 있는 그 응축의 순간들은 눈이라는 신체기관을 통해 드러난다. 이것은 보이지 않거나 또는 존재하지만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았던 것들에 대한 작가적 사고를 수면 위로 부상시키는 행위로 다소 과장된 표현을 과감하게 사용하기도 한다. 눈이라는 신체기관은 미묘하지만 나름대로의 버릇과 자세, 모양새가 제각기 다른 형태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흔히 즐겁거나 분노하거나, 우는 등의 행위를 눈만 보고도 판가름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며 김정욱은 바로 그 미묘한 지점을 날카롭게 포착해내고 있다. 동시에 보여 지는 것들에 대한 관심도 놓지 않음으로 인해 인물들의 머리카락이나 상처, 입고 있는 옷 따위 등의 묘사가 신중하게 화면에서 다루어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과장과 생략이 혼용되어 운용된 조형적으로도 밀도 있는 화면을 만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김정욱의 눈을, 아니 그러한 눈을 가진 사람들을 단순히 말랑말랑한 감정의 덩어리들로만 해석해서는 곤란하다. 예측할 수 있지만 확언이 불가능한 일련의 인간사 전반을 다루고 있거나 얼굴에 난 상처들을 통해 개인의 사건이나 증후들이 읽힐 수 있는, 그 사람일 수밖에 없는 개별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것은 김정욱이 오랜 시간 공들여 생각한 사고의 자락이며 이번 전시 역시 그 오랜 탐구이자 화두인 이야기들의 변화된 방식일 뿐이다.

김정욱_한지에 먹, 채색_108.5×74.5cm_2006
김정욱_한지에 먹_106×75cm_2006

이렇게 진행 중인 김정욱식 사고는 언제나 강렬하게 보는 이의 발목을 붙들어 놓는다. 그의 새로운 그림을 보면서 몇 번이나 느꼈던 감정적 자극을 통해 좀 더 작가적 속내를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렇지만 오히려 나를 바라보게 되는 김정욱이 그려낸 눈들, 아니 사람들이다. 작가가 수없이 이야기하는 그 알 수 있음과 없음 그리고 그 사이사이의 공간들, 아이의 얼굴에서 보여 지는 초연한 듯한 눈빛과 새로 생긴 핏빛 상체기가 주는 생생한 상처들과 오랜 세월이 지나 허옇게 자국으로 남아 버린 개인의 흉터들...눈가의 주름하나 더 닮게 그려 사람이 더 사람다운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김정욱이 포착한 사람의 풍경 속엔 수많은 이야기가 강이 되어 흐른다. 어떠한 방식으로도 확언될 수 없는 사람다운 사람이 말이다. 그리고 그 낯선 이들로 인해 내 가슴이 움직이고 있음을 느끼고 만다. ■ 김최은영

■ 찾아오시는 길_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출구 북촌미술관 방향 7~8분 소요

Vol.20061127d | 김정욱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