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곳으로 가다

김단비 회화展   2006_1129 ▶︎ 2006_1205

김단비_보이지 않는 곳으로 가다_캔버스에 혼합재료_91×117cm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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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1129_수요일_06:00pm

가나아트 스페이스 서울 종로구 관훈동 119번지 Tel. 02_734_1333

'보이지 않는 곳으로 가다' 김단비 작가의 첫번째 개인전에 부치는 글 ● 김단비 작가에게는 마법에 걸린 거울이 있다. 거울을 볼 때 그는 그가 살아 오는 동안 잊고 지내던 불필요한 것들을 발견하곤 한다. 작가는 거리적 거리던 것들은 잘라낸다. 불편한 것들을 오려낸다. 잘라내고 오려내는 행위는 참으로 경쾌하다. 예리한 곡선과 매끈한 면이 남는다. 군더더기를 잘라내고 거울을 다시 본다. ● 마음, 두둥실 심연의 색채 위에 부유하는 것은 심장의 모양을 닮았다. 장기 중에 유일하게 고기 육(肉)자가 들어가지 않는 심(心)장은 고기가 아니라 마음이다. 욕망, 살아가는 에너지인 동시에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도 있는 것, 바람의 덩어리.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를 때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지는 순간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안심은 순간일 뿐, 욕망이 멈춘 자리에는 금세 불안이 스며든다. '어차피 우리들의 인생이란 한갓 꿈속에서 본 도원경을 현실에서 찾기 위해 헤매는 몽유병의 꿈 놀이가 아닐 것인가...'최인호의 소설 '몽유도원도'의 한 구절이다. 우리네 인생은 힘겹게 살아가야 할 고해(苦海)라지만 도화가 만발한 이상향이 저 너머에 존재한다면 이를 찾아가는 길, 욕망을 실현하려 가는 길에는 험난한 기암절벽을 마주하더라도 구름처럼 가볍게 느껴질 것이다.

김단비_보이지 않는 곳으로 가다_캔버스에 혼합재료_162×97cm_2006
김단비_보이지 않는 곳으로 가다_캔버스에 혼합재료_117×91cm_2006
김단비_보이지 않는 곳으로 가다_캔버스에 혼합재료_162×130.3cm_2006
김단비_보이지 않는 곳으로 가다_캔버스에 혼합재료_162×130.3cm_2006
김단비_보이지 않는 곳으로 가다_캔버스에 혼합재료_162×130.3cm_2006

미래, 그리고 희망. 오늘은 어제 보이지 않았던 미래다. 어제 꿈꾸었던 희망이다. 보이지 않는 곳을 향한 우리의 막연한 기대는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었다. 세월이 이미 증명한 거짓을 다시 의지하더라도 우리는 조금 있으면 사라져 버릴 막연한 기대가 펼쳐진 카펫을 밟고 걸어간다. 그 끝이 어디인지 몰라도 좋다. 마음 속에 욕망이 있다는 것은, 그 욕망을 실현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 간결한 배치와 색감은 보다 궁극적이고 강렬함을 추구하며 숨겨진 인간의 욕망과 열정을 승화시킨다. 공간배치의 교묘한 장치로 2차원적인 평면에서 3차원의 입체공간을 통해 정적인 그림을 동적인 이미지로 나타낸다. 포인트가 단순하게 캔버스 밖으로 나와 있다는 것만이 아니다. 작품의 공간적 한계를 벗어나 내외를 아우르며 안에서 바깥으로의 공간을 지향함으로써 그림을 그리지 않은 곳에도 그림을 그리고자 함이다. 열려 있는 그림이다. 보고 있는 곳만 그림이 아니다. 있는 것과 없는 것, 없는 것과 있는 것이 합일을 이룬다. ● 보이지 않는 길을 간다는 것은, 단지 보이지 않는 곳을 간다는 게 아니라 그 곳에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작가 김단비는 보이지 않는 곳, 작가의 화면이 담지 않은 곳에 더 많은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그가 가지 않은 길, 혹은 가야 할 길은 그가 보여 준 길보다 길고 또한 깊기에 그의 작품은 현실을 초극하며 보다 깊은 공간과 시간의 불변의 함수관계를 창조하고자 한다. 작가에게 마법의 거울은 다름아닌, 작가 자신을 비추는 자화상이다. 작가는 그를 옭아맨 끈들을 벗어버리고 심연의 매끄러운 색채 속에서 보이지 않는 곳을 향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진하디 진한 그림자를 던져 놓은 채. ■ 김성은

Vol.20061128c | 김단비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