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LAP

케이스케 시로타 회화展   2006_1130 ▶︎ 2006_1218 / 일요일 휴관

케이스케 시로타_Days Which Are Not Known_캔버스에 사진인화, 아크릴채색_80.3×100cm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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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1130_목요일_06:00pm

갤러리 선컨템포러리 초대展

갤러리 선컨템포러리 서울 종로구 소격동 66번지 Tel. 02_720_5789 suncontemporary.com

일상을 재구성한 시공간에서의 데자뷰 ● 생소한 공간과 색다른 이미지의 생경함은 반복을 통해 익숙해진다. 그리고 이처럼 익숙한 시각 경험이 되풀이 되면서 시공간의 특별함은 희미해지고, 시지각이 최초로 받아들인 이미지가 점점 그 때의 첫인상을 상실한 채 일상으로 전락한다. 일상에 내성이 생긴 사람들에게 생경함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가능할까? 한국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맞이하는 케이스케 시로타(Keisuke Shirota)의 그림 속에서 '일상과 생경함'이란 양립할 수 없는 두 개의 요소를 발견한다.

케이스케 시로타_Platform_캔버스에 사진인화, 아크릴채색_97×116.7cm_2006

케이스케 시로타는 의도를 배제하고 찍은 사진을 캔버스에 붙여, 그 주위를 기억과 상상에 의해 붓으로 그려나가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우리가 당연히 여기는'본다는 것'과'기억하는 것'에 관해서 진지한 물음을 던진다. 동시에 매일 접하고 익숙해져서 심지어 무뎌지는 일상의 풍경에 대해 감각적이고도, 새로운 존재감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케이스케 시로타_Undergroound Passage_캔버스에 사진인화, 아크릴채색_97×116.7cm_2006

사진은 찍는 순간부터 지금이 아닌 '과거'라는 시간영역에 속하게 된다. 하지만 사진을 보는 이들이 매 순간 느끼는 감정은 생생한 현재의 것이다. 작가는 심오한 의미에서의 사진과 회화의 개념에 대한 해석을 넘어 한 캔버스 안에 실제 존재했던 과거의 기록과 증거에 해당하는 '사진'이란 매체를 이용해 캔버스에 붙이고 연장되는 선과 면은 무채색의 회화로 표현한다. 여기서 사진은 사실을 의미하며 흑백 톤의 그림은 그 사실에 대한 기억과 느낌을 함께 아우른다. 빠르게 달리는 차 안에서 무심코 본 밤거리, 인사동의 어느 한 거리에 들어서면서 보이는 전경과 지하철을 타기 위해 지나쳐야 하는 형광등이 켜진 무미건조한 느낌의 지하통로 등 일상에서 스치듯 지나갔던 어렴풋한 이미지에 대한 회상은 꿈 속의 기억처럼 아득하다. 그는 기억나지 않는 이미지에 대해 최면을 걸어 실제 보았던 것에 대한 입증을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기억하다'라는 것에 수반되는 느낌과 감정의 실루엣을 보며 직선적 요소를 갖는 색다른 시점의 시각화 작업에 집중하는 것이다. 작품『Another Day #4』(2006)에서도 볼 수 있듯 캔버스에 한 개의 이미지나 혹은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찍은 두 장의 사진을 배치 시키는데 전혀 상관없는 시공간을 한 화면에 동시에 등장시키면서 새로운 공간을 연출해낸다. 두 사진 사이의 공간이 만들어내는 간격은 서로 합쳐지기 위해 깊은 어둠으로 스며드는 블랙홀과 같이 지금까지 접하지 못한 색다른 감정과 상상의 세계를 연다.

케이스케 시로타_A Sense of Distance #19_캔버스에 사진인화, 아크릴채색_100×80.3cm_2006
케이스케 시로타_Another Day #4_캔버스에 사진인화, 아크릴채색_130.3×194cm_2006

케이스케 시로타는 2004년 첫 개인전 이래 2005년 일본 동경의 우에노 로얄 뮤지엄(The Ueno Royal Museum)에서 열린 기획전 'VOCA展(2005 현대미술의 새로운 평면작가들)'에 선출되어 주목 받아왔다. 일본에서는 물론, 해외 아트페어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일본의 떠오르는 젊은 작가이다. 5년간 일련의 작업을 해오는 이 작가가 누구나 한 번쯤은 봤을 만한 풍경 이미지를 고르는 이유는 작가로서 사진을 잘 찍기 위해 바라보는 것이 아닌, 일상적이고 무심하기도 한, 단지 평범한 사람의 입장에 서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번 'OVERLAP展'은 올 해 여름 작가가 서울에 머물며 촬영한 사진과 평상시 동경에서 촬영한 사진을 한 화면에 배치한 신작이 중심이다. 새로운 작품 안에서는 일본과 한국이 문자 그대로 겹쳐지고 합쳐져 새롭게 창출되는 시공간으로 인해 보는 이로 하여금 신비롭고 아득한 기억의 연장선 상에 놓이게 한다. ● 사람의 뇌는 엄청난 기억력을 가진 반면, 자주 보고 접하는 것만 기억해 낸다고 한다. 많은 것들을 기억 속에 묻은 채 우리가 무의식 중에 했던 일을 다시 하거나 방문했던 곳에 갔을 때의 느낌처럼 케이스케 시로타의 작품은 현실과 비현실 사이에 존재하는 한편의 픽션과도 같은 재조합된 일상의 풍경을 보여준다. 보는 이들의 무의식을 건드려 불확실한 자신의 기억을 좇아 익숙함과 생경함을 동시에 내포하는 데자뷰를 불러 일으킨다. ■ 박정원

Vol.20061129a | 케이스케 시로타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