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지만 괜찮아

상명대대학원 사진학과 순수사진전공 그룹展   2007_0103 ▶︎ 2007_0109

문경록_Canon_컬러인화_127×152cm_2006

초대일시_2007_0103_수요일_06:00pm_갤러리 나우

참여작가 김경태_김상현_김은영_김진호_문경록_박성근_손이숙 엄태수_이서진_이선애_이선희_이원집_임수현_최지영_황숙희

2007_0103 ▶︎ 2007_0109 갤러리 나우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2-13번지 Tel. 02_725_2930 www.gallery-now.com

2007_0103 ▶︎ 2007_0109 갤러리 룩스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5번지 인덕빌딩 3층 Tel. 02_720_8488 www.gallerylux.net

다르지만 괜찮아-두 개의 프리즘 ● 서로의 신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결국 친동생을 죽음으로 내몰아버린 영화, 캔 로치 감독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의 마지막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무엇에 반대하는 것은 쉽지만,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나의 욕망을 아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이 선뜻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사실 우리는 원하는 것이 정말로 무엇인지 모를 때가 많다.만약 안다고 하더라도, 실천은 또 다른 문제다. 나의 욕망은 정체성, 나아가 주체성과 관련이 있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기준은 있지만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꿈이 없는 개인. 나로부터 시작해서 밖으로 나가는 시선과, 나의 외부로부터 안으로 들어가는 시선의 두 가지 프리즘을 통해 세상을 본다. 세상의 안과 밖을 가로지르는 도어매트로서 내가 있다. 우리의 원함이 무엇인지는 그 다음에 이야기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역사의 맥락 가운데서 나는 어디쯤 서 있는지, 이 곳인지, 저 곳인지, 나인지, 너인지, 그녀들인지, 혹은 소비 자본주의인지를 파악한 다음에, 분노를 담은 반대가 아니라 유쾌하고 단순하게 이야기해 볼 수 있는 욕망에 대한 질문은 잠시 유보한 채 내가 누군인지 아는 것, 나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김경태_무제_컬러인화_70×70cm_2006
김상현_드림랜드_컬러인화_28×36cm_2006
김은영_花樣年華_디지털 프린트_28×28cm_2006
김진호_Unsettled sides #1_컬러인화_20×30cm_2006
박성근_Untitled_컬러인화_50×50cm_2006
손이숙_Oriental Paragon_컬러인화_50×50cm_2006

나처럼이 아니라 나와 함께 ● 개성을 강조하는 시대에 누구나 차별화 전략을 가지고 톡톡 튀려고 하는데도 정작 알고보면 다르다는 이유로 우리는 남을 무시하기도 한다. 다름은 달라야 한다는 당위성의 문제라기 보다, 어쩌면 태생적인 것으로 다를 수 밖에 없는 존재론적인 것이다. 서로 다른 인격체로 태어났기에 똑같을 수 없는데도 하나이기를 요구하는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후부터는 같아지기를 강요당한다. 그 안에서, 우리는 서로가 처음부터 하나였던 것처럼 착각하면서 자기를 잃어 버리고 살아간다. 다름을 찿는 것은 그래서 결국 자기 정체성을 찿는 것이고, 자기를 찿아 가는 먼 길이다. 다를 수 밖에 없는 태생적 원인을 안고 태어났지만, 세상이 요구하는 제도, 상식, 규칙 안에서 손에 손을 맞잡고 견고하게 움직이지 말자는 허망한 연대의식 속에 신음하면서 우리는 미처 의식하지도 못한 채 불안하다. 다를 수 밖에 없지만 세상 속에서 요구되어지는 하나됨의 요구와 달라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내면의 자아 사이에서 이중으로 불안하다.

엄태수_안성의 예술인_컬러인화_22×61cm_2006
이서진_Still Live_컬러인화_73×70cm_2006
이선애_단원인장구_컬러인화_28×35cm_2006
이선희_Untitled_와이드 컬러_36×28cm_2006
이원집_무제_컬러인화_24×36cm_2005
임수현_COEX MALL_컬러인화_50×50cm_2006
최지영_무제_컬러인화_15×15cm_2004
황숙희_어초문답도_컬러인화_30×41cm_2006

서로를 인정한 바탕 위에서 자유롭게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그들이 모여, 결국 전체가 보여지고 공유되는 지점이 어디일까. 차이를 통한 변주로 인해 코끼리의 전체 모습이 과연 드러날까. 차이는 대립이 아니라 그저 다른 것이다. 그 차이는 완전히 다른 것이 아니라 그저 다를 다를 뿐이다. 트라우마의 치유가 작업의 한 측면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그래서 그 상처의 치유로 이렇게 한번 말해본다. 역사는 부정을 통해, 부정의 부정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문제들의 규정을 통해, 차이들의 긍정을 통해 앞으로 나아간다는 들뢰즈의 말을 떠올리면서 인생은 심각한 것이지만, 우리는 그 심각함 사이에서 유희하며 살아가니까 '다르지만 괜찮아'라고 현재 진행 중인 작업들로서 다르지만 괜찮아는 단정적인 선언이라기보다 우리들의 욕망이고, 지향이다. 느린 걸음으로 가는 이 길이 너무 멀거나, 혹은 돌아간다 하더라도 포기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 손이숙

Vol.20070103b | 다르지만 괜찮아-상명대대학원 사진학과 순수사진전공 그룹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