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포효

강민영 회화展   2007_0110 ▶ 2007_0116

강민영_그 숲에___있다II_장지에 아크릴채색_210×148cm_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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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110_수요일_05:30pm

갤러리 도스 기획 공모전

갤러리 도스 서울 종로구 관훈동 55-1번지 2층 Tel. 02_735_4678 www.gallerydos.com

고요하고 신비롭게 보이는 숲에 동물들이 있다. 그 안에서 그들은 육식동물 특유의 나른한 태도로 화면 밖을 조용히 응시한다. 평화롭고 아름다워 보이기까지 하는 숲 곳곳에는 시커먼 늪, 거기서 자라는 독초의 끈끈한 촉수, 치명적인 갈고리 등이 교묘하게 자리하고 있어 숲의 위태위태한 고요함을 가만히 위협하고 있다. ● 인간과 사회와의 밀접한 관계를 동물의 세계에 은유하여 인간이 사회의 테두리 안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을 이야기하였다. 약육강식의 법칙에 의해 질서가 유지되는 자연, 단지 낯설기 때문에 인간의 눈에 매혹적으로 보이지만 낯선 만큼 무지하기 때문에 그 안에 서린 사나움과 본능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생경한 아름다움, 질서와 균형, 낯선 것에 대한 동경 정도로 읽혀질 뿐이다.

강민영_그 숲에___있다I_장지에 아크릴채색_148×210cm_2005
강민영_독초들을 헤치고 조금 더 가까이_장지에 아크릴채색_148×210cm_2006
강민영_차라리 바나나_장지에 아크릴채색_130×106cm_2006

내가 숲과 동물에 흥미를 느끼는 이유는 아마도 그들이 나와 달라서 혹은 내가 그들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그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적극적인 의사소통이 되지 않으므로 숲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와는 상관없이 겉으로 보기에 그들은 충분히 조화롭고 평화로워 보인다. 그러나 숲과 동굴들이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습은 근본적으로 인간이 사회라는 현실세계의 테두리 안에서 그들의 욕망과 그것이 이루어 질 수 있는 합의점을 찾아가며 살아남고자 애쓰는 모습과 닮아 있다. 그리고 각각의 세계를 유지하는 질서가 존재하는 점마저 비슷하다. 다른 것이 있다면 숲의 그들은 본능을 솔직하게 나타내며 욕구해결에 충실하다. 욕망 실현의 도구로서의 삶이 아닌 그 자체가 목적인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다. 때문에 순수하고 무자비하게까지 느껴지는 그들의 삶은 나에게 동경의 대상이다.

강민영_식물I_장지에 아크릴채색, 펜_45.5×27.3cm_2006
강민영_식물II_장지에 아크릴채색, 펜_45.5×27.3cm_2006
강민영_식물III_장지에 아크릴채색, 펜_45.5×27.3cm_2006

이렇듯 겉으로 읽혀지는 질서와 균형, 매혹적인 이끌림과 그 속에서 실제 이루어지는 평화롭지만은 않은 그들만의 사회 이야기와의 조화와 거기에서 야기되는 익숙한 낯설음(The Uncanny)이 내가 숲을 그리는 주된 이유이다. 그렇기에 화면에서 보여 지는 동물과 숲의 이상적인 구도와 조화로움은 그 안에서 일어나는 평화롭지만은 않은 이야기와 만나 그림을 읽어내는 관객들에게 내용과 형식의 차이에서 생겨나는 역설의 효과를 가져다준다. 야생의 사나움 등의 근거로서 촉수와 날카로운 집게 등을 가진 독초(치명적 아름다움. 혹은 향기를 가진)를 슬며시 배치하였다. ■ 강민영

Vol.20070110b | 강민영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