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니-묵화(墨畵)와 백자(白磁)   기획_오광수   2007_0523 ▶ 2007_0609

김익영_비대칭기_자기소지, 실투유_53×33×34cm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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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523_수요일_06:00pm

김익영_이철량_오숙환_조순호_김희영_이기조_조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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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아트포럼뉴게이트의 염혜정입니다. 저희 아트포럼뉴게이트는 오광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님께 기획을 의뢰하여 중견작가들로 이루어진 특별기획전 "이화에 월백하니"를 5월 23일부터 6월 9일까지 엽니다. 미술계에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함과 동시에 방향을 제시해주는 이번 전시는 두 분의 도자 작가들(김익영, 이기조)의 순백의 백자작품들과 경력있는 수묵작가들의 묵화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최근의 미술계는 젊은 작가들에게 무한한 전시기회를 제공하고 있고 또한 그들에 의해 매우 활발한 예술 활동이 이루어져 가고 있음이 주지의 사실입니다. 오히려 중견작가들의 활동이 위축을 느낄 정도에 이르기까지 했습니다. 숙달된 예술의 장인(匠人)들이 뿜어주는 작품의 완성도와 깊이에 대해 어떤 갈증을 느끼기도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작가들과 갤러리, 미술관 들이 함께 고심하고 진지한 모색을 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음입니다.

김희영_무제_142×23.5cm×2개_2005
오숙환_빛과 시공간_한지에 먹_70×70cm_2007

아트포럼뉴게이트는 그간 신진작가들의 발굴과 전시라는 첫째 목표와 중견작가들의 작품 발표와 토론의 장소라는 둘째 과제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어온 바, 이번에 오관장님께 특별히 기획을 의뢰하여 이들 중견작가들을 어렵게 모셨습니다. 이들이 심혈을 기울여 "이화에 월백하니"라는 詩的인 전시 제목에 부합하는, 무게와 깊이가 있는 좋은 작품을 출품해주시기도 했지만 21세기도 수년에 이른 지금, 다시 한 번 미술계에 종사하는 관계자들에게 잠시 머물러 뒤를 돌아보게 하고, 작가들에게는 진지한 정진을 부탁하는 전시가 될 것을 의심치 않습니다. ■ 염혜정

이기조_백자화병_백자점토_10×29×31cm_2007
이철량_신시_한지에 먹_151×106cm_2007

梨花에 月百하니묵화와 백자 "이화에 월백 하고 은한이 삼경일 제일지 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는 다정도 병인 양 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이조년) 달밤에 배꽃을 보면서 잠 못 이루는 선비의 고즈넉한 심회를 떠올려 본다. 자연은 언제나 인간과의 상대적인 거리에 있기 때문에 감정이입의 대상이 된다. 자연을 앞에 하고도 아무런 감동을 지니지 못하는 사람에겐 감정이입을 바랄 수 없다. 배꽃에 달빛이 비치니 배꽃은 더욱 차고 희게 반영된다. 봄밤은 아직 서늘함이 남아있다. 인간의 다정한 감정이 봄밤의 유정함에 뒤척인다. ● 묵화와 백자는 전혀 다른 장르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같은 공간에 놓임으로서 더욱 우아함과 격조를 고양시킨다. 옛 선비의 문방에 먹의 향기와 더불어 그윽한 매무새로 놓여 있는 백자는 고요한 가운데 깊은 정신적 울림을 동반했다. 묵화는 담백한 먹의 번짐과 날카로운 운필로 인해 더욱 은은한 향기로 감싸고 백자는 아무런 장식도 없이 단지 그 형태와 윤택만으로 스스로 가득 차는 모습으로 우리 앞에 놓인다. 묵화와 백자를 곁들인 것은 단순한 회고취미에서가 아니다. 산업화와 문명화에 떠밀려가는 우리의 모습을 잠시나마 가다듬자는 예지와 자각의 충동에 의해서이다.

조순호_나무와새_한지에 수묵_86×131cm_2007
조환_淸韻_화선지에 먹_69×36.5cm_2007

여기 여섯 작가는 새삼 소개할 나위도 없이 우리 미술에서 뛰어난 역량을 지닌 이들이다. 김익영은 현대 도자의 대표적인 작가의 한 사람이다. 특히 그는 백자만을 오랫동안 다루어 오고 있다. 전통적인 자기가 지닌 소박한 내면과 간결한 형태를 바탕으로 하면서 현대적 감각을 반영하는 세련된 조형미를 구현하고 있다. 순백의 백자가 주는 맛은 그 어디에도 비길 수 없는 당당함과 더불어 여유로움을 안겨준다. 무엇을 담는다는 자기 본래의 기능을 벗어나서도 하나의 조각으로서의 위상에 이르고 있다. 이기조의 백자에서도 조형적인 구성미가 돋보인다. 견고한 형태가 주는 단단함과 윤택의 조화로움은 오랜 백자의 전통을 세삼 떠올리게 한다. 백자의 전통이 오랜 우리의 경우 의외롭게도 현대적인 백자 작가가 많지 않은 것은 이상한 일이다. 옛 것을 모방할 뿐이지 전통을 바탕으로 하면서 현대적 도자의 창조적 방향을 열어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점에 비하면 김익영, 이기조의 백자가 주는 조형성은 귀중한 하나의 모범이 되기에 충분하다. ● 묵화는 4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중견 작가들 가운데서 다섯 사람을 초대하였다. 수묵을 주로 하는 작가가 이들만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수묵에 경주해온 편력에 있어 단연 돋보인다는 공통점에 기인한 것이다. 이철량의 수묵의 연륜은 30년을 상회한다. 80년대 초에 전개된 수묵화 운동의 중심에서 활동해온 그는 대상을 묘사하는 구상적 발상에서 점차 순수한 먹의 자율성에 내맡기는 과정으로 진척되었다. 최근 그의 작품은 중간 톤에 의한 전면화로 일관되고 있다. 아늑한 먹의 기운 속에 잠겨가는 무 표정 또는 무 표현의 독특한 세계를 지향한다. 조순호는 자유분방한 먹의 구성을 통해 자연을 은유화하는 독자적인 세계를 가다듬고 있다. 육중한 무게를 내장한 붓의 거침없음과 해학적 설정은 그만이 지니는 개성적인 면모이다. 먹은 살아 숨 쉬듯이 임리한 기운에 젖어있고 작가의 상상력은 바탕의 소지 위에 간단없이 꿈틀거리고 있다. ● 김희영의 필선은 날카로우면서도 은은한 여운을 남긴다. 그가 보여준 필선의 반복은 수묵 드로잉으로서 독특한 영역을 확보해가고 있다. 때로 대상으로서 화조를 다루면서도 운필의 자율적인 힘이 능히 대상을 앞질러 순수한 추상적 기운을 반영한다. 오숙환은 빛과 그림자의 세계라는 특이한 발상으로 일관해오고 있다. 안으로 잠겨드는 먹빛과 흐릿하게 떠오르는 빛의 결이 어우러지면서 아늑한 공간의 구성에 도달하고 있다. 조환은 도시 풍경에 심취된 작품을 오랫동안 다루었다. 수묵으로 도시 풍경을 다룬다는 자체가 특이한 면모를 부여주고 있다. 도시 풍경이 아닌 자연 대상에서도 도시풍경에서 보여준 구성미와 먹의 그윽한 기운이 돋보인다. ■ 오광수

Vol.20070602e |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니 - 묵화(墨畵)와 백자(白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