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aze

강형구 개인展   2007_0605 ▶ 2007_0819

Hyung Koo Kang_Vincent van Gogh in Blue_캔버스에 유채_259.1×387.8cm_2006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 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7_0605_화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입장권 / 일반_5,000원 / 학생_3,000원 / 단체 및 장애우 50% 할인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 충남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354-1번지 Tel. 041_551_5100 www.arariogallery.com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에서는 오는 6월 5일부터 8월 19일까지 아라리오 전속 작가 강형구의 개인전 The Gaze: 응시 를 개최한다. 이번 강형구 개인전에서는 그가 근 이십 여 년 동안 다양하 게 연구해온 자화상, 초상화, 캐리커처, 조각상등을 총 망라하는 6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 다. 또한 이러한 평면 회화 작품과 함께 작가의 작업실이 전시장 한 공간에 설치되어 그가 근 20년을 고군분투해온 작업실의 정황을 잘 보여줄 것이다.

Hyung Koo Kang_W A·R·H·O·L_캔버스에 유채_193.9×259.4cm_2007

강형구는 그 동안 2미터 높이가 넘는 커다란 캔버스에 사람의 얼굴만을 그려왔다. 그의 얼굴 연작에서는 특정한 상황이나 배경이 드러나지 않고 사람의 얼굴만이 정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이러한 강형구의 작품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관람자는 작품 속 얼굴들의 시선이 자신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즉 실재 사람을 마주할 때처럼 서로를 응시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일상생활에서는 낯선 사람을 마주할 때 서로 말없이 오랫동안 응시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그러나 강형구의 작품에서는 낯선 사람과의 오랜 응시를 통해서 새로운 경험과 의사소통의 기회가 열리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의 응시는 상호교감적인 반응이며 이는 작품의 인물과 관람객 사이에서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관람객 개개인에게 다양한 경험의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Hyung Koo Kang_Self-portrait_캔버스에 유채_259.1×193.9cm_2007

그렇다면 강형구는 왜 얼굴에 집착할까? 그의 수많은 얼굴 회화 작품을 대했을 때 이러한 의문이 들었다. 사람의 얼굴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생각해보면 그 대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한 사람의 얼굴 안에는 그 사람의 인생이 담겨 있다고 한다. 그 사람이 지은 표정 하나 하나가 모여 주름을 만들고 그렇게 형성된 주름 한 줄 한 줄이 그 사람의 얼굴 인상을 만들어 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인상은 보는 이로 하여금 그 사람의 성품, 내심까지 어느 정도 가늠하게 해준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을 마주할 때 일반적으로 가장 먼저 시선이 가는 곳은 대부분 상대방의 얼굴이다. 우리는 상대방의 얼굴을 통해서 그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게 되고, 우리의 감정 역시 그의 인상에 따라서 반응하기 때문이다. 강형구의 작품 속 인물의 표정은 항상 무표정이다. 감정의 기복으로 인해 달라지는 사람의 얼굴이 그 사람의 내면을 읽는데 방해가 되는 것을 배제시키기 위함이다. 사람이 무표정할 때 가장 중립적인 면에서 그 사람의 평소 내면의 모습을 읽을 수 있다. 이처럼 강형구는 무표정한 얼굴의 초상을 통해 관람자가 그 인물의 내심뿐만 아니라 그의 삶까지 읽기를 바라는 것이다.

Hyung Koo Kang_W A·R·H·O·L_캔버스에 유채_259.1×193.9cm_2007

강형구의 얼굴회화 연작들은 현대 리얼리즘기법의 대표 작가인 척 클로스(Chuck Close)의 작품을 자연스레 떠오르게 한다. 1960년대 이후 사진보다 더 실사 같이 사람의 얼굴을 극 사실기법으로 표현한 척 클로스는 사람의 얼굴을 확대해서 대형 캔버스에 세밀히 묘사한다는 점에서 강형구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척 클로스가 "내 그림의 주된 목표는 사진적 정보를 그림의 정보로 번역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듯이 그는 사진을 그대로 옮기는 과정의 극대화를 위해 작업했으며 주관을 최대한 배제한 사실적 묘사에 충실했다. 이에 반해서 강형구는 그의 작품들을 통해서 사진을 그대로 옮기는 과정이 아닌 자신만의 색을 찾기 위해 노력하였다. 이를테면 화면의 강한 색감 사용을 통해서 형태나 이미지보다는 색채를 먼저 드러나게 하는 점이 그러하다. 또한 눈을 강조하고, 얼굴의 주름 등을 과장하여 실재 인물을 왜곡시키고 있다. 이러한 왜곡을 통해서 그는 사진이 가진 인물의 재현을 넘어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Hyung Koo Kang_The Gaze Exhibition_ARARIO Gallery

강형구는 작가가 된다는 것이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이라는 명제를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적 작가이다. 그는 오로지 자신의 철저한 검증과정을 통해 예술세계에 등자했다. 하루 세 네 시간의 짧은 수면을 취하면서 몇 달씩 작업실에서 작품에만 몰두하는 그는 하루 스물네 시간이 짧다고 말한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작업에 몰두한 그이기에 지난 시간을 만회하려는 노력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노동집약적인 순수회화 작품만을 그것도 대형캔버스로만 작업하는 그는 작가정신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본보기이다. 그의 작업실은 에어브러시에서 분사된 물감의 분진가루가 온 바닥과 가구, 선반, 그리고 환풍기까지 빼곡히 덮여있다. 이러한 그의 끈임 없는 노력이 낳은 것은 제작과정에서의 테크닉적 우월함이다. 얼굴을 묘사함에 있어 그는 에어스프레이를 이용해 피부의 매끄러움을 먼저 표현하고 그 물감이 마르기 전 면봉이나 붓을 사용해서 살갗의 미묘한 잔주름, 솜털, 땀구멍까지 아주 세밀하게 묘사한다. 이 때 놀라운 것은 유화를 이용하면서도 기존 유화 자화상과 달리 강형구의 회화는 몇 번 덧칠한 수채화 같은 맑은 느낌을 주면서도 너무나도 정교한 주름이나 잔털까지 밀도 있는 묘사가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수십 번을 칠해서 캔버스의 밑 색이 위에 덧칠한 색감과 어우러져 깊은 색감을 내는 유화는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수정이 용이하며 완성 시까지 여러 번 고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강형구는 이러한 유화의 수정의 용이함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그가 습득한 일필휘지화법으로 큰 화폭을 거침없이 빠른 시간 안에 채운다. 그는 작업시간을 단축하려고 자신의 오른손을 몸과 함께 묶고 왼손만을 사용해 결국 양손잡이로서 작업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그는 주머니 속에 항상 오목렌즈를 겸비해 작품제작 시 먼 거리에서 작품 감상을 함으로써 전체적인 묘사나 색감의 밸런스를 맞추었다. 그가 많은 작품을 작업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에 걸친 그의 끈기 있는 노력의 결실이다.

Artists studio at the Young Eun Museum

강형구에게 흔히 50이 훨씬 넘은 나이의 작가에게 주어지는 중견작가라는 타이틀은 맞지 않는다. 오히려 작업의 추진력과 열정은 요즈음 젊은 작가들을 앞서간다. 그는 아직도 물감의 분진가루가 날리는 작업실에서 새로운 표현기법들을 연구하고 있으며 새로운 소재를 찾고 있다. 강형구는 화풍이 하나로 정립되어 변화가 없다는 것은 작가의 불행이라고 말한다. 또한 지금까지 얼굴이라는 큰 소재에 빠져 연구해왔지만 언제든지 다른 소재로서 변환할 수 있다고 언급한다. 그의 작품에 앞으로 어떠한 소재의 변화가 생길지라도 강형구 회화의 독창성과 테크닉적 우월함은 변함이 없을 것이며 그가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주자로 남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

Vol.20070606c | 강형구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