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선 회화展

2007_0606 ▶ 2007_0612

최정선_봄소녀_장지순지에 담채_51D_2007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인사아트센터 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7_0606_수요일_05:00pm

인사아트센터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Tel. 02_736_1020 www.ganaartgallery.com

근대기 동양화단으로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많은 작가들이 일상을 테마로 다루고 있다. 자신의 삶의 풍경이자 타인과 공유하는 영역인 일상은 구체적인 생활과 감정, 정서의 기반이자 모든 사유가 뿌리내리는 현실적 토대이다. 더욱이 미술이 특정한 형식적 논리나 거대 담론에서 벗어나면서부터 더욱 자전적 삶과 일상을 다각도로 재현하려는 시도 및 고현학적 탐사들이 두드러졌다.

최정선_honeybee-낮잠_장지에 담채, 깃털_31×37cm_2007
최정선_honeybee2_장지에 담채, pompom_47×73cm_2007

최정선이 다루는 일상은 가족구성원이 풍경을 이루는 그런 삶의 장면이다. 동시에 자신의 자의식과 가정, 가족구성원과의 관계에 대한 서술이기도 하다. 사적 생활의 중심인 가족, 가정이란 공간에서 겪는 삶의 체험과 느낌을 건져 올려 그린 이 그림은 경험과 환영, 상상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전개된다. 구체적인 일상의 체험과 그로인해 빚어 나오는 여러 상념의 편린들이 실제와 몽상의 뒤섞인 차원에서 재현된다. 그것은 일상의 소묘이자 일상에 드리운 여러 감정의 교차에 대한 시각화이고 독백이다. 아이들의 엄마로서, 주부로서 겪는 생활이 중심이 된 이번 그림은 그러니까 일종의 생활도이자 가족그림의 전형으로 다가온다. 일관되게 가족을 다루어 온 작가는 가족구성원의 기록적 재현이나 정물적 묘사에 머물지 않고 가족과의 삶 그리고 일상에서 수시로 번져 나오는 여러 감정과 단상들을 형상화해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작가는 자신의 숨가쁘고 고단한 일상에 천착하면서 그 일상을 전면화 시켜 그림의 대상으로 전환시켜내고 있다. 그것은 자신의 생활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다. 작가에게 일상의 대부분은 가정생활, 아이들의 양육이며 그 어느 자투리 시간에 숨을 고르고 그림을 그릴 것이다. 여기서 그림은 무엇보다도 일상의 경계에서 피어나며 그림 그리는 시간과 순간이 일상에 잠식된 자신의 시간과 삶에 유일한 위안과 그늘을 드리운다. 일상에 대한 반성적 시선이 투명하게 반짝인다. 작가의 그림은 그런 의미에서 자기 생애 위에 드리운 그늘이 되고 상처받고 쓸쓸한 마음에 치유의 손길이 되고 '우울한 생애를 위한 도금'으로서 존재하고자 한다. 바로 그런 이유로서의 그리기가 자존하다. 동시에 일상의 순간들을 따뜻한 분위기로 그려냄으로써 인간과 삶에 대한 긍정적인 기운을 고양하고자 하는 의도도 숨기지 않는다.

최정선_지인의 여름_장지순지에 담채_25×40cm_2007
최정선_구름잠옷_장지에 담채_91×116.7cm_2007

모필 특유의 선 맛과 수묵의 은은한 번짐, 약간의 담채로 물든 색상, 현대사회를 상징하는 키치와 팬시한 오브제들의 연출은 동양화의 전형적 특성과 현대의 일상과 문화를 상징하는 두 축이 결합된 그림이다. 장지에 수묵담채기법으로 그려진 인물들은 무엇보다도 맑고 담백하다. 작가가 바라보고 이해하는 인간/가족에 대한 애정이 그 기법에 힘입어 온기처럼 번져 나온다. 모필의 예민한 선으로 포착된 인물의 실루엣은 간결함이 주는 섬세함을 감각적으로 운치 있게 그려내고 있고 상대적으로 시원하게 자리한 여백과 가벼운 재료로 이루어진 오브제들의 콜라주기법이 맞물려서 화면을 다층적으로 구성하고 있다. 이 다층은 다양한 소리(내용)와 연결되고 다기한 감정, 사고의 유출과도 관계 맺는다. 단일한 시공간이 존재하는 화면이 아니라 여러 겹의 시공간, 상황이 혼재되어 있다. 이는 의식의 흐름, 감정의 유동을 그리기 위한 배려이기도 하다. ■ 박영택

Vol.20070608e | 최정선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