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마음속엔 상처 입은 어린아이가 살고 있습니다...   오제훈 조각展   2007_0607 ▶ 2007_0615

오제훈_치유의집Ⅰ_혼합재료_25×40×10cm_2007 "지난밤 거리의 악사들이 고별공연을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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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607_목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KTF 갤러리 디 오렌지 서울 중구 명동 2가 51-18번지 2층 Tel. 02_773_3434 www.ktf.com

"열두 살 이후 나는 성장할 필요가 없었다."_은희경『새의 선물』중에서 ●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사람들은 자의적으로 타의적으로 혼자만의 집을 짓게 됐다. 모든 관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또 홀로 숨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그 집은 세상에서 상처받은 자아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보호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자폐와 관계단절을 부르는 위험한 공간이기도 하다. 작가 오제훈은 두 번째 개인전을 통해 내면의 '집'에 사는 '아이들'을 보여주고 있다.

오제훈_치유의집Ⅱ_혼합재료_40×35×15cm_2007 "우리들의 사랑은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
오제훈_치유의집Ⅲ_혼합재료_25×25×22cm_2007 "그 어느 날 한 마리 개는..."

누구나 가슴에 여러 명의 '내면 아이 (Within child)'를 품고 살아간다. 그 아이들은 매우 작고 나약해 언제나 양육과 보살핌을 요구한다. 미국의 저명한 심리 상담가 브루스 피셔는 자신의 책에서 이 내면 아이를 유형별로 나누어 각각에 맞는 심리치료법을 소개했다. 이처럼 심리치료에서 내면 아이를 다루는 방식은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결국은 그들을 얼마나 잘 다루는가가 관건인 셈이다.

오제훈_치유의집Ⅳ_혼합재료_32×20×26cm_2007 "우리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한 번도 헤어진 적이 없습니다..."
오제훈_치유의집Ⅴ_혼합재료_18×21.5×7cm / 10.5×16.5×6cm_2007 "나의 호흡을 사랑하다..."

오제훈은 가슴속에 사는 내면 아이들을 우리에게 공개했다. 즉 우리는 그녀의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인간 오제훈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녀는 세발자전거와 엄마의 등과 함께 한 유년을 그리워하는 감수성이 풍부하고 따뜻한 사람이다. 하지만 그녀의 작업은 자신만의 영역에 갇혀 있지 않다. 그녀의 작품에 조금 더 진지하게 다가간다면 우리는 그녀의 내면 아이 곁에 존재하는 '나의 내면 아이'를 만나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참 의미가 아닌가 싶다.

오제훈_MISSINGⅢ_혼합재료_40×160×10cm_2007 "우릴 다시 웃게 할 그 1분을 기다려..."

그녀의 작품에서 또 주목할 모티브는 '손'이다. 삐죽하게 나와 있는 손은 마치 집 밖으로 나가고 싶지만 용기가 없어 망설이는 듯하다. 이는 '보호의 공간'이자 '위험한 공간'인 집에 대한 작가의 인식이자 내면의 아이들을 자유롭게 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로 볼 수 있다. 인간은 '손'의 자유를 획득하면서 문명을 일으킬 수 있었다. 생각과 의지를 현실화시키는 데 있어 손은 가장 중요한 기관이다. 오제훈의 작품에서 손은 창문을 열고 바깥에 손짓을 하고 있거나 문틈에 끼어 있다. 이러한 장면은 외부와 소통하고자 하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내면 아이들은 결국 외부와의 관계 속에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내면 아이들을 다루고 양육하는 법을 잘 알고 있으며, 묵언으로 관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잠시 동안의 은둔은 필요하지만 결국은 세상과 부딪히고 관계를 맺고 나서야 내면 아이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제훈_MISSINGⅣ_혼합재료_40×160×10cm_2007 "스물아홉 번째 봄을 기다리다..."

만약 평면으로만 구성되었다면 오제훈의 작품은 리얼리티가 떨어졌을 것이다. 오제훈의 작품이 사실성을 획득할 수 있었던 것은 집은 입체적으로 기억의 편린들은 평면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오제훈은 두 번째 프로젝트를 통해 작가라는 정체성에 머물지 않고, 치유자와 메시지 전달자로 한 걸음 나아갔다. 이는 세상을 반영하는 데에서 벗어나 세상을 개혁하기를 요구하는 이 시대의 예술가 상이라고 할 수 있다. 관객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으며, 그 속에 사는 아이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김지혜

Vol.20070609c | 오제훈 조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