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찬 목조각展   2007_0613 ▶ 2007_0619

박철찬_間_가중나무_169×35×35cm_2007

초대일시_2007_0613_수요일_05:00pm

큐브스페이스 서울 종로구 관훈동 37번지 수도약국 2층 Tel. 02_720_7910

목조는 인류와 가장 밀접하게 오랜 동안 함께해온 재료중하나이다. 원시시대 재앙을 예방하거나 번영을 기원하는 표시로서 사람들이 몸에 지니고 다니던 자그마하고 사랑스런 부적(符籍)에서부터 인간의 주거지로서, 숭배의 대상의 상징으로, 사자를 위한 고분 봉헌물, 사원이나 성당, 그리고 민속 예술품 등 모든 분야에서 쓰여왔다. 보통 목 조각은 겉에서부터 안으로 조금씩 깎아 가며 형상을 조각하여 완성하는 것이 일반적 방법이다.

박철찬_間_가중나무_175×36×32cm_2007

그러나 박 철찬은 원목의 속부터 조금씩 파내어 속을 모두 비워내어 텅 빈 공간을 확보한 다음 창호를 내어 빛을 끌어드리는 방법으로 작업해 나아간다. 오랜 세월의 풍상을 머금고 있는 그야말로 아름드리나무의 원통형원목의 지난 시간의 흔적들을 하나하나 발굴하듯이 그 속을 파내고 깎아내는 작업을 통해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도(道)를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크게 꾸미지 않으며, 집착하지 않으며, 잘 보이려 노력하지 않고, 욕심내지 않는 것이 그의 작업 방법인 것이다.

박철찬_間_가중나무_102×26×28cm_2007

밖에서 안으로, 또는 안에서 밖으로 별다른 꾸밈을 가하지 않은 직선과 직선의 만남에 은근한 아름다움의 격자 창호를 내어 안과 밖의 소통, 즉 과거와 현재의 만남을 이끌어낸다. 단순한 형태에서 일정 시스템을 채용, 동일단위의 반복에 의한 연속체로 공간 전체를 구성하는 그리드(Grid)형식은 보는 이에게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는 듯이 보인다. 다만 안과 밖에 존재하는 빛과 어둠, 시간과 공간의 소통을 위한 통로로써 홀로의 단절이 아니라 함께 나누는 교류의 창호인 것이다.

박철찬_間_가중나무_143×30×28cm_2007

원주의 형태의 나무는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양의 기운이며, 남근 숭배 사상과 연계 되어 보인다. 헤겔이 기록한 바에 의하면 "인류 최초의 표지석은 남근숭배의 상징이었으며 거대한 원주 자체가 경배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후세에 와서야 입구가 생기고 내부공간에 신상을 안치해 놓기 시작 했다. 당초에는 내부공간이 없는 기둥이 세월이 흐르면서 외부와 내부로 구분되어 탑으로 발전하게된 것이다." 박철찬의 원통형 목조는 인도의 정교하게 조각된 거대한 사원이나 중국의 탑과는 다른, 자신의 조각품에 자아(自我)의 공간을 마련하고, 현대인이 잃어버린 자연 숭배사상과 더불어 그가 기대하는 메시아의 재림을 위한 성소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 임승오

Vol.20070614f | 박철찬 목조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