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ffic Trouble Ⅱ

6월' 이진혁展   2007_0614 ▶ 2007_0705

이진혁_Over There_장지에 주묵_94×62cm_2007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Vol.20060905c | 이진혁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7_0616_토요일_05:00pm

전시일정 남경민 2006_1214 ▶ 2007_0114 홍성철 2007_0329 ▶ 2007_0422 조병왕 2007_0428 ▶ 2007_0517 이경 2007_0522 ▶ 2007_0610 이진혁 2007_0614 ▶ 2007_0705 나진숙 2007_0710 ▶ 2007_0802 이소영 2007_0807 ▶ 2007_0826 권기범 2007_0901 ▶ 2007_0922 김건주 2007_1201 ▶ 2007_1223 강형구 2007_1227 ▶ 2008_0217

영은미술관 제4전시장 경기 광주시 쌍령동 8-1번지 B1 Tel. 031_761_0137 www.youngeunmuseum.org

이른바 탈산업화된 정보화 사회로 지칭되는 인류의 현재를 이끈 원동력의 하나로 '속도(velocity)'를 꼽을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런저런 대중매체들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광고들의 주요한 유혹 중 하나는 "빠름"이다. 또한 긴 역사의 흐름 안에서 교통, 통신수단을 누가 선점하는가는 바로 세계 권력의 헤게모니를 누가 잡는가의 문제와 다르지 않았다. 한편 속도에 대한 인류의 강박적 집착은 삶의 내면적 윤택함을 그 이상향으로 내세우지만 결과적으로는 이를 거스른다. 문명의 발달이 곧 삶의 내면적 풍요가 아님은 그간의 뼈아픈 역사를 더욱 빠르고 복잡하게 반복하고 있는 오늘이 이미 잘 말해주고 있다. 그런 점에서 속도의 진화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우리 삶의 패러다임을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 그리고 자동차는 속도에 치중하는 현대사회 일면에 대한 상징적 메타포의 하나다. 나아가 이제 우리의 기억을 채우고 있는 향수(homesickness)란 더 이상 풀냄새 가득한 초록의 전원이 아니라, 오히려 도심의 거리거리에서 들이키던 매캐한 매연과 소음이다.

이진혁_Traffic Trouble_장지에 주묵_75×142cm_2007
이진혁_Traffic Trouble_장지에 주묵_130×162cm_2007

5번째 영은아티스트 릴레이 전시 "Traffic Trouble Ⅱ"의 작가 이진혁은 지금까지 자동차를 주요 소재로 삼아왔다. 최근 주묵(朱墨)을 주요 재료로써 채택하고 있는 작가는 전통적인 재료(장지, 먹 등)를 쓰면서도, 기법적인 측면에서는 그것에 크게 얽매이지 않으면서 차를 그린다. 다종다양한 차들은 한 화면 안에 애초의 목적성을 잃고 어지러울 만큼 강박적으로 집적되거나 초원에 바위처럼 무심히 박혀 있다. 그렇지만 그의 화면 속 자동차들에는 더 이상 '속도'가 존재하지 않는다. 즉 속도가 분리된 채, 강박적으로 집적된 자동차들의 덩어리거나 아니면 바람 부는 초원에 점점이 던져지거나 아예 여백으로만 남겨진 자동차들이다. 여기서 우리는 작가의 속도에 대한 주요한 입장을 엿볼 수 있다. 또한 각각의 차들은 어떤 개개의 표정을 갖고 있다기보다 측면의 평면화된 이미지들로 나타난다. 그렇다면 작가는 왜 이런 방식으로 그토록 자동차에 몰두하는가? 라는 질문은 그의 작품에 다가가기 위한 하나의 출발점이 된다.

이진혁_Traffic Trouble_장지에 주묵_145×416cm_2007
이진혁_Over There_장지에 주묵_145×626cm_2007

우선적으로 이진혁의 자동차는 사회적 자아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심리적 반영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자동차로 소환된) 작가 혹은 우리 자신에 대한 어떤 객관적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주관적이며 직접적인 것이다. 무엇보다 작품에서 보이는 화자의 이중적 감정은 그런 작가의 심리적 위상을 잘 드러내준다. 여기서 이중적 감정이란 바로 향수와 혐오, 동경과 갈증이 교차하는 애증의 단면들이다. 즉 그는 차로 대변되는 이 시대 도시적 삶의 방식을 멀미로 시달릴 만큼 미워하면서도 사랑한다. 그런 점에서 각각의 자동차들은 번잡한 도시 속 익명의 삶을 꾸려 가는 동시대 작가와 우리의 자화상이다. 다시 말하면 아무리 미워도 결별을 고하지 못한 채 치명적인 불이익을 감수하고라도 연인의 곁에 남기를 고집하는 순애보적 자화상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는 '속도'의 진화가 가져다주는 문명의 광휘가 삶의 연못에 단비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주체할 수 없는 빠름으로 인하여 오히려 익명화, 소외화라는 또 다른 갈증의 연속을 불러오는 현대사회의 딜레마적 명암에 대한 확장된 연민이기도 하다. ■ 영은미술관

Vol.20070617a | 이진혁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