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T HAVE ITEM

이승희展 / LEESEUNGHEE / 李承禧 / painting   2007_0613 ▶ 2007_0619

이승희_Must have Item_혼합재료_115×155cm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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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07_0613_수요일_06:00pm

학고재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0-5번지 Tel. +82.(0)2.739.4937 www.hakgojae.com

Simulation / Dissimulation ● 이승희의 "꼭 가지고 있어야 할 품목(Must-Have-Item)"이라는 제목의 작업들에서는 사물의 복제와 사진의 재생산, 즉 'Rephotography' 방법이 주를 이룬다. 작가는 우리의 일상생활 속 깊숙이 들어와 영향력을 행사하는 매스미디어에 의한 광고 이미지를 이용하고 있는데, 특히 강력한 효과를 줄 수 있도록 완벽함을 가장하며 그 이유 때문에 심리적 거리감을 발생시키면서도 끝없는 반복을 통해 익숙하게 만드는 광고 이미지 자체의 특징을 그대로 이용한다.

이승희_Must have Item_혼합재료_115×155cm_2007

장 보드리야르에 의하면, 현대 소비사회에서의 소비대상은 이미지의 의미도, 이미지의 사용도 아니며 그 제품도 아니다. 그것은 한 기호를 다른 기호들과 구별하는 식의 기호의 차이이다. 그것은 우리가 물신화하는 것, 즉 대상의 그럴 듯하게 꾸며지고 차별화되고 약호화되고 체계화된 측면이다. 이승희가 여성들의 젊음과 아름다움을 향한 욕망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한 Must-Have-Item들은 현대 사회 안에서 물신화되고 기호화된 광고의 조장된 이미지들이다.

이승희_Must have Item_혼합재료_115×155cm_2006

전시의 유일한 오브제로서 벽에 설치한 거울과 화장대 역시 허상으로 이루어진 이미지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자신을 스스로 바라보게 만드는 장치이다. 이 작품은 버려진 콘솔을 이용한 일종의 오브제로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을 담고 있으나, 검은 색과 거울과 꽃 등은 어쩔 수 없이 젊음과 아름다움의 허무함(Vanitas)이라는, 숨겨진 그러나 너무나도 명백한 의미를 드러낸다.

이승희_Must have Item_혼합재료_115×155cm_2007

이승희의 rephotography 방법은 광고사진 이미지들이 생산되고 모방되며 소비되는 과정의 사회적 의미를 읽을 수 있게 한다. 광고 이미지는 이미 고도로 조작되고 종종 합성적으로 구성된 것 들이다. 작가는 그러한 이미지들을 재현하고 재생산한다. 그것은 원작이 지닌 이미지의 표절과 복제, 그로 인한 저작권의 문제를 도발시키기 위한 방식으로 사용된 rephotography가 아니라, 광고 이미지를 오려내 모아 그것들을 재구성하고 다시 사진을 찍는 rephotography 방식이다. 즉 사진을 복사하거나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복제된 이미지의 재구성인 것이다. 따라서 이승희의 방법은 세리 레빈(Sherrie Levine)의 rephotography 전략보다는, 광고 사진을 부분적으로 다시 찍어 모아 놓는 리처드 프린스(Richard Prince)의 방법에 더 가깝다. 즉 거기에는 작가로서의 개입이 있게 되고, 그것은 차용된 자료로서의 이미지와 혼합된다. 충분히 카메라를 통제하고 자신의 의지대로 이미지들을 조작함으로써 작가성을 재소유하게 되는 것이 이승희의 rephotography의 독특한 점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시뮬레이션(Simulation)에 의한 통제'이다.

이승희_Must have Item_혼합재료_115×155cm_2007

이승희의 rephotography 행위는 그것이 이루어짐과 동시에 원본의 죽음을 발생시킨다. rephotography의 행위를 통해 이미지가 본래의 문맥을 잃고 재구성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사실 이 이미지들이 들어 있었던 광고의 원본이 무엇이었는지 전혀 알 수 없게 된다. 그것은 일상 소비적 이미지의 표면 아래 숨어 있는 공허함을 나타낸다. ● 또한 카메라를 통해 다시 찍는 행위는 관람자의 시선을 공유한다.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사회적인 맥락에서 재현된 주체의 gaze임을 부인할 수 없다. 이렇게 중첩된 시각은 광고라는 미디어로 표현된 대중의 욕망, 즉 타자의 욕망인 재현 이미지(Simulation)를 다시 카메라라는 재현의 메커니즘으로 재현하며 드러내는(Dissimulation)의 중층의 개념을 부여한다.

이승희_Must have Item_혼합재료_각 70×40cm_2007

이렇게 원본을 모방함(Simulation)과 동시에 시뮬레이션에 의해 은폐된 모순을 다시 폭로(Dissimulation)하는 두 가지 기능은 rephotography를 통해 역설된다. 이승희의 작품들은 이미지 발생과 소통 및 소비의 과정들에서 드러나는 허구와 욕망을 고발한다. 그는 자신을 포함하여 이미지 생산과 소비의 과정을 그대로 모방하고 반복하여 욕망의 모방과 은폐, 그것의 폭로를 드러내는 것이다. ■ 전혜숙

Vol.20070618a | 이승희展 / LEESEUNGHEE / 李承禧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