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다

감민경 회화展   2007_0619 ▶ 2007_0708 / 월요일 휴관

감민경_낮은...._캔버스에 유채_162×112cm×2_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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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619_화요일_06:00pm

대안공간 풀 2007 기획 초대展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대안공간 풀 서울 종로구 구기동 56-13번지 Tel. 02_396_4805 www.altpool.org

감민경의 그림 속에서 우리는 길을 잃는다. 그림은 평면에 불과한 것인데 '그림 속에서'라고 말하는 이유는, 그의 작품이 어떤 고정된 관찰자의 시점을 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작업은 분명히 알아볼 수 있는 형상이 있다는 점에서 풍경화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평범한 풍경화라면 어떤 시점에서 관찰자가 그 풍경을 보고 있는 것인지 그 지점을 쉽게 간파할 수 있을 것이다. 감민경이 작업이 일순 보는 이에게 어떤 불안감을 가져다준다면 그런 지점이 없기 때문이다. 풍경은 우리 앞에 안전하게 펼쳐진 것이 아니라 우리를 둘러싸고 우리에게 엄습하고 우리를 어디론가 흘러가게 만든다. 숲에서 길을 잃은 나그네처럼 우리의 발걸음은 고정된 단단한 땅을 찾지 못하고 숲을 헤매이게 된다. 하지만 조금만 더 오래 그의 그림 앞에 있어보자. 그 흐름에 몸을 맡기고 편안하게 호흡을 해보자. 그러면 그림을 하나의 대상으로 보는 시선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미묘하고도 아름다운 세계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고, 불안감은 사라질 것이다.

감민경_a day흐림_캔버스에 유채_112×162cm×4_2004
감민경_a day흐림_캔버스에 유채_112×162cm×4_2004_부분
감민경_벽_캔버스에 유채_112×162cm×3_2004
감민경_벽_캔버스에 유채_112×162cm×3_2004_부분
감민경_흐림_캔버스에 유채_112×162cm×3_2006
감민경_흐림_캔버스에 유채_162×112cm×3_2006_부분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덧칠해나간 물감층이 깊이있는 색채를 만들어내듯이 화면은 돌연 어떤 깊이를 가진 것으로 다가올 것이고, 그 깊이는 표면에 머무는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는 즐거움을 안겨줄 것이다. 그의 그림은 풍경이 해체되려는 지점에 서 있다. 밀려오는 파도나 어두운 하늘, 숲의 가장자리는 마치 녹아내리거나 부서지는 듯한, 혹은 시야를 흐리는 듯한 불확실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작가는 결코 화면에서 형상이 사라지도록 만들지는 않는다. 어디까지나 화면은 하나의 풍경이며, 그것도 구체적인 장소이기도 한 것이다. 다만 그의 작업들은 눈의 기능이 대상을 소유하고 대상의 윤곽을 그려내는 것이라고 믿는 평범한 시각에서 우리를 벗어나게 만들고 있는 것 뿐이다. 눈은 세계를 '보지만', 때로는 깊이를 발견하고, 촉감을 느끼고, 시선이 두뇌가 아니라 심장이나 호흡기관과 연결되는 그런 모호하고 공감각적인 세계를 만들어낸다. ■ 조선령

Vol.20070619a | 감민경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