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cy Collection

신지섭 개인展   2007_0914 ▶︎ 2007_0922

신지섭_버섯_Sculpey_11×11×3cm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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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914_금요일_06:00pm

기획_대안공간 미끌

관람시간 / 12:00pm~07:00pm

대안공간 미끌 서울 마포구 합정동 360-17번지 우남빌딩 2층 Tel. 02_325_6504 www.miccle.com

예쁘면서 웃기게, 재미있게 ● 작업실 책상에 앉으면 가장 먼저 점토 상자부터 연다. 그리고는 어린 아이들이 찰흙을 빨리 만져 보고 싶은 마음에 정해진 바 없이 찰흙을 손에 쥐듯 나도 점토를 들고 감촉에 따라 손을 움직인다. 그러다 보면 내 손안에는 어떤 형태들이 있다. 그것들을 도마 위에 조심스럽게 내려 모아 보기 좋게 색을 칠하여 조미료를 가한다. 그렇게 나온 작업을 액자나 나무판, 상자와 같은 그릇에 역시 보기 좋게 담아내는 것까지가 내 작업의 레시피 중 하나이다. ● 또 하나의 방법으로는 문득 떠오른 단어나 짧은 문장에 대해서 말장난하는 것이다. 나는 이런 행위를 즐겨 하는데 그 예로 '꽃등심' 같은 경우가 있다. 고기가 꽃의 모양으로 있는 작업인데 이런 작업은 무언가를 의미하고 잇거나 깊은 내면의 감동을 끄집어내려고 하려는 것은 아니다. 전반적으로 내가 하는 미술이란 그렇다. ■ 신지섭

신지섭_캔 속의 애벌레_도자_12×10×14cm_2007
신지섭_노란 개불_도자에 아크릴채색_3×18×3cm_2007
신지섭_개불_도자에 아크릴채색_12×11×12cm_2007

공상fancy이 꿈이나 망상의 행위와 구별되는 지점은 공상의 순간, 그것이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정확히 목도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경험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현실에서 채워질 수 없는 소망이나 욕구들을 공상을 통해 채우고 그려내며 일상 생활의 불안이나 긴장으로부터 잠시나마 해방되는 느낌을 갖게 된다. 신지섭은 스컬피sculpy를 이용하여 다양한 작업을 하는데, 스컬피는 반투명의 부드러운 질감을 가진 점토의 한 종류로 정밀하고 섬세한 작업을 하기에 매우 적합한 재료로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미술재료 중 하나이다. 찰흙이나 밀가루, 지점토 등 소근육이 발달하기 시작하는 유아기 시절부터 우리가 즐겨 가지고 놀던 이 유연성을 지닌 놀이감들이 스컬피라는 전문적인 재료로 바뀌기는 했지만, 성인이 다 된 지금도 조물락 조물락 반죽 놀이는 시간가는 줄 모를 만큼 즐거운 경험이다. 점토를 들고 감촉에 따라 몸을 맡기고 손을 움직이며 어느 순간 추상, 혹은 반추상 형태로 만들어지는 이미지들 위에 색색의 물감을 칠하는 그의 작업 방식은 자신만의 독특한 공상fancy의 한 표현 방식이기도 하다.

신지섭_다른 사람들_Sculpey_28.5×24×3cm_2007
신지섭_드로잉 수집_Sculpey_31×22×4cm_2007
신지섭_드로잉 수집_식물성재료_28.5×24×3cm_2007
신지섭_드로잉 수집_ Sculpey, 도마_30×20×4cm_2006

작가 본인이 현대미술을 공부하고, 실행에 옮겨야 하는 미술학도임에도 불구하고 난해한 현대미술 앞에서는 쉽게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는 아이러닉한 상황 속에서 그가 택한 작업 방식은 예쁘면서 웃기게, 재미있게 이다. 미술이라는 매체를 어렵고 복잡한 한 것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문득 떠올려지는 단어나 짧은 문장들을 자기만의 감성과 심상을 통해 단순하고 직설적이며 재치 있고 장식적인 이미지들로 만들어내는 즐거움에 몰입하게 된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그가 만들어낸 오브제들을 바라보며 숨겨진 깊은 의미나 메시지를 찾기보다는, 다양한 색감과 형태를 지닌 시각적 결과물 그 자체가 발하는 다양한 느낌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것으로 그의 공상의 세계를 보다 가깝게 느껴볼 수 있을 것 같다. 끊임없는 자기변신과 보다 새롭고 보다 실험적인 형태를 욕망하는 현대미술계 속에서 작업실 한 켠에 앉아 어린 아이처럼 점토를 조물락 거리는 작가의 행위가 얼마나 큰 의미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순수한 창조의 기쁨과 성취감을 만끽하며 작품을 만들어내는 작가의 즐거운 공상 과정과 마주하는 일은 그 어떤 장엄한 형식미나 뜻 모를 개념 미술에 못지 않은 기쁨과 유쾌함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다. ■ 유희원

Vol.20070920c | 신지섭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