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SSAGE IN THE BOTTLES

이이립 개인展   2007_0918 ▶︎ 2007_1009

이이립_갤러리 라이트박스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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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918_화요일_06:00pm

갤러리 라이트박스 서울 마포구 상수동 93-29번지 B1 Tel. 02_6408-8011 www.light-box.kr

Message in the bottles ● 이 전시는 '처음'이라는 분위기 속에서 시작한다. 홍대 앞에 위치한 갤러리 라이트박스의 개관전이자, 작가 이이립의 첫 번째 개인전이기 때문이다. ● 전시장에 방문하지 않고 매체를 통해 작품을 접한다면, 설명의 글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정면에서 촬영한 작품 이미지를 보면 동그란 색점들로 이루어진 평면처럼 보인다. 실은 아크릴 판에 꽂혀있는 작은 유리병 안에 색감을 낼 수 있는 갖가지 재료를 채워놓은 것이다. 실제 작품을 마주했을 때 느껴지는 단단한 입체감과 유리와 아크릴 재질 위에 반사되는 빛을 동시에 카메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때문에 유리병을 이용한 작업은 꼭 한번쯤은 실물을 육안으로 관람해보도록 권하고 싶다.

이이립_재배열-'books'(얼굴)_혼합재료_90×125cm_2007

이이립의 유리병들을 눈앞에 마주하면, 일단은 수천 개의 작은 유리병들을 채워 넣었을 수작업의 공력을 상상하게 된다. (그 집요한 제작과정의 노고에 대해서 이야기를 꺼내자, 작가는 겸연쩍은 듯이 웃음을 보였다.) 관람자는 멀리서 바라보고 가까이에서 살펴보는 행위를 통해 시각적인 유희를 즐길 수 있다. 투명함과 반짝임을 지닌 유리병 속을 들여다보며 병 속에 담긴 내용물에 초점을 맞추어본다. 병 속의 메시지를 읽어내고자 하는 호기심으로, 논리정연한 모습을 띄고 있는 작품의 내면에 숨겨진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이립_재배열-'we are all made of stars'_혼합재료_69×69cm_2007

'모호함'과 '명쾌함' 사이에 있는 것들을 분명히 하고자 노트에 인덱스를 만들고 한 줄 한 줄 리스트를 작성한다. 그러는 와중에 모호한 것들은 최대한 분석해서 명쾌한 리스트에 올리려고 애써본다. 나는 오늘 '모호' 리스트에서 '명쾌' 리스트로 한 줄을 옮겨 적었다. 그리고 혼자 고개를 끄덕이면서 조금 웃음이 났다. 사실 그것의 인덱스가 서로 뒤바뀌어도 상관없을 어떤 회색노트는 때로는 하얗게, 때로는 검게 보인다. 오늘은 그 노트 위로 안식 같은 검은 강이 흐른다. - 작업 노트 중에서

이이립_재배열-'한강' 연작_캔버스에 유채, 혼합재료_각 53×53cm_2006
이이립_재배열-'구름' 연작_캔버스에 유채, 혼합재료_각 85×85cm_2006

이이립의 작품에서 핵심이 되는 개념에 대하여, 작가 스스로는 '재배열'이라는 단어로 지칭하고 있다. 세상의 물질들이 일종의 법칙에 따라서 흩어졌다가 다시 뭉치는 등 수없이 모습을 바꾸어 가듯이, 이이립의 작업 내에서도 유사한 리듬이 발견된다. (특히 시간의 흐름에 의해서 유리병 속의 물감이 천천히 가라앉으면서 형상이 사라지는 모습과 물리적인 개입을 통해서 그 형상이 다시 복귀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창조와 소멸, 재창조라는 과학적이면서도 시적인 감상에 젖는다.) 작품이라는 작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법칙이란 작가의 고유한 논리이며 자신만의 질서일터이고, 그것을 곧 작가의 개성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 첫 개인전을 갖는 작가에 대하여 성급하게 읽어내려고 하기보다는 이이립만의 질서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을만큼 시간을 들여서 그의 작품을 보았으면 한다. 초대형 전광판과 현수막들이 범람하는 시대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병 속에 담긴 메시지의 내밀함이 소중하게 느껴질 것이다. ■ 갤러리 라이트박스

Vol.20070924a | 이이립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