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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주 개인展   2007_1019 ▶︎ 2007_1107 / 월요일 휴관

정정주_응시의 도시_혼합재료_가변설치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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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1019_금요일_06:00pm

대안공간 풀 기획 초대展

관람시간 / 11:00am~07:00pm

대안공간 풀 서울 종로구 구기동 56-13번지 Tel. 02_396_4805 www.altpool.org

정정주는 그동안 모형 건물과 그 내부를 들여다보는 카메라를 교차시킴으로써 일상적인 경험 속에서는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심리적이고 존재론적인 공간체험을 유도하는 작업을 해왔다. 모형으로 만들어진 실제 건물은 물리적으로 현존하며 관객이 장악할 수 있는 규모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접근 가능한 존재로 제시되지만, 실제 건물이 모형화됨으로써 오히려 그 내부에 접근할 수 없다는 아이러니를 낳는다. 접근불가능한 내부는 카메라를 통해서 가상적으로만 체험된다. 하나를 파악하면 하나가 시야를 벗어나는 이런 역설적인 지각체험을 통해 관객은 언제나 전체를 함께 갖지 못하는 우리의 존재조건을 경험하게 된다. 즉 보통의 건물은 우리가 그 안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전체를 파악할 수 없으며,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 내부로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전체를 파악할 수 있는 모형 건물은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내부로 접근할 수 없는 것이다. 언제나 존재와 시각 사이에는 공백, 틈이 있다.

정정주_응시의 도시_혼합재료_가변설치_2007
정정주_응시의 도시_혼합재료_가변설치_2007

이번 풀 전시에서 작가는 예전 작업과 기본적으로 동일한 구조를 가지면서도 한 단계 다른 차원의 경험을 유도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그것은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의 체험이 갖는 역설적인 엇갈림 구조에 관한 것이며 또한 거기서 유발되는 불안의 감정에 관한 것이다. 외부로부터 차단된 사적 공간의 견고함은 한편으로 그 내부를 비추는 커다란 영상에 의해 엿보기에 대한 불안으로 바뀌며, 다른 한편 사방이 트여있고 환한 공적 공간의 개방성은 노출에 의한 불안을 자아낸다. '공간'은 객관적 카테고리가 아니라 항상 주체와 연결될 때만 성립된다. 그런 점에서 불안의 감정은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의 역전 혹은 뒤얽힘 구조에 있어서 매개고리가 된다.

정정주_응시의 도시_혼합재료_가변설치_2007
정정주_빌라(수색동)_혼합재료_410×170×50cm_2007

정정주의 예전 작업이 크기나 접근성 혹은 물리적 현존성과 가상성과 같은, 개념적이고 보편적인 카테고리로 공간-지각체험을 유도해왔다면, 이번 작업은 좀더 구체적이고 심리적인 차원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대안공간 풀의 두 갤러리를 각각 다른(그러나 상호 연결된) 효과를 위해 사용하는데, 지하 갤러리에는 사람 키 크기의 아파트 모형과 그 내부를 비추는 큰 영상을 배치하고 프로젝트 룸에는 아크릴로 만든 투명하고 작은 모형과 그 내부를 보여주는 작은 모니터를 설치한다. 아파트 모형은 그 크기로 인해 우리가 쉽게 파악하거나 소유할 수 없는 완강한 구조를 가지게 되며,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는 폐쇄된 구조는 사적 공간의 프라이빗한 성격을 드러낸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는 커다란 영상을 통해 우리는 사적 공간의 폐쇄성이 한편으로는 도시생활이 자아내는 엿보기의 불안에 의해 역설적으로 강조된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 다른 한편 투명한 아크릴로 표현된 공적 공간은 오히려 노출에 대한 불안을 불러일으키며, 여기서 노출되는 것은 '개인적인 무엇'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사적 영역으로 변환된다. 이런 역설적인 전이구조는 어떤 면에서 '안과 밖이 바뀐 구조'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물리적 현존(모형)과 가상적 시각(카메라의 영상)이 서로 의존하며 서로를 구축하고 있듯이, '안이 보이지 않음'과 '안이 보임'이라는 상반된 두 성격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서로 얽혀 우리의 지각경험을 동전의 양면처럼 규정한다. 안이 보일 때 우리는 그곳에 접근하지 못하며, 접근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안을 볼 수 없다. 사적 공간이 접근할 수 없으나 볼 수 있는 것이라면, 공적 공간은 접근 가능하지만 볼 수 없는 곳이다. 그 보이지 않는 혹은 접근할 수 없는 지점에 불안이 있고 우리 자신의 위치가 있다. 이것은 도시생활을 통해 극단적으로 드러나지만 실은 우리를 둘러싼 세계 전체의 구조인지도 모른다. 정정주의 작업은 보이는 세계와 존재하는 세계간의 균열을 공간과 영상의 지각체험이라는 매체로 설득력 있게 드러내주며, 주체와 대상으로 구축된 세계의 안전한 이분법적 구조가 불현듯 뒤집힐 때 우리가 느끼는 낯설음과 존재론적 자각을 묘사한다. ■ 조선령

Vol.20071025a | 정정주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