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REversion

기획_갤러리 인   2008_0109 ▶ 2008_0123 / 월요일 휴관

구성연_팝콘_디지털 프린트_124×155cm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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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8_0109_수요일_05:00pm

갤러리 인_GALLERY IHN 서울 종로구 팔판동 141번지 Tel. +82.2.732.4677~8 www.galleryihn.com

반전 REversion ● 오늘날 우리는 다양한 매체(TV, 영화, 만화, 소설 등)를 통해 수많은 이야기들과 접하게 된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목적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다양한 형식들로 무장한다. 특히, 사건의 흐름이 전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급전환시키는 '반전(反轉)'은 스릴러와 공포물에 주요 기법으로 등장하며 극의 몰입을 높이는 동시에 보는 이로 하여금 긴장감과 전율을 느끼게 한다. 이 밖에도 광고, 웹,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반전은 동시대의 서로 다른 성격의 시각 이미지들을 관통하며 문화적 흐름을 읽기 위해 필수로 인식되어야 할 장치로 진화해왔다. ● 시각적 반전은 '본다.'라는 인식의 과정 중에서 어느 한 지점의 오류로 인해 다르게 인식되는 상황을 가리킨다. 착시로 불리는 이러한 현상은 대상이 눈을 통하여 뇌에 전달되면서 착각을 일으키는 것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시지각 과정을 살펴보면 빛이 우리의 눈까지 도달하는 동안에 나타나는 객관적 특성인 물리적 측면과 눈에서 망막까지의 과정인 생리적 측면, 그리고 망막에서 대뇌까지의 여러 가지 경험이 포괄된 심리적 측면으로 구분된다. 시각적 반전은 보는 행위의 수용 과정인 망막 맺히는 생리적인 측면의 오류와 이후 대상을 인식하고 이성적 사유를 끌어내는 인지의 과정의 오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생겨난다. ● 과거 회화에서 반전은 인간의 불완전한 시각을 생리적 측면으로 자극하는 옵티컬 아트와 같이 실재와 비실재 혹은 객관화된 실체와 허상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들 작품들은 크기, 형태, 색채나 움직임과 같은 일반적인 시각을 자극시키는 작품들로 시각적 유희와 착각, 혹은 기술적 측면에 중점을 두게 된다. ● 동시대 작가들의 시각이미지들에서도 적지 않은 반전들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들의 경험을 통해 습득된 시지각적 인식을 해체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는 면에서 과거 착시의 개념과 대별된다. 무엇보다 이들은 반전을 단순히 시각적 착시에 국한하지 않고 결과물로 표현하는 과정이나 작업의 의도를 극대화 시키는 수단으로 작용하는 부분이 크다. ● 본 전시는 동시대 젊은 작가들의 시각적 반전이 어떻게 펼쳐지는 지를 크게 '이미지의 반전, 매체로서의 반전, 인식의 반전'으로 나뉘어 진행하고자한다. 기준은 시지각을 인지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일어나는 지점으로 범위를 좁혔다.

변경수_The Flying Boy_혼합재료_가변설치_2006

REversion by Image ● 이미지의 반전은 서로 상반된 두 이미지를 한 화면에 담아내는 것으로 이전 옵티컬 아트와 비슷한 맥락으로 비추어지지만 내용적 측면에서 작가가 이야기하고자하는 것을 강화 하는 촉매재로서 역할한다. ● 사군자화의 현대적인 이미지로 비춰지는 구성연의 「팝콘」은 매화의 자리에 팝콘을 위치시킨다. 인고의 상징인 매화를 인스턴트 음식인 팝콘으로 대체, 고급예술과 대중문화 사이의 경계를 교묘히 파고든다. 변경수는 치열하게 살아가는 현실의 상황들을 자신의 캐릭터에 빗대어 표현한다. 강렬한 원색과 인위적인 광택의 「The Afro Thinker」는 현실사회의 허망함과 공허함을 내재한다. 서로 다른 두 개념을 이미지화 시켜 현실을 비틀어 내는 이들 작업은 역설적인 의미로서의 '반전'으로 이해된다.

최지영_Two Chairs_캔버스에 유채_160×132cm_2006
이병호_Childhood_실리콘, 공기압축장치_36×18×19cm_2007

REversion by media ● 매체로서의 반전은 기존의 우리가 알고 있던 이미지의 전달 방법에 대해 '반전'의 속성을 띈 경우다. 최지영의 회화는 캔버스에 물감을 올려가며 그린 것이 아니라 사실 두터운 바탕 위에 형체를 지워가며 만들어진 이미지이다. 작가는 소파나 거울, 욕조를 지우는 것으로 소비사회의 욕망이 채워질 수 없음을 지적한다. 이병호의 「Childhood」에선 어린아이의 초상조각이 불과 수 분 후에 뼈만 앙상하게 남은 노인의 형태로 변화 한다. 공기의 흐름을 이용해 사건의 극단을 오가는 그의 작업은 기존의 정체의 본질과 허위의 존재를 대비시켜 현실의 억압과 관습에 대해 은유한다.

박소영_협심증-Heart Attack_캔버스에 유채_72.7×60.6cm_2007

REversion by recognition ● 인식의 반전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관념에 대한 반전이다. 홍주희의 「몽유낭만 산수」화려한 색채 뒤에 숨은 고독이나 영원한 안식처를 향한 소망, 염원, 현실의 슬픔을 아름다운 자연을 통해 승화시킨다. 검은 단색으로 처리한 화면중앙의 주인공은 화려한 뒷배경에 가려 우리가 인식하는 주와 변의 개념을 뒤집는다. 박소영은 자신 주변에서 일어나는 순간에 대한 느낌이나 생각, 경험들을 캔버스에 녹여낸다. 비수 꽂힌 심장이나 심장을 줄로 감아놓은 듯한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느끼해 해주는 작품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지극히 현실적 경험부터의 출발한다. 말 한마디로 누군가에게 큰 상처를 주었던 지극히 개인적이고 감성적인 경험을 풀어내는 것이다.

홍주희_겨울환상_한지에 먹과 채색_203×142cm_2007

이렇게 동시대 작가들의 반전은 우리의 인식을 뒤흔들고 우리의 불완전한 시지각을 환기시킨다. 이들이 보여주는 '반전'은 예술로서 인식하는 모든 형식적 측면에 대해 우리의 생각을 뒤바꾸는 시도로 우리들이 경험을 통해 인지된 보편적 지각의 허점을 이용하여 관객들을 당황시킨다. 이번전시는 '반전'을 동시대 문화적 흐름의 한 방향으로 분류하고 그것이 시각이미지에 있어 어떠한 성향으로 전개되고 있는지를 짚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 황인성

Vol.20080106a | 반전 REversion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