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원 조각의 45년, 積+意

박석원展 / PARKSUKWON / 朴石元 / sculpture   2008_0110 ▶ 2008_0127

박석원_積 8715_화강석, 브론즈주조_45×45×210cm_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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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8_0110_목요일_06:00pm

가나아트센터 GANAART CENTER 서울 종로구 평창동 97번지 Tel. +82.2.720.1020 www.ganaart.com

조각을 통해 자연을 이해하고 구조화하려 했던 작가 박석원의 45년 조각 연륜사 ● 우리나라 추상조각의 대표작가 박석원, 그가 조각계에 데뷔한 이래로 4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1960년에 홍익대학교 조소과에 입학한 박석원은 1968년「초토」라는 파격적 추상조각으로 "국전國展"에서 국회의장상을 수상하였고, 국전사상 조각분야 최연소 추천작가로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다. 1960년대 그의 출현은 당시 조각계의 이슈였는데, 기존의 통념적인 구상조각에서 탈피한 그의 개성적인 추상조각은 누구보다 강렬한 인상과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라고 많은 미술계 인사들은 회고한다. 아울러 시기 전반을 통해 드러나는 조각 속에 포용된 다양한 소재나 기법에 대한 작가의 유연한 사고, 조각을 통해 자연의 본성을 개방하고 이해하려는 작가의 의도는 동시대 후배와 제자들의 작품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초토는 작가가 전후(戰後)세대의 작가로서, 유년시절 그가 겪었던 전쟁의 상처와 폐허에서 비롯된 생의 허무를 작가 스스로 철의 자연적 본성으로 이해했던 용해, 명증성, 강성과 같은 성질들을 이용해 폐허의 감정과 결부시켰던 앵포르멜 추상조각 작품이다. 절개된 써클의 구조에다 써클 안쪽 허공간과 초토의 흔적을 치열하면서도 화려하게 부각시켰다.

박석원_積 8707_화강석, 현무암_300×200×820cm_1987

이번 홍익대 정년퇴임 회고전은 그의 45년 행보의 진면목을 여실히 보여줄 것이며, 그의 영향과 위치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우리나라 현대추상조각의 흐름과 현주소를 되짚어 보고, 작업의 근본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며, 회화나 사진에 가려져 제대로 조망받지 못했던 조각계에 활력이 되길 바란다. ● 박석원은 될 수 있으면 돌덩어리나 나무토막이 단순한 돌덩어리나 나무토막만으로 보이지 않도록 소재의 원형에 끊임없이 그의 몸짓을 반복시켜 타고난 체취가 돌과 나무와 같은 소재에 배어들게 하여 정신과 물질이 일체감을 이루도록 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그의 모든 작품들은 그의 말대로 만든다는 행위와 만들어진 공간의 의미말고도 물질과 물질의 상관관계나 그 사이를 흐르는 복합된 마음의 소리, 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들의 허상을 표상화시킨다. ■ 윤명노

박석원_焦土_철_130×130×50cm_1967

자르고 쌓음의 반복과 증식 논리 : 인간과 자연의 교우 ● 작가는 '돌을 돌로서', '철을 철로서'각각의 소재들이 갖는 물성 혹은 속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채, 각각의 소재들을 절단하고 이 절단한 단위체들을 다시 쌓는 반복과정을 되풀이함으로써 자연이 자신의 몸을 관리하고 경영하는 공정, 즉 자연의 섭리를 이야기한다. 즉 작가는 반복을 가장 원초적인 삶의 리듬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그의 반복개념은 「積」이나 「積意」시리즈라는 일관된 주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 아울러 작가는 나무 표면을 일정한 凹凸의 형태로 절단해 반복하기도 하고 다양한 재료의 미묘한 표면구조를 이용하여 증식논리를 펼치기도 한다. 1980년대에 들어와 시도한 돌덩어리를 일정하게 쌓아올려 만든 상황적 구조 또한 모두 반복과 증식이다. 반복은 지속적인 자기 세계의 확대를 보여주는 작가적 뚝심으로 번식현상을 낳으면서 포개지고, 또는 음과 양의 대위법적인 리듬을 타고 한없이 그 반복을 계속해 나간다. 이와 같은 무한 연속의 생성은 물질과 작가의 개입에 의한 또 다른 관계성을 만들면서도 어느덧 인간의 행위성과 의도성을 절제시킨 채 자연적 생성에의 순응이라는 자연과 인간의 원초적이고 본질적인 관계, 즉 자연의 섭리를 드러낸다.

박석원_핸들9005_화강석_250×250×70cm_1971-1990

부드럽고 매끄러운 表面과, 꽉 차고 다져진 공간성, 다른 면으로는 극히 自由로운 절단형식에서 일어나는 구조적 변용과 물질의 폭을 이중적 형식으로 확산하여 보다 밀도 높고 충만한 自然空間을 얻고, 매체와 매스의 관련성과 과정이 복합된 상황에서 이야기의 본질을 구하자는 것이다. (박석원)끊임없는 소재 탐구로 끊임없이 조각을 묻는 작가 ● 박석원은 가급적 작가의 흔적을 개입시키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자연의 여러 재료들을 가지고 관계를 설정하는 방법이나 방식들을 모색하는데 관심과 집념을 보여왔다. 그는 다양한 사이즈의 스텐레스링을 결합한다든지, 화강석과 브론즈, 천과 나무, 흙과 나무, 나무와 시멘트, 그리고 플라스틱과 같은 재질들의 집합은 물론이거니와, 오목과 볼록, 홀과 흘러내림의 표정, 매스와 이음새의 관계, 바닥과 질량의 관계와 같은 헤아리기 어려운 많은 소재들을 탐색하고 그들 간의 관계 설정을 다루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작가는 소재사이의 대립구조보다는 소재의 개방성, 유연성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화강석이란 소재에서 오는 일반적인 인식은 육중한 물질감인데, 작가의 작업에서 보이는 철이나 목조에서 다루어지듯 유연하게 잘리어진 기하학적 면을 가지고 있어서, 돌이 갖고 있는 덩어리로서의 육중한 돌이라는 느낌보다 앞서 서정적인 감성을 준다. 이러한 소재의 유연성은 그의 조형적 관심이 소재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구조로서의 조각, 자연의 몸짓 즉 자연 스스로 엮어내는 움직임에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 우리나라 조각가들 중에서 박석원만큼 끊임없이 조각을 묻는 작가도 드물다. 그는 그 물음을 항시 새로운 시야에서 재검증하려고 하며 조각의 가능성을 모색하둣이 조각을 모색하고 그 모색을 직품 속에 새겨 놓는다. ■ 이일

박석원_적의0428_마천석_11×69×25cm_2004

그의 전(全) 시기를 망라해볼 때, 박석원의 조각예술은 자신의 시대를 전혀 자신의 방법으로 대처하려던 흔적들의 기록이다. 그의 전기시대는 앵포르멜의 도입기에 수학해서 이를 극복하고자 한 숱한 노력의 결실을 보여주었다. 그는 1960년대 중반에야 조각적 입지를 시작해서 1970~80년대의 모색기와 정착기를 거쳐 비로소 자신의 독자적인 세계에 당도할 수 있었다. 1990년대에서 2천년대에 이르는 그의 후기시대는 무엇보다 서구적 미니멀리즘의 시대정신을 그 심부에서 호흡하면서 이를 극복하는 데 많은 버거움을 느껴야 했다. 이와 대결하는 중에 자신의 해법을 모색하는 데 있어, 한국의 문화맥락으로서의 축조술과 이음술에서 많은 시사를 받아들여 이를 기하학적인 절단과 통합을 시도함으로써 한국적인 체질을 재발견하는 데 이르렀다. ■ 김복영

박석원_적의1995_화강석_100×800×600cm_1994

분절과 결합의 시대 : 積에서 積意로의 여정 ● 작가의 45년 작품세계는 모색시대(1965~73)를 거쳐 분절의 시대(1974~89)와 결합의 시대(1990~현재)에 이르는 시대 구분에 따라 주제와 방법적 절차의 변화를 갖는다. 「초토, 焦土」에서 「적, 積」을 거쳐「적의, 積意」로 이어지는 주제의 변화를 가졌고, '분절'(segmentation)과 '결합'(conjugation)이라는 방법적인 변화를 가졌다. 1960년대 추상표현적 오브제 작업과 1970년대 미니멀 양식의 탐구를 통한 모색의 시대를 거친 후 이것들을 종합해서 나온 것이 1970~80년대의 「적, 積」적시리즈이며, 그 핵심적 방법이 분절구조를 사용한 것이었다. 積이란 글자 그대로 쌓고 포갠다는 뜻으로 작가는 다양한 매체들을 절단하고 그 절단된 각 부분을 다시 적분하거나 부분적으로 절단하여 해체한 후 이 해체한 부분들을 다시 쌓아 올렸다. 이러한 구조 자체의 모색을 통해 작가는 재료 본연의 물성 연구, 불필요한 잔재들을 제거한 후 도달할 수 있는 사물의 환원적 국면에 몰두하였다. ● 1990년대 이후부터 현재에 이르는 「積意」시리즈는 나누고 쌓고 조합하는 재구성 과정에 인간의 心意를 더한다. 자연의 몸짓과 작용을 자연상태에 두면서 구조화를 시도한 것이 분절의 방법이었다면, 1990년대 초반이후 지금까지는, 구조물로서의 엄격성보다는 인간,문화,역사와 관련된 요인들을 불러들여 구조를 개방하고 연성화하려는 시도가 크게 부상하였다. 작가가 직접 그의 조각에 대해서 한국 탑신을 발상으로 하여 현대조형으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그의 작업의도를 밝힌 바 있는데, 그는 한국의 석탑에서 돌의 역사, 전통, 더 나아가 한국적 향기까지 발견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처럼 후반기에 인간심의를 작품에 이입함으로써 전기시대에서 보여지는 구조의 해체와 함께해 구조의'인간화'를 지향하는데 이를 전기시대의 분절과 구별해서 '결합'의 시대라 언급한다. ■ 가나아트센터 (*『박석원 조각사』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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