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보기

곽남신展 / KWAKNAMSIN / printing.painting   2008_0111 ▶ 2008_0323

곽남신_연꽃 부는 사람_종이에 락커스프레이, 색연필_76×56cm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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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8_0110_목요일_05:00pm

성곡미술관_SUNGKOK ART MUSEUM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1-101번지 Tel. +82.2.737.7650 www.sungkokmuseum.com

성곡미술관은 2008년 첫 전시로 오랜 세월 판화와 드로잉, 회화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들었던 곽남신 작가의 개인전『바라보기』를 연다. 꾸준히 그림자에 대한 탐구를 깊게 해온 작가는 실재와 그림자의 대비를 통해 인간 욕망의 '덧없음'과 함께 실재가 되어 가는 허구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자 한다. 다양한 재료와 표현 방식을 추구해 왔던 작가는 그림자 작업과 함께 흑백의 이미지 속에 모든 인간사를 녹이려고 하는 것 같다. 이번 전시의 제목인 '바라보기'에 대해 '환영에 이끌리는 작가의 시선이 가지는 힘'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곽남신_섹시걸_종이에 락커스프레이, 볼트, 너트_76×56cm_2007
곽남신_바보_종이에 잉크, 도장_2007

곽남신은 그림자를 이용해 작업을 한다. 실재와 그림자의 관계를 묻는 흥미로운 작업이다. 그리고 일견 간단해 보이는 작업 속에서 곽남신은 회화의 본질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곽남신_소녀_캔버스에 락커스프레이, 색연필_171×120cm_2007
곽남신_시리도록 푸른_종이에 락커스프레이, 색연필_76×56cm_2007

그림자는 그 어떤 존재의 흔적이다. 다시 말해 그림자에는 실재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림자는 오로지 실재한 것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상상한 것이나 환상적인 것, 또는 정신적인 것들에는 그림자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림자 속에는 가장 확실한 실재의 보증이 들어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림자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 속에도 언제나 허망함과 실존이란 이중의 반대 감정들이 공존하는 것이다. 곽남신의 그림자 시리즈에서도 이러한 상반되는 감정들을 뚜렷이 느낄 수 있다. 삶과 죽음의 대비, 존재했던 것과 사라져버린 것들의 대비, 과거와 현재, 유한한 삶과 무한한 정적, 쾌락과 허무가 짙게 풍겨 나온다.

곽남신_자화상_알미늄판에 락커스프레이, 볼트, 나무, 아크릴채색_240×133cm_2003
곽남신_축구_캔버스에 락커스프레이, 색연필_120×172cm_2007

곽남신의 그림자는 '회화의 그림자'와도 같다. 과거의 회화는 실존했던 것의 현재를 포착하여 그것을 고착시키려 하였다. 따라서 회화는 사실감을 주기 위한 눈속임적 기술을 발명하였고, 그것은 삼차원적인 유기체적 구성을 개발하였다. 이런 회화 속에서 그림자는 허무한 것, 순간적인 것, 이질적인 것이기 때문에 빛과 색, 그리고 원근법적 구성 아래에 교묘히 감춰져 버린다. 곽남신의 그림자는 바로 이러한 회화의 저편을 드러낸다. 그림자는 오로지 이차원적인 평면성만을 허용하고, 유기체적 구성의 어떠한 환상도 거부한다. 그림자는 오로지 실존과 물질성만을 대변한다. 그래서 자신의 실재 모습보다 더 아름다웠던 나르시스적 회화, 아름다운 배경과 뚜렷한 이목구비를 갖췄던 과거의 회화를 벗어 던진, 곽남신의 그림자 그림 속에서는 물적인 존재감만을 가진 형상이 솟아나온다. 형상 속에는 자신의 힘과 무게, 그리고 리듬이 존재한다. 이러한 형상 속에서 어떠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겠는가? 혹시 탄생의 초기에 탄생 설화와 같은 것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 이야기들은 형상의 뒤엉킴 속에서 용해되어 사라져 버린다. 그것은 이차원의 평면과 색채적 분화를 거부한 단색의 그림자들이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작가가 발견한 환영에 이끌리는 작가의 시선이 가지는 힘 곧 바라보기일 것이다. ■ 성곡미술관

Vol.20080111a | 곽남신展 / KWAKNAMSIN / printing.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