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앞 사진展

2008_0115 ▶ 2008_0127 / 월요일 휴관

홍대 앞 사진展

초대일시_2008_0115_화요일_06:00pm

참여작가 류인수_정현목_박철희_박현진_김소희_이지인   관람시간 / 02:00pm~08: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라이트박스_LIGHTBOX GALLERY 서울 마포구 상수동 93-29번지 B1 Tel. +82.2.6408.8011 www.light-box.kr

『홍대 앞 사진』展은 지난해 홍대 앞에 문을 연 갤러리 라이트박스의 2008년 첫 기획전시이다. 이번 전시는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이, '홍대 앞' 을 주제로 하는 사진들을 전시하고 있으며, 현재 홍익대학교 사진학과에 재학 중인 젊은 사진작가들이 주로 참여하였다.

류인수_홍대앞 풍경_디지털 프린트_8×10inch_2007

오늘날 '홍대 앞' 이라는 장소는 정부에 의하여 관광문화특구로 지정되어 있을 정도로, 대한민국의 하나의 문화를 대표하는 특정한 공간을 나타낸다. 홍익대학교를 중심으로 하는 미술가들의 모임과 인디밴드, 클럽문화, 각종 인터넷 동호회들의 모임장소로 지목되는 공간이며, 그런 예술적 분위기(?)를 배경으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카페들과 옷가게, 위락시설들이 조용하던 주택가의 골목 사이로 퍼져가고 있다.

정현목_낮과 밤 사이, 홍대 앞 거리에서 #02_디지털 프린트_11×14inch_2008

또 하나, 홍대 주변을 걷다보면 사진을 찍고 있는 무수하게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당장 사진을 찍고 있지 않더라고, 사냥꾼의 총과 같은 카메라를 언제라도 찍을 수 있다는 듯이 들고 다니는 사람을 쉽게 마주친다. 그 중에는 주위의 통행인들을 의식하는 듯, 의식하지 않는 듯 묘한 표정을 짓고 있는 예쁘장한 모델과 함께 다니며 주위의 이목을 끌만큼 멋진 카메라를 가지고 쥐고 있는 사람도 있다. 패션잡지에 쓰일 사진을 찍는 것인지, 인터넷 상점에 쓰일 사진을 찍는 것인지, 아니면 보다 전문화된 취미 사진을 찍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그런 모습을 흔히 접하게 된다. 그들은 구도와 심도, 조명과 색감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쓰며 찍는 듯하다. 그들은 닫힌 공간인 스튜디오가 아닌 홍대 앞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박철희_마르지 않는 샘_흑백 인화_8×10inch_2008

반면에 작은 핸드백이나 호주머니 속에 일명 똑딱이로 불리는 보급용 디카를 담아와서 홍대 앞 풍경을 담아가는 숱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레스토랑이나 카페에서 테이블 위에 올려진 요리나 커피잔을 찍고, 홍대 분위기가 진하게 풍기는 골목이나 드라마 촬영지 앞에서 인물 사진을 찍는다. 그런 사진들은 싸이월드 등의 개인 홈페이지에서 너무나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직장인들은 홍대에서 보낸 주말을 사진을 통하여 기억하려 한다. 그들은, 혹은 우리는 홍대 앞에서 무엇을, 왜 사진을 찍어두는 걸까?

박현진_Knock! Knock!_흑백 인화_8×10inch_2008

갤러리 라이트박스의 첫 기획전인 '『홍대 앞 사진』展은 이러한 배경 속에서 던져진 하나의 질문에 대한 여러 작가들의 답변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질문에 단 하나의 정답은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작가들은 편안한 마음으로 자기의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진지하게 심사숙고한 끝에 내린 답만이 가치를 갖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늘날 홍대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는 것을 무엇일까?" 라는 묵직한 질문에 대한 답으로, 이번 전시의 참여 작가들은 "나는 오늘 홍대 앞에서 이런 사진을 찍었다." 라는 주관적인 대답을 들려주고 있다.

김소희_stay1_흑백 인화_11×14inch_2008

이번 전시에는 보편적인 개념으로서의 홍대 앞 분위기를 배반하는, 이게 과연 진짜로 홍대 앞인가 라는 생각이 드는 사진들이 포함된다. 어떤 사진은 외국의 낯선 도시 풍경을 찍은 것처럼 보인다. 또한 분명히 최근에 촬영된 것인데도 80년대의 거리 풍경과 같은 느낌을 주는 사진도 있다. 홍대 앞의 모습은 카메라에 담겨져 애매모호한 추상적인 시공간으로 변모 해버린다. 어쩌면 오늘 날 홍대 앞이라는 시공간 자체가 본질적으로 애매하고 다중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기 때문인 지도 모른다.

이지인_untitle_흑백 인화_11×14inch_2007

작가들 스스로가 카메라를 들고나서기 전에는 어떤 이미지를 잡아낼 지 예상하지 못했던 경우도 있다. 홍대 앞을 걷다가 우연처럼 포착한 이미지들은 필름과 인화지 위에 남겨진다. 홍대 앞의 모습은 빠르게 변한다. 홍익대학교의 교문에 해당하는 건물도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이 탈바꿈하였고, 거리의 상점들도 수시로 생겨났다가 사라지며, 거기에 각종 광고물까지 범람하며 풍경을 뒤바꾼다. 세월이 흐른 후에 이 사진들을 다시 보면 어떤 느낌이 들까. 앗제의 사진을 통해서 사라진 파리 시내의 풍경을 추억하듯이, 언젠가는 홍대 앞에서 사라져간 이미지들을 다시 보게 될 지도 모른다. ■ 갤러리 라이트박스

Vol.20080115e | 홍대 앞 사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