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빛뜰 신진작가 개인전 지원展

2008_0116 ▶ 2008_0213 / 월요일 휴관

김정옥_새가 있는 풍경_한지에 혼합재료_121×81cm_2007

초대일시_2008_0119_토요일_05:00pm

참여작가 김정옥_권창남_나광호_이상미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빛뜰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226-5번지 Tel. +82.31.714.3707 www.bdgallery.co.kr

몸 속의 풍경 ● 내가 몸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아주 오래 전부터이다. 현대인의 고질병인 아토피성 비염에 시달리던 나는 얼굴의 단면을 잘라내는 상상을 하곤 했다. 그래서 정확히 가려운 부분을 찾아내어 시원하게 긁거나, 아니면 그 자리에서 꽃이 피어나는 상상을 하고 나면 왠지 좀 가라앉는 느낌이 드는 것이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렇게 생각의 회로와 물질적인 육체는 매우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이 분명하다. 어느 날 차를 타고 가다 벽에 들러붙어 있는 담쟁이 넝쿨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잎이 떨어져 버린 앙상한 갈색 줄기들이 마치 몸 속의 혈관처럼 서로 뒤틀린 듯 뻗어 있었다. 나는 이후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형태들이 우리 몸 속에 있는 것들과 유사하다는 어찌 보면 당연한 사실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고 그들이 스스로 아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음이 경이로웠다... 몸 속의 풍경 또는 몸에 대한 생각으로부터 사물을 바라보고자 한다. ■ 김정옥

김정옥_식물이 있는 풍경_한지에 혼합재료_83×146cm_2007
김정옥_사물 도감2_한지에 혼합재료_99×79cm_2007

화초의 꿈-꾸는 집 그것이 화초이건 집이건 나에겐 중요치 않다. 화초 안에 집이 있을 수도 있고 집안에 화초가 자라날 수도 있다. 때로는 도시풍경의 하늘 아래 고향의 기와집 같은 보금자리가 한구석 삐죽 고개를 디밀고 들어서 있다. 돌은 다듬는 대로 고운 속살을 보이지만 어떤 때는 툭툭 쳐낸 맨살 그대로 화장기 없는 수수한 얼굴로 나타난 아내 같은 경우도 자꾸 보아 애정이 가기도 한다. 돌을 재료로 삼아 작업해온 지 제법 오래되었다. 아직도 돌 안에 잠든 많은 꿈들을 캐내기 버거울만큼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재료의 변화무쌍함에 대하여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호기심을 느낀다. 전에는 내가 돌을 다듬었지만 전시를 거듭할수록 돌이 나를 다듬어 간다. 나는 돌에서 그리고 돌은 내게서 서로에게 의미 있는 것들을 채우고 나눈다. 꿈을 꾸는 일처럼 돌과의 설명할 수 없는 인연은 앞으로도 더 두고두고 보게 될 새로움을 기약하는 일이다. ■ 권창남

권창남_꿈꾸는 집-휴식_사암_32×27×35cm_2008
권창남_꿈꾸는 집-경계에 서다_오석_57×18×30cm_2008
권창남_꿈꾸는 집-경계_사암_45×17×29cm_2008

묶기, 넓히기 ● 다양한 장르와 분야를 어우르고 이질적인 요소를 한 화면에 도입하고 묶는 과정을 통해 경험과 사유의 폭, 인식의 관계를 넓힌다. 사유체계는 일정한 지분을 내포하며 그리기와 지우기, 긍정과 부정, 불완전한 요소들의 차용을 통한 완성의 시도 안에서 기호와 이미지는 수다스러울만큼 다양하고 자유롭다. 「묶기, 넓히기」에 대한 사유는 부족하기에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의 확증이며 이로 인해 형식의 실존적인 조화와 창조적인 자율성을 획득하게 된다. 작품은 개인의 철학과 정서, 관심 등의 비물질적 동기에 물리적 노력을 결합한 방식으로 존재한다. 작품제작 과정에서는 매우 복잡한 심리, 환경, 시간, 물질 등이 개입되지만 결국 느슨한 조합, 상보적인 자율적 에너지에 의한 물질은 현실로 형성되고 가시화되는데, 가령 드로잉의 직접적이고 즉흥적인 방식과 판화의 간접적이고, 분석적인 방식의 관계이자 장점을 수용하고 부족함을 조율하는 만남이기도 하다. ■ 나광호

나광호_묶기-넓히기_캔버스에 혼합재료_118×80cm_2006
나광호_묶기-넓히기_캔버스에 혼합재료_116.7×80.3_2007
나광호_채움_아크릴판에 실크스크린_58×43cm×2_2007

일상의 그림자 ● 새벽에 잠을 깼다. 목이 말라서였었거나 화장실이 가고 싶어서였겠지만 이유는 잊어버렸다. 잠시 멍하니 침대에 앉아서 눈이 어둠을 적응할 때까지 기다린다. 그리고는 차례로 물건들을 헤아려 본다. 책상 위의 스탠드와 어지러운 책상 위의 물건들, 그리고 시계. 의자 위에는 기이한 형상으로 늑대가 앉아 있다. 잠이 덜 깬 걸까, 이럴 리는 없는데...라고 눈을 비비면서 생각해보니 지난 밤 피곤하다고 자기 전에 아무렇게나 던져서 만들어진 옷 더미와 그림자였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푸르스름한 빛이 만드는 밤의 장난들.

이상미_Silence-Still life_캔버스에 혼합재료_116.8×91cm_2007
이상미_일상의 그림자_캔버스에 혼합재료_90.9×72.7cm_2007
이상미_소소한 일상_혼합재료_48×170cm_가변설치_2007

이상미의 회화들은 그런 그림자와 닮아 있다. 삼차원 세계의 물질들은 캔버스 위에서 현실의 중량을 잃는다. 마시고 귀찮아서 치우지 않은 것 같은 와인 병은 색을 잃어버리고, 방금 전까지 사용한 듯 한 서랍장은 서랍이 열린 상태로 기능을 잃어버린 듯 멈춰 있다. 작가는 일상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사물들을 반복적으로 그려낸다. 아니 캔버스 위에 실로 실루엣을 만들어 낸다고도 할 수 도 있다. 팽창했다가는 멈추고 다시 곡선과 직선으로 나아가는 실은 때로는 그저 실루엣으로 때로는 실만큼의 무게가 되기도 하고, 마티에르로 남기도 한다. 실을 붙여나가는 작업을 통해 작가는 캔버스 위의 평면만이 아니라 일상의 시간 하나하나를 메워나간다. 사물들 사이로 작가가 꿈꾸는 일탈은 그래서 어느 순간 오래된 책장 사이로 내려앉은 먼지처럼 캔버스 위로 쌓여서 하얗게 표백된다. 얇은 책장을 낱낱이 쌓아올린 실 가닥가닥 사이로 책이 한 권 삐죽하게 나와 있다. 희뿌연 밤의 그림자와는 다른 이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늦여름 잤던 낮잠의 영향이다. 간신히 들어 올린 눈꺼풀에 보이는 것은 잔뜩 희미해진 나만큼이나 무료한 일상의 사물들이다. ■ 심다혜

Vol.20080116f | 빛뜰갤러리 신진작가 개인전 지원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