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PERREALISM

전준호展 / JEONJOONHO / mixed media   2008_0118 ▶︎ 2008_0309

전준호_PLAYER 13_브론즈에 유채, 엔진, 가스, 혼합재료_130×130×245cm_2007

초대일시_2008_0117_목요일_06:00pm

입장료_일반 3,000원 / 학생 2,000원 / 단체 및 장애우 50% 할인   관람시간 / 11:00am∼07:00pm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 ARARIO GALLERY CHEONAN 충남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354-1번지 Tel. +82.41.551.5100 www.arariogallery.com

HYPER REALISM ●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은 2008년을 여는 첫 전시로서 전준호 개인전 『HYPER REALISM』을 개최한다. 전준호는 1990년대 초반부터 한국의 정치적, 사회적 현실을 그의 독특한 시선으로 재해석한 영상작품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전준호는 그의 영상작업을 통해 우리사회의 지난 슬픈 현실들을 기록한다. 그는 한국사회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과 사고를 기록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현실에 기반한 스토리를 영상화하여 가능한 다양한 현실의 이면을 들추어내어 현실에 대한 감정의 폭을 넓히려 한다. 이번 전시에서 전준호는 총 9점의 동영상 작품, 3점의 조각품과 1점의 회화작품, 그리고 영상과 조각이 어우러진 작품을 선보인다. 이를 위해서 대규모 설치작업이 2개의 층으로 나누어진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의 대규모 전시장(600평 규모)에서 진행되었다. 전시장은 크게 5개의 방으로 나눠지는데, 특히 정방 10 미터가 넘는 두 개의 큰방의 사방을 각 4-5개의 채널로 둘러싸 전준호 영상작품의 묘미를 보여주게 된다.

전준호_Hyper Realism 1_컴퓨터 애니메이션_00:01:22_2007

우리에게 실재 체험이 동반되지 않은 현실은 추상적이며 피부에 와 닿지 않는 현실이다. 또한 우리의 현실 인식도 우리가 매일 소비하는 매스미디어의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겪고 있는 분단이라는 현실도 분단과 전쟁을 몸소 체험하지 못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아주 먼 옛날의 전설처럼 요원하다. 매스미디어에서도 '분단'이라는 소재가 더 이상 큰 뉴스거리가 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대다수의 우리는 우리가 처한 분단과 이가 야기한 많은 사회적 비극과 문제들에 대해서 남의 이야기처럼 멀게 느끼고 있다. 작가는 이렇게 현실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회, 자본주의의 위력이 지배된 우리사회의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의 타이틀이자 전시 대표작인 「Hyper Realism」에서 작가는 이러한 내용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전준호_Hyper Realism_New York Times_캔버스에 유채_181.3×227.3cm_2007

"Hyper Realism"은 모두 5개의 채널로 이루어진 작품인데, 각 채널 속에는 탈북자들, 우는 여인, 맥아더 장군, 남북한 군인, 북한 지폐의 5개 매개체가 애니메이션 속에 등장하고 있다. 「형제의 상」은 여러 개의 플라스틱 장난감 병정들이 끊임없이 왈츠를 추면서 한정된 공간을 맴도는 영상 작품인데, 작가는 이 작품의 영감을 양영희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디어 평양」에서 얻었다고 한다. 같은 핏줄을 타고난 형제가 남북전쟁 발생 후 헤어져 서로 총대를 겨누며 싸우게 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의 스토리처럼 이 두 병정은 서로 부둥켜 앉으려 하지만 이내 등을 돌리며 맴도는 상황을 표현하고 있다. 또한 "탈북자" 영상 속에서 탈북자로 보이는 여러 명의 사람들은 담을 넘으려고 하고 있지만 결국은 넘지 못하고 넘으려고 하는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 분단 이후 언론에서 이산가족의 애환이 담긴 뉴스거리가 끊임없이 보도되었고 아직도 많은 이산가족들이 그들의 헤어진 가족들을 그리워하고 살고 있지만 다른 이면에서는 수십만이 넘는 탈북자들의 정착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맥아더 장군 영상 속에서 장군의 "I shall return"을 반복하는 외침이 마치 없어질 듯하다가도 다시 나타나는 것은 계속해서 반복되는 자본주의의 정복과 같이 들린다. 이 작품은 우리가 점점 더 분단이 야기한 비극들에 대해서 무덤덤해지고 자본과 상품, 대중매체의 화려한 이미지에 매료되어 가고 있는 현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전준호_Hyper Realism_Statue of Brother_컴퓨터 애니메이션_00:00:53_2007
전준호_Hyper Realism_Statue of Brother_컴퓨터 애니메이션_00:00:53_2007

작가는 이외에도 자본주의의 논리가 지배하는 이 사회의 현실 자체를 그만의 방식으로 꾸준히 선보여왔다. 2004년 「This is it」이라는 작품 속에서 그는 자본주의에 정복된 우리의 인식체계를 꼬집었다. '나이키', '벤츠', '맥도날드'의 로고 이미지를 담은 영상작품 「this is It」시리즈는 CF 형식으로 제작된 3편의 영상작품이다. 한지 위에 먹으로 그려진 나이키 로고, 밥상 위 김 안에 선명하게 뚫어진 알파벳 엠 문자, 수석쟁이가 찾은 돌 안에 새겨진 벤츠 로고가 영상 속에서 코믹하지만 진지한 방식으로 보여진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자본주의 대표 브랜드인 위 세 가지 상품의 로고가 우리의 인식체계에 얼마나 깊이 내재해 있는지를 또 무의식 속에서도 지배당하고 있는지를 역설하고 있는 작품이다.

전준호_Hyper Realism
전준호_Panic Disoderius

전준호는 이렇듯 그의 작품 속에 한국 사회의 현실을 기록하고, 새로운 형태로 재현함으로써 우리가 갖고 있는 냉담한 의식체계를 비판한다. 이로써 관람객은 현실을 살고 있지만 표면적으로 느끼지 못하거나 간과할 수 있는 현실 속의 의미를 그의 작품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현실이 스스로 이미 충분히 의미있거나 중요하다면 그 현실을 제대로 보일 수 있는 작품의 힘이 커짐을, 또한 과장할 필요가 없음을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전준호_The Guardian Angel (I), (II) / 전준호_알프로졸람, 그 절대적 명령권

우리는 현실이 현실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현대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대중매체에서 비추어지는 이 사회 현실의 이미지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무너지고 정보와 이미지의 홍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현실 인식 또한 현실을 넘어서야 비로소 제대로 볼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런 의미에서 전준호가 묘사하고 있는 '초현실'은 우리에게 현실에 대한 진지한 물음과 성찰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

Vol.20080118a | 전준호展 / JEONJOONHO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