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브랜드

김진열展 / KIMJINYUL / 金振烈 / photography   2008_0123 ▶ 2008_0129

김진열_단강_디지털 프린트_180×150cm_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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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8_0123_수요일_04:00pm

관람시간 / 평일_10:00am~07:00pm / 휴일_11:00am~07:00pm

갤러리 룩스_GALLERY LUX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5번지 인덕빌딩 3층 Tel. +82.2.720.8488 www.gallerylux.net

J 형! 한 겨울을 어떻게 보내고 있습니까? 겨울밤이 깊어갑니다.

김진열_렉서스_디지털 프린트_35×53cm_2008

이맘때면 굴뚝마다 허연 연기를 피우며 옹기종기 모여 살던 고향마을의 정경이 그리워집니다. 농부들에게 땔감 마련은 그 해 마지막 농사인 셈이지요. 엄동설한을 무탈하게 넘기려고, 또는 명절에 찾아드는 가족들을 따뜻하게 보살피려고 어르신들은 헛간 벽에 장작더미를 모셔두곤 했었지요. 흡족하게 장작더미를 바라보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는 손주의 모습'을 떠올리던 일은 고단한 일상에 큰 위로가 되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근사한 장작더미는 우리의 농가에서 사라져 버렸지요. 아궁이가 기름보일러로 기름보일러가 나무보일러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전전긍긍하는 농민들의 삶에서 우려했던 신자유주의의 생채기를 실감하게 됩니다.

김진열_리바이스_디지털 프린트_35×53cm_2008
김진열_코카콜라_디지털 프린트_35×53cm_2008

철새도 맞이할 겸, 남한강 자락인 원주의 단강을 찾았습니다. 여기저기 강물에 쓸려온 부유물들의-헌신짝, 음료수 팩과 빈병들의-빛바랜 몸체에서 선명히 부각되는「델몬트」. 「나이키」. 「코카콜라」의 브랜드가 낯설지 않습니다. 이 고요한 영토마저 이미 그들의 시장에 점령된지 오래입니다. 무구한 풍경을 렌즈에 담으며 불현듯 혼란을 경험하게 되었지요. 언제 어디서나 불쑥 실체를 드러내며 우리의 일상과 자연에 대한 침투력을 과시하는 국제자본의 집요한 이미지의 학습-헐벗은 농부들의 뇌리에 작동하는 브랜드 파워에 의해 뿌리째 흔들리는 토착적인 삶이 이 겨울을 더욱 처연하게 합니다. 한적한 시골 풍경을 배경으로 미끌어지는 BMW... 박지성이 출전하는 「맨유」의 실황 중계에 열광하는 농가의 허물어진 담장너머 컴컴한 어둠의 들녘, 적막한 빈 하늘 너머로 한무리의 철새 떼가 길을 재촉합니다.

김진열_소니_디지털 프린트_35×53cm_2008
김진열_윈도우_디지털 프린트_35×53cm_2008

새해도 벌서 중순에 접어드네요. 겨우 내내 건강하시고 새봄에 혹여 원주를 찾는다면 동무해서 강릉으로 한 바퀴 돌며 생선안주에 소주나 기우리는 날을 기약함이 좋을 듯 싶습니다. 가정에 평화가 깃들기를 빕니다. 모처럼 인사동의 사진갤러리에서 전시회를 마련했습니다. 생생하게 시선을 끄는 다국적 기업의 브랜드와 대비되어 피폐화하는 농가의 풍경을 생각하며 2008년 1월 김진열이 안부를 전합니다. ■ 김진열

Vol.20080122b | 김진열展 / KIMJINYUL / 金振烈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