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ental play!

사윤택展 / SAYUNTACK / painting   2008_0422 ▶︎ 2008_0515 / 일,월요일 휴관

사윤택_Momental play!_캔버스에 유채_133×200cm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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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8_0422_화요일_05:00pm

관람시간 / 01:00pm~08:00pm / 일,월요일 휴관

대안공간 반지하_BANJIHA 대전시 서구 갈마동 264-25번지 1층 Tel. +82.16.406.4090 cafe.naver.com/halfway.cafe

뒤통수를 때리는 공간 ● 사윤택의 최근 그림들에서는 짧은 시간 동안 벌어지는 사건의 시간적 연속성이 한 화면에 보여진다. 시간이 변화시키는 것을 가장 역동적으로 표현해주는 소재는 튕겨 다니는 공이며, 공의 움직임은 사람들을 변화시킨다. 그의 그림 속에서 공은 은유이다. 공을 맞는 일은 인간의 삶 속에서 예기치 않게 변화를 유발하는 것, 그러나 동인(動因)이 존재하기에 필연적인 것, 이를테면 작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거나 갑자기 골목길에서 질주하는 오토바이에 치이거나 나쁜 소식에 심장마비로 쓰러지는 것 등을 암시하고 있다. 그의 그림 속에서 움직이는 것들의 동선이 드러나 있는, 시간의 변화를 포함한 공기는 축축하고 물컹거리며 음모적이다. 그가 그려내는 세계는 어딘지 무섭고 불길하다.

사윤택_Momental play!_캔버스에 유채_110×132cm_2007

한 화면에 시간의 짧은 추이를 담아내는 것은 가깝게는 미래주의 화가들에게서, 멀리는 서양 중세의 그림들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 양식적으로 보자면 사윤택의 그림은 그 중간쯤에 있다. 미래가 어떠해야 한다는 20세기 초반 청년들의 순진하고 단순한 열망을 차치하고 보면 삶의 다이나미즘(dynamism)을 표현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졌던 미래주의 화가들이 사진의 연속촬영처럼 운동성을 표현했던 것은 회화의 역사에 있어서는 참으로 재미난 시도였다. 겹쳐진 형상으로 대상의 움직임을 표현하는 것은 미래주의 화가들과 유사하지만, 사윤택의 경우 운동성 그 자체와 그것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오히려 그의 그림 속에서 운동성은 그것이 미치는 영향의 필연성을 드러내 보여주기 위해 존재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그의 그림은 이야기 전개를 위한 수단으로 시간의 연속성을 한 화면에 담았던 서양 중세의 그것과 닮아 있다. 수태고지를 받았으므로 수태를 하고 아기를 낳는 장면의 연속처럼, 사윤택의 그림 속 사물들은 어떤 필연적인 동인에 의해 변화된다. 그러나 그의 그림 속에는 변화가 발생되는 이삼초간의 순간이 묘사되어 있을 뿐, 다음 순간 그 변화가 다시 어떤 변화를 유발할 것인지의 암시가 되어 있지 않다. 공을 맞은 여자는 다음 순간 일어나 누군가와 싸울 수도 있을 것이고, 자리를 뜰 수도 있을 것이다. 공중에 떠 있는 사과는 그대로 땅에 떨어질 수도 있고 아기의 머리를 때릴 수도 있는 것이다.

사윤택_Montal play!_캔버스에 유채_132×162cm_2008

짧은 변화의 시간을 포함하고 있는 그의 공간은 소리가 웅웅 울릴 것 같고 어디론가 함몰될 것 같고,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색감과 필치에도 불구하고 위험스러워 보인다. 그의 그림에서 대상들의 움직임보다 더 주목할만한 부분이 공기의 표현으로 여겨진다. 거기에는 단순히 공기가 아니라 어떤 '차원'을 열어 보이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함축되어 있다. 그것은 고요하고 정돈된 공간이 아니고 그 안에서 스멀스멀 사건들이 발생할 것 같은 공간이다. 일상적 실내의 안온함이나 밝은 날 테니스코트의 평화는 그 공간 속에 아무것도 아닌 그 무엇인가의 개입으로 곧 깨져버릴 것 같다. 언제든지 뒤통수를 맞을 수 있는 공들이 떠다니는 공간, 사윤택의 그림의 주인공은 그려진 대상들이 아니고 대상들 사이의 공간이다. ■ 이윤희

사윤택_Momental play!_캔버스에 유채_120×100cm_2008

회화적 진부함의 새로운 해석 ● 사윤택의 작품은 시간과 공간의 긴장을 유발한다. 과거의 작품들- 「균형, 깨어짐」, 「지속적인, 순간적인」, 「그림자 놀이」-뿐 아니라 그의 최근 작품인 「Momental play」 역시도 그러한 긴장에서 오는 불안감과 모호함이 혼재해 있다. ● 관객을 향해 날아오는 것 같은 테니스 공의 팽팽한 리듬으로 멈춰 있는 풍경 전체가 균형감각을 잃은 듯 휘청거리는 순간을 클로즈업한 인상을 준다. 이렇듯 매우 인위적으로 작품에서 발생한 순간적 운동에너지의 발산은 전체적인 작품의 조화를 무시하고서라도 회화의 진부함을 탈출하려는 드라마틱한 요소로 작용한다. 과거 큐비즘이나 미래주의에서 있었던 시공간의 결합이나 동영상으로 진화해간 비디오아트 혹은 미디어아트의 예를 굳이 들먹이지 않아도 사윤택의 그림이 추구하는 회화 형식에 대한 의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사윤택_Momental play!-Black hole_캔버스에 유채_130×160cm_2008

그것은 그러나 사진이나 동영상의 재현보다는 영화의 스틸 장면처럼 수초 안에 벌어진 사건에 대한 '무의식의 내면을 탐색'하고자 하는 초현실주의적 리얼리즘에 더 가깝다. 왜냐하면 작가는 무의미한 몸짓에 불과할 순간적인 공의 튕겨짐과 그것을 피하는 인물의 동작을 과장함으로 해서 카메라의 렌즈가 하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표정을 그리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숨겨진 심리적 반응에서 혹은 무의식의 공간에서 포착되길 요구하는 표정일 것이다. ● 그럼에도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의 표정은 배경을 이루는 테니스 코트의 소시민적 일상의 지루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극히 진부한 풍경 안에 갇혀 있다. 날아온 공의 속도의 위력으로 비틀거리는 인물의 순간적 위치변화는 그림으로부터 그림을 벗어나겠다는 뒤틀린 절규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그림의 질서나 규약들로부터 해방되지 못하는, 아니 어쩌면 해방되기를 포기한 순간 '회화의 진부함'을 '회화적 본질로' 깨닫는 화가 자신의 즐거운 비명에서 울리는 긴장감의 유희일 것이다. ■ 유현주

Vol.20080428h | 사윤택展 / SAYUNTACK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