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ensive Measure

손종준展 / SONJONGJUN / 孫鐘準 / sculpture.photography   2008_0506 ▶ 2008_0517

손종준_Defensive measure_디지털 프린트_110×73.6cm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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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08_0506_화요일_05:00pm

아트포럼 뉴게이트 ARTFORUM NEWGATE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1-38번지 내자빌딩 1층 Tel. +82.(0)2.737.9011 www.forumnewgate.co.kr

심화되어가는 현대사회 속에서 인성의 획일화와 더불어 개인주의적 풍토가 만연화 되어가는 이 시점에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한 상호공격적인 성향을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다. 반면, 그에 따른 방어책을 만들어가고 심지어 불필요할 만큼의 충격의 방지대책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 오늘날 현 세계를 살아가는 모든이들이 공통적으로 발현해내는 행동양상이 아닌가 생각한다. 나는 이러한 불필요한 방어수단(Defensive Measure)을 표현함으로서 인성이 물성으로 변모해가는 이 시대를 비판하고자 한다. ■ 손종준

손종준_Defensive measure_디지털 프린트_110×73.6cm_2008

작가 손종준이 제작하고 있는 것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도구이기도 하며, 동시에 무기이기도 하다. 단, 무기로 변모하기까지에는 신체에 착용하고서부터 일정시간의 조작하지 않으면 안된다. 신체에 착용하여 외부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고자 하는 그의 작품은, 만약 타인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경우 아이러니하게도 신체에 착용하고 있지 않을 때보다 오히려 자신에게 미치는 데미지가 몇 배나 크게 작용한다. 작가자신은, 국가와 인간이 스스로를 방어하면 할수록 더욱 더 자신이 위협을 받는 현대사회현상에 대해 강하게 경고하고 있다. 앞으로 증가하게 될 가상의 적을 대비하고 있는 과잉방어적 성격의 그의 작품은, 결국은 자기 자신을 향해서 공격적 자세를 취해가게 된다. 자신에 대한 불신이 타인에 대한 불신을 부르게 되고, 결국 자신도 타인도 현대세계에 휩쓸려 파괴되어 가고 있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한 채 종말을 맞게 된다는 것인가. 손종준의 작품은 그 점을 우리에게 강하게 묻고 있는 것이다. ■ 아오키 노에

손종준_Defensive measure_디지털 프린트_110×73.6cm_2007

테크놀로지시대의 신체와 그로테스크 이미지 ● 인간 신체가 기계장치와 병합할 수 있다는 공상 과학 영화 같은 상상은 우리를 곧장 두려운 이미지로 이끈다. 그런데 사실, 현재 우리 일상에서 몸은 끊임없이 각종 기계장치와 관계를 맺거나 심지어 장치에 잠식된 채 그 문명의 이기(利器)가 가져다주는 생활의 편리함에 길들어있다. 가령 당신 귀에 꽂혀있는 이어폰, 당신 기억을 대신 저장하고 있는 핸드폰과 컴퓨터 메모리 칩, 당신의 공간지각을 조직하고 있는 내비게이션. 이 장치들은 이미 당신과 한 몸이며 이제 당신은 그것들 없이는 살아가기 힘들지 않은가? 물론 우리는 이러한 기기들이 내 몸과 병합된 것이 아니라 언제든 탈착이 가능한 부속품이며, 나를 잠식하는 것이 아니라 내 감각적·인식적 풍요를 확장시키는 '유용한 도구'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손종준_Defensive measure_디지털 프린트_110×73.6cm_2007

손종준의 사진들에서 가장 먼저 눈을 자극하는 것은 날카로운 금속성의 기계장치이다. 은색의 견고한 금속 조각들이 볼트와 너트로 극히 단순하게 접합된 이 정체 모를 장치들은 사진 모델의 몸을 둘러싸는 식으로 부착되어 있는데, 부드러운 단백질 피부와 오밀조밀한 형태로 이뤄진 인간 유기체에 대비되면서 더욱 시선을 잡아끈다. 그런데 이러한 대비효과 때문에 우리는 손종준의 사진을 보며 새삼 인간과 기계의 병합 혹은 각종 장치에 포위된 현재 우리 삶의 조건에 대해 재고하게 된다. 여기에 이 작가 작업의 미덕이 있어 보인다. ●「defensive measure」라는 사진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손종준은 자신이 만든 이 생경한 기계장치들을 '방어 도구'로 상징화했다. 그런데 사진 속 그 장치들은 구조적으로 보면 머리에 씌워져 두개골과 안면을 보호하거나 어깨와 팔에 부착되어 보호대 구실을 하는 한편, 세부적으로 보면 금속 표면에서 화살촉처럼 생긴 것들이 예리하게 솟아나 있어 공격용 무기 구실을 한다. 이를테면 사진 속의 이 낯선 기계장치들은 단순히 '방어의 수단'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방어 수단이자 공격 수단'인 것인데, 그렇다면 무엇에 대한 방어이자 공격 수단인 것일까? 작가의 사진 속에서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보기로 하자.

손종준_Defensive measure_디지털 프린트_110×73.6cm_2008

「defensive measure」시리즈 중 한 사진의 모델은 매우 건장한 체격에 검고 단단한 피부를 가진 남자이다. 모델의 이와 같은 신체적 특징은 우리로 하여금 무의식중에 저 먼 아프리카 원주민과 그들의 야생적 삶을 떠올리게 한다. 문명화되지 못했다거나 미개하다는 가치 평가적 의미가 아니라 보다 자연에 가깝고 태생적으로 주어진 몸 그 자체라는 현상학적 의미에서 그렇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이 자연 상태로도 완벽한 모델의 몸은 앞서 우리가 묘사한 손종준의 기계장치를 마치 '보철도구'처럼 착용하고 있다. 검은 육신의 여러 부분에 장착되어 있는 이 장치들의 용도는 사진 자체만으로는 알 수 없다. 오히려 사진의 심미적인 효과를 위한 소도구처럼 보이는 이 은색 기계장치들의 용도, 작가가 이 장치를 통해 우리에게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는 시리즈의 다른 사진들과 함께 읽을 때 파악할 수 있다. ● 손종준은 「defensive measure」를 한 장의 완결된 사진작품으로만이 아니라 퍼포먼스를 수행한 후 그 자료사진의 형식으로도 제시했는데, 이 퍼포먼스에서 모델은 도시인의 의복을 제대로 갖춰 입은 위에 문제의 그 기계장치를 장착하고 도쿄 시내를 배회한다. 사람들과 뒤섞여 걷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모델의 둘레로는 일종의 결계(結界)처럼 방어 지대가 생기고, 모델이든 타인이든 양자 모두 서로에게 소원한 상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은색 기계장치 때문이다. 물론 그것이 시각적으로 생경하고 그로테스크해 보이기 때문에 대도시 행인들은 그 남자 모델 가까이 접근하기를 꺼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들의 관계가 좁혀질 수 없었던 이유는 장치의 적나라하게 공격적인 형상이 사람들에게 어떤 충돌의 가능성, 또는 신체적 위험의 가능성을 촉각적으로 상상하게 했기 때문이다. 밀집한 채 끊임없이 이동해야 하는 대도시의 속성상 사람들의 몸과 몸은 자의든 타의든 접촉과 충돌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데, 손종준의 사진 속 퍼포머는 그 눈에 띄게 공격적이고 방어적인 장치를 착용함으로써 타인을 밀쳐내고 상상적 투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 이 지점에서 우리가 앞서 제기한 질문들, 궁금증들이 풀릴 것으로 보인다.

손종준_Defensive measure_디지털 프린트_110×73.6cm_2008

첫째, 우리는 각종 테크놀로지 기계장치를 자율적으로 선택해서, 내 본원적 신체 지각과 세계 경험을 위축시키기 않은 채 다만 '유용한 도구'로 사용할 뿐인가? 손종준의 사진을 보건대, 우리는 그렇게 자율적으로 기계장치와 관계 맺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 작가의 사진에서 은색 기계장치라는 극단으로 표현됐지만, 사실 그 장치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디지털 테크놀로지 매체 또는 도구들을 상징한다. 그것들은 우리가 선택적으로 탈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거의 '제2의 피부' 또는 '제2의 감각기관'처럼 우리 몸에 달라붙어 있으며 이러 저러한 방식으로 우리가 세계와 맺는 인식적·감각적 관계를 재편한다. 그 재편의 의미가 둘째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즉 손종준의 사진 속에서 기계장치들은 무엇에 대한 '방어 수단이자 공격 수단'이라는 것인가 질문했을 때, 그 답은 곧 그 장치들이 우리 바깥의 타인과 우리를 둘러싼 세계의 잠재적 공격에 대한 방어 수단이자 그 장치들을 통해 우리가 타인과 세계에 행사할 수 있는 공격 수단이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첨단 테크놀로지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병합돼 있는 각종 장치들(여기서 장치는 단순히 기계장치만을 이르는 것이 아니라 각종 사회 기구, 제도, 물리적 형식을 포괄한다.)은 우리를 타인과 융화시키고 우리가 세계와 맺는 관계를 더욱 내밀하고 폭 넓게 한 것이 아니라 극히 자기 폐쇄적이고 사물화된 관계로 재편했다는 것이다.

손종준_Defensive measure_디지털 프린트_110×73.6cm_2008

손종준이 기계장치를 쓴 그로테스크한 인간 신체이미지를 통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 우리가 읽어내기를 기대한 메시지는 바로 이와 같을 것이다. 그리고 「defensive measure」가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지점 또한, 조형적 테크닉보다는 이 텍스트성, 즉 첨단 장치들에 익숙해진 우리가 과도하게 방어적이고 과도하게 공격적으로 타인을, 세계를 소외시키고, 그렇게 해서 스스로가 소외돼 있음을 말하는 데 있을 것이다. ■ 강수미

Now, develops present socity, each person charator changes the same as an other people. also, individualistic society is putting down roots in our present each person shows aggressive charactor to an other person for their profits. So, the person makes the defensive measure from an other person attack. Also,some person makes more than necessary defensive measures. That is the problem that existing inside of each person`s character. Now, the society changes from a human instinct to a property of matter things so, I try to express unnecessary defensive measure to criticize now our present. ■ SONJONGJUN

What the artist Son, Jong Jun produces is a tool to defense himself, and it can also performas a weapon. However, in order for the artist to transform it into a real weapon, it takes him a certain amount of time to wear and assemble it. Son's artwork, which a man wears to defense himself against outer attacks, once he is attacked by others, can give damages to the wearer several times more seriously than the case when he does not wear it. The artist strongly warns of a contemporary social phenomenon that the more nation or human being defenses itself or himself, the more the nation or the person is threatened. Son's work is defined as excessively defensive, against a virtual enemy who would multiply in the future. His work eventually takes more aggressive attitude toward himself. Is it that the distrust in oneself calls for the distrust in others, causing him facing the end without recognizing the fact that all, himself and others as well, are being swept away now and destroyed? Son, Jong Jun's artwork throws a strong question about such phenomenon to us. ■ AOKI, NOE

Vol.20080506a | 손종준展 / SONJONGJUN / 孫鐘準 / sculpture.photography

Art Peace 2023